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은 자기가 내놓은 증거, 정황만 옳다고 강요했지 상대가 내놓은 자료는 대부분 무시했다. 자기가 부른 증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반면, 질의를 위해 불려나온 인사에게는 엄청나게 무자비했다. 내가 하는 말은 다 옳고 상대가 하는 말은 다 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성은 자기방어, 자기 합리화보다는 상대를 이해하고 오해를 줄여가며 잘못을 찾아냄으로써 합리적인 합의점을 도출하는 데 쓰여야 한다. 그런데 적잖은 의원, 적잖은 참가자들이 자기 방어에만 급급했다. 서로 알고 이해하려고 하기는커녕 한쪽은 조지며 야단쳤고 한쪽은 회피하기 급급했다. 그렇게 해서 무슨 합의점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기본적인 예의와 태도,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 사태를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보이는 의원도 있었다.
현안 질의를 영상으로 지켜본 체육계 관계자는 “인기, 여론, 클릭수, 팔로워수, 지지자에 맞춰 이야기하면 돈을 벌고 유명해지니까 그게 무조건 맞다고 보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엘리트와 생활 체육 통합은 잘못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떼어내야 한다”며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다시 분리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대기업 총수들이 국회의원들로부터 과도하게 인간적인 모멸감까지 느끼면서 국회에 참석해야 한다면 과연 어느 기업 회장이 경기단체를 맡으려고 할까”라며 “가뜩이나 스포츠계를 떠나는 기업이 많아지는데 앞으로 스포츠에 지원하려는 기업이 거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