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사진주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67,616 413
2024.10.11 13:58
67,616 413

"우리 작가님 소설책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이) 알려져서 너무나 감사하제라. 엄마가 백 번 투쟁헌 것보다도 우리 작가님이 소설책을 써서 알린 게 훨씬 더..."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인 고 문재학군. 문군의 어머니 김길자(84)씨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놀란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수상 다음날인 11일 오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여태껏 '우리 국내에서라도 5·18을 제대로 알렸으믄 쓰겄다' 그런 생각만 가졌지, 이렇게 (5·18을 주제로 소설을 쓴 작가가) 큰 상을 받고 (그로 인해 5·18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그런 것은 저는 생각도 못해봤어요"라고 전했다.


김씨는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책을 읽을 전세계 독자들에게 "그 소설책을 잘 읽어서 한국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거를 잘 알았으믄 좋겄네요. 그리고 한국에 여행 와서 우리 재학이랑 (다른 소년들이) 있었던, 사망했던 그 자리도 와서 좀 보시면 쓰겄어요"라고 말했다.



2014년 출간된 <소년이 온다>는 5·18을 다룬 소설로, 한강은 문군을 그린 주인공 동호에 대해 "도청에 남기로 결심해서 죽게된 동호가 우리에게 오는 소설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벨문학상 위원회의 안나-카린 팜 위원은 10일 "한강의 작품을 잘 모르는 독자는 <소년이 온다>부터 읽어야 한다"며 "이 작품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는 언제나 얽혀 있으며, 이런 사건의 트라우마는 여러 세대에 걸쳐 남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소개했다.



김길자씨 "많이 보고 싶지, 우리 나이로 육십하나, 환갑인데"

김씨는 한강의 수상 소식에 "감사하다는 말 뿐, 할 말이 없네요"라며 "세상에, 4·3과 5·18을 세계적으로 알리시고, 이렇게 큰 상을 받으시고 그런 것이 너무나 참말로 감사혀요"라고 전했다.

그는 아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김씨는 "우리 재학이의 죽음도 '헛된 죽음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믄 마음이 즐거웁지만은, 보고 싶은 마음은 날마다 들어요"라며 "하루도 잊어븐 날이 없어요. '니가 고등학생 때 이렇게 세상을 버리고 가는데 인자 키가 얼마나 컸냐. 나이는 몇 살 먹었냐' 그런 생각을 하루도 안 쉬고 해요"라고 되뇌었다.

▲ 시신 속 아들 모습 가리키는 김길자씨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당시 16세, 광주상고 1)씨 어머니 김길자씨가 시신들 사진 속에서 아들의 모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2019.5.13.
ⓒ 권우성

"참말로 우리 재학이 데리러 도청을 두 번이나 갔는디 지가 뭣인가 하겠다고 집에를 안 오고 그때 당시에는 내가 집에 못 데꼬 온 것이 너무나 죄책감이 들고 후회했는디, 지금에 와서는 너무나 우리 재학이가 훌륭하게 했다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재학이가 내 자식이지만은 친구를 위해서 싸우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고 그랬다는 것이 너무나 대견하다고 생각해요.

많이 보고 싶지. 많이 보고 싶고. 우리 나이로 육십하나, 환갑인디. 보고 싶다는 것은 어따 대고 말할 수가 없죠잉. 그러지마는 '니가 이렇게 훌륭한 일을 했으니 엄마는 그걸로 위안 삼고 너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를 엄마가 또 투쟁할란다'고 생각만 해요.

자식이 아니었드라믄 이렇게까지 생각이 안 나지요잉. 내가 친정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그랬지만은 어머니는 그렇게 생각이 안 나대요. 그란디 우리 재학이는 날마다 생각이 나고 꿈에라도 한 번 봤으면 쓰겄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런데 꿈에도 안 보여."

김씨는 <소년이 온다>를 각국의 언어로 읽을 전세계 독자들에게 "우리 재학이, 재학이 뿐만 아니라 5·18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거 아니여. 그랑께 그 소설책을 잘 읽어서 한국에가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거를 와서 좀 보시믄 좋겄네요"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멍투성이에 입힌 교복, 관 다시 여니 "으메, 내 새끼가..." https://omn.kr/1ja2t

▲ 5.18진상규명 시위 도중 피 흘리는 김길자씨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의해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고등학생 시민군' 고 문재학(당시 16세, 광주상고 1)씨 어머니 김길자씨가 공개한 사진들. 고 문재학씨 시신 사진과 함께 진상규명을 위한 시위 도중 경찰에 맞아 피 흘리는 김길자씨의 모습도 보인다. 2019.5.13.
ⓒ 권우성

유지영(alreadyblues@gmail.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48551

목록 스크랩 (9)
댓글 41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야구의 재미는 끝이 없다! 이종범-정민철-박재홍-이대호 티빙 오리지널 <퍼펙트 리그 2024> 티빙 이용권 증정 이벤트 154 11.11 85,04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27,45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431,30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621,81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009,7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53,08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233,53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4 20.05.17 4,815,50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82,89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30,88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4161 이슈 어제자 럽라 콘서트의 관객석 난입 현장.gif 3 08:28 2,383
2554160 유머 @: 1년을 낭비한 걸까? 1 08:27 1,219
2554159 정보 신한플러스/플레이 정답 3 08:25 254
2554158 기사/뉴스 '사혼' 박영규, 54세 나이차 딸 최초 공개…꿀 뚝뚝 6 08:20 3,696
2554157 정보 샘레이미 스파이더맨의 미쳐버린 디테일들 4 08:20 844
2554156 이슈 25년 전 오늘 발매♬ 후쿠야마 마사하루 'HEAVEN/Squall' 1 08:20 116
2554155 유머 트와는 막내들 대하는게 달라 11 08:15 1,810
2554154 이슈 NCT DREAM 재민 인스타그램 업데이트 3 08:14 469
2554153 유머 이거 맞으면 윙크해봐😆 2 08:11 435
2554152 유머 [펌] 내동생 지피티 7 08:10 1,799
2554151 기사/뉴스 “총소리 좀 나면 어때”…인구소멸 위기 지자체 ‘이것’ 유치에 목숨 건다는데 08:08 1,361
2554150 이슈 에코조차 없는 세븐틴 생라이브 영상 27 07:35 1,692
2554149 이슈 직접 동방신기 2명 여론몰이 사주했던 jyj 가족 214 07:20 19,181
2554148 이슈 카리나 인스타: 4살 축하해 에스파들아 9 07:04 2,366
2554147 이슈 21년된 다나 남겨둔 이야기 9 07:03 2,591
2554146 이슈 3년 전 오늘 발매♬ DISH// '沈丁花' 06:53 638
2554145 팁/유용/추천 장르물 덬이 환장할거 같은 방영예정인 디즈니플러스(디플) 드라마들.jpg 29 06:45 4,574
2554144 기사/뉴스 올해 한국·일본 오간 항공기 승객 2천만명 돌파…역대 최다 5 06:43 1,347
2554143 기사/뉴스 일본, 법정 정년보다 ‘고용 연장’ 초점 [정년 연장 성공 조건] 06:39 926
2554142 이슈 드라마 ‘정년이’가 지운 여성의 리얼리즘 41 06:36 5,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