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올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후 그룹 내 사업 재편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어느정도 사업개편이 예견된 일이었지만 하반기부터 사업 매각·수장 교체 등 선택과 집중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그룹 내 미운오리로 꼽히던 비효율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신세계푸드의 스무디킹코리아와 신세계L&B의 주류사업장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음료 브랜드 스무디킹코리아는 내년 10월 한국에서 철수한다. 신세계푸드는 2015년 10월 스무디킹 한국 사업권 지분을 인수해 운영해 왔다.
지난달에는 이마트의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상장폐지도 단행했다. 신세계건설 대주주 이마트는 약 390억원을 들여 신세계건설 잔여 지분 전량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은 부동산파이낸싱 투자실패로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마트 실적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정 회장의 결단은 이커머스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6월 SSG닷컴과 G마켓 대표를 각각 교체하고 두 사업장 모두 인력 감축을 결정했다. SSG닷컴의 경우에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기존 강남 사옥에서 KB영등포 타워로 이전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지난 2018년 이마트에서 분리한 이후 2022년 강남 역삼동 센터필드로 본사를 옮겼다.
하지만 법인 설립 이래 SSG닷컴의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해졌다. SSG닷컴은 올 상반기에만 매출 8086억원, 영업손실 309억원을 냈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31억원가량 개선됐지만 매출은 4.7% 하락했다. 이에 SSG닷컴은 자회사 W컨셉과 함께 내년 2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낮은 곳으로 본진을 옮기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부회장 시절 갖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왔던 만큼 대규모 신규 투자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다만 이제 막 1차적인 사업 효율화 작업을 마쳤고, 회장 취임 초기인 만큼 당장은 투자보다 그룹의 중장기 안정을 위한 경영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정 회장이 인스타그램(SNS) 활동에서도 한발짝 멀어진 점도 그룹의 경영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정 회장은 격의 없는 SNS 활동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용진이형'·'신세계 홍보실장' 등 다양한 별칭을 얻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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