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세종입니다. 한글 창제로 인해 모두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당신이 이룰 수 있는 업적은 다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당신은 노쇠했습니다. 다행히 후계자는 탄탄하고 그 다음 후계까지 이을 수 있는 왕세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결정을 하나 내려야 합니다.
당신의 후계자는 똑똑하고 명석한 데다가 유능하기까지 하지만, 그의 아들은 아직 어립니다.
그런 당신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바로 당신의 둘째아들입니다.
당신의 죽은 아내가 유독 사랑했던 둘째아들 수양은 당신에게 끔찍한 효자입니다. 그리고 그 역시 능력이 출중한 편이기에 당신을 줄곧 도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야욕이 너무 깊은 데다 신숙주와 같은 당신의 신하들과 가까이 지내며 권력을 넓히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단지 둘째아들인 그의 세력이 커지게 되면 당신의 후계자들이 해를 입을까 당신은 걱정스럽습니다. 그러나 패착은, 그가 다름아닌 당신의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그는 너무나 효성스러운 당신의 아들입니다. 당신과 죽은 당신의 아내에게 누구보다 효심을 다했던 당신의 아들을 당신은 죽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현재 당신의 아들로서는 흠 잡을 곳이 없도록 생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당신의 며느리인 세자빈은 손자를 낳고 죽어 버린 탓에 현제 세자빈의 자리는 공석인 상태입니다. 외척이 없다는 것이지요.
다행스럽게도 당신의 아들에게는 사랑하는 후궁인 홍씨(귀인 홍씨->숙빈 홍씨)가 있습니다. 외척을 만들어 주어야 하니, 홍씨로 세자빈을 책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홍씨 역시 수양대군과 처가 쪽으로 사돈 관계를 가지고 있어 명분을 만들라면 만들겠지만 다소 껄끄러운 감이 있습니다.
이제 곧 죽음을 앞둔 몸, 어린 손자의 평탄한 재위를 위해 당신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1. 내가 죽기 전에 과감하게 둘째아들을 죽인다.
2. 며느리가 죽고 공석인 세자빈의 자리에 서둘러 아들이 사랑하는 여인인 홍씨 혹은 다른 여인을 앉힌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