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는 진짜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기도 하더라고요.”
걸그룹 에이프릴의 소속사 전 관계자가 ‘집단 따돌림·괴롭힘’ 사건에 대해 3년 만에 입을 열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스포츠경향을 만난 A씨는 “회사의 편파적인 멤버 관리가 빚어낸 문제”라고 꼬집었다.
Q. 에이프릴과 어떤 관계인가?
A. 나는 그들의 회사 선배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한다. 연습실에서 이들과 거의 매일 마주쳤다. 노래나 안무에 대해 조언도 하고, 힘든 점을 토로할 때 들어주기도 했다.
Q. 인터뷰에 응한 이유는?
A.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누구의 편을 들어줄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다만 소민, 채경, 예나, 진솔, 나은과는 연습실에서 자주, 더 오래 마주쳤다. 현주는 아티스트로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별로 본 적 없다. ‘무슨 일 있냐’고 물으면 ‘아프다’라고만 답했다. 불화의 요소를 제공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가해자로 치부되는 걸 더 지켜볼 수 없어 인터뷰에 응했다.
Q. 불화의 요소를 제공한 것과 집단 따돌림, 괴롭힘을 당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에이프릴 내 왕따와 괴롭힘이 있었다고 보나?
A. 아이돌은 데뷔 전부터 이후까지 연습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현주는 누구보다 연습이 필요한 친구였다. 그러나 연습이 가장 부족했다. 늘 아파서 빠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연습 끝나고 지친 몸으로 숙소에 돌아갔을 때 거기서 쉬고 있는 멤버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미운 감정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그럼에도 현주가 언니라서 애들은 불평도 제대로 못 했다. 그중에 ‘언니 왜 연습 안 해?’ 라고 한 마디라도 말하는 사람은 현주의 미움을 샀다.
A. 이현주는 본인이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
A. 모든 상황에 자기가 피해를 보았다고 하는데, 진실이 너무 두껍게 가려진 것 같다. 정말 연예계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더라. 중립적인 측면에서 볼 때 정말 애들이 잘못한 게 없다. 연예인이다 보니 다들 기 싸움 있을 수 있다. 욕심도 부린다. 현주 역시 욕심이 많았다. ‘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감당을 못했던 거 같다. 어디까지 갈까 했는데, 현주의 말 한마디로 한순간에 아이들의 인생을 망쳐 놓은 것을 보며 화가 났다.
Q. 알려진 것과는 반대의 얘기인데?
A. 솔직히 나는 현주에게 악감정 없다. 나에겐 잘했다. 그러나 누가 내 자리에 있었어도 현주를 왕따 당했다는 상황으로 보진 않았을 것 같다. 어느 날 음악방송 녹화 갔던 애들이 울면서 연습실로 뚜벅뚜벅 되돌아왔다. 현주가 음악방송 녹화에 나타나지 않았다는 거다. 연습실 문을 닫고 얘기를 많이 나눴다. 내가 선배니까 경험을 토대로 해답을 제시해주고 싶었는데 답이 없었다. 누가 봐도 현주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음악방송 펑크를 내나. 알려지지 않은, 알릴 수 없는 사건 사고들도 많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Q.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 같은 논란이 벌어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A. 회사에서 현주에게 특혜를 줘 개인 휴대폰을 먼저 준 것이 불화의 시발점이라고 본다. 같은 그룹 멤버로서 누가 그걸 받아들이겠나. 회사는 현주에 비주얼 멤버라는 위치를 줬고, 현주는 그걸 악용했다. 또 연습생 시절부터 몸이 아프면 회사에서 터치를 못 한다는 걸 악용했다. 자기가 이러나저러나 회사가 터치 못할 거라는 기저가 자연스럽게 깔린 거다. 회사는 문제를 일으킬 것 같은 멤버에겐 뭐라고 말 못 하고, 언제나 착한 애들만 손해를 본다. 그의 언행과 태도에 대해 회사에서 제지하고, 문제를 일으킨 것에 책임을 지게 했다면 여기까지 이르지 않았을 거다.
Q. 업계 선배로서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되었으면 하나.
A. 2021년 현주 남동생 폭로 당시 기자회견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 있었다. 당시 에이프릴 멤버들도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무슨 일인지 회사는 용인하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면 다 같이 모아놓고 얘기라도 했으면 어느 정도 바뀌지 않았을까? 에이프릴 해체 후 다른 멤버들은 그래도 각자 나름대로 활동하는데, 비교적 얼굴이 더 알려진 나은이가 연예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가 꿈을 잃지 않고 자신의 길로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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