[프라임경제] 지난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 국정감사는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바로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직장 내 따돌림 논란'과 관련해 참고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평소 국회와는 거리가 멀었던 아이돌의 등장에 많은 이들이 귀를 기울였지만, 그 의미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니의 국감 출석이 국정감사의 본질을 흐린 사례라고 지적한다. 환노위의 국감은 국민의 근로 여건 개선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는 자리다.
그런데도 지난 6월 발생한 아리셀 화재 참사로 2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건의 책임자인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반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일어난 '인사를 받지 않은 문제'를 두고 아이돌이 직접 출석해야 했던 이날의 국정감사가 과연 적절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23명이 목숨을 잃은 참사보다 인사를 받지 않은 일이 더 중요한가?"라는 비판이 국회 안팎에서 제기되는 이유다.
이날 하니는 소속사 계열사 매니저가 뉴진스 멤버들을 '무시해'라고 지시한 일을 두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매니저 역시 근로자인 만큼 그의 입장도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두고 한 누리꾼은 "진정 근로자의 인권을 위한 국정감사라면 가수가 무시하라고 발언했다는 매니저의 입장도 생각해서 사실 관계가 맞는지 확인했어야 한다"며 "법에서도 진짜 근로자로 인정받는 매니저를 죄인으로 몰아가는 게 진정 근로자의 인권을 위한 감사인가"라고 비판했다.
환노위가 다뤄야 할 핵심 문제는 직장 내 감정 노동, 불법 파견, 최저임금 미지급 등 근로자의 생존과 직결된 현안들이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과 실효성에 대한 감시가 시급한 과제다. 그럼에도 인사를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를 두고 다투는 문제가 국감의 주요 안건이 된 것은 국회의 진정한 역할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 아닐수 없다.
하니의 출석에 쏠린 이목은 아리셀 화재 참사와 같은 중요한 문제를 가리고 있다. 23명의 노동자가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국정감사라는 중요한 자리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충분히 다뤄지지 않는다면, 누구를 위한 국감인지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논란에만 치중한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 환노위는 지금이라도 본질로 돌아가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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