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5일 올해 한국 프로야구 누적 입장객이 1002만756명을 기록, ‘1000만 관중 시대’가 열렸다. 이전 최고였던 2017년 840만688명을 훌쩍 뛰어 넘은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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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영학자이자 허구연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의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과학대 학장(스포츠경영학과 교수)을 지난 20일 만나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경제적 측면에서 분석해봤다.
전 교수는 “프로야구에 관중 1000만명을 넘어선 것은 ‘2030 여성의 야구장 습격 사건’이라고 고쳐 부를 수 있다”며 “여기엔 MZ세대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야구 스토리를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 퍼트리는 게 새로운 문화 현상이 된 게 바탕이 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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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여성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
“올해 프로야구 관중 중 20대 여성이 23~24%다. 프로야구 관중 넷 중 한 명은 20대 여성이란 얘기다. 14~15%인 20대 남성보다도 많다. 2030 여성으로 넓히면 점유율이 37~38%에 달한다. 5년 전만 해도 중장년 남성인 ‘아재(아저씨)’ 관중이 주류였는데, 세대와 성별이 확 바뀐 것이다. 여전히 미국, 일본 야구는 중장년 남성 관객이 주류인데, 세계적으로도 드문 현상이다.”
- MZ 여성 관중은 왜 늘었나.
“기존 가설은 2030 여성은 스포츠든 영화든 공연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팬 익스피어리언스(경험)를 얻기 위해 온다고 본다. 그래서 좋은 경기 경험을 확장시키면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봤다. 하지만 지금 야구장을 찾는 2030의 상당수는 야구 팬은 아니라 게스트(손님)라고 분류해야 할 것 같다. 야구 규칙도 잘 모르고, 현장에서 경기를 유심히 보지도 않는다. 화제가 되는 장소에 자신이 있다는 걸 소셜미디어에 올리려는 경향이 크다.”
- 야구장이 MZ 화제가 된 계기는.
“KBO가 올해 새로운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티빙과 했는데, 경기 관련 숏폼 영상 등 2차 저작물을 허용하는 조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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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목적이 아니면 소셜미디어에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가면 수많은 야구 영상들이 돌아다니는 이유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KIA 치어리더들이 추는 ‘삐끼삐끼춤’이 유명해진 것도 숏폼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숏폼 허용을 촉매로 해서 야구장에서 선수 사진이 나온 카드를 들고, 먹고 마시고, 춤추는 모습 등을 짧은 영상에 담아 올리는 새로운 MZ 문화도 만들어졌다. 야구를 통해 사실은 자기 스토리를 얘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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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야구는 ‘막장 드라마’?
- 미국 등보다 경기 수준이 낮은데, 관객이 환호하는 이유가 있나.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한국 야구는 드라마로 비유하면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볼 때는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팬이나 게스트가 보기에는 예측을 할 수 없는 막장 드라마 같은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은 대체로 투수가 중심인 ‘투고타저(投高打低)’이지만, 우리는 ‘타고투저’다. 한국은 투수가 약하고 타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경기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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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0만 관중의 경제 효과는?
“2030 여성들은 과거 팬들과 달리 굿즈(상품)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산다. 예컨대 KIA 김도영 선수가 월간 10홈런-10도루, 사이클링 히트(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대로 치는 것)를 해서 8월에 기념 유니폼을 내놨는데, 일주일 만에 사전 예약 신청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각 구단 입장료 수입도 이미 15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중계권 수입이 990억원이다. 뉴미디어 중계권의 경우 과거 네이버 컨소시엄을 제치고 티빙이 들어오면서 경쟁 상황이 됐고, 중계권료도 올랐다. 또 숏폼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2030 여성 등이 새롭게 대거 야구장으로 몰려 오고 있다. 1000만 관중이 계속 유지되면 산업적으로 더 의미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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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배 교수는
전용배 교수는 영남대 행정학과를 나와, 미국 뉴멕시코주립대에서 스포츠경영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단국대 스포츠과학대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22년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2014년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 학술대상, 2015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스포츠경영학회에서 최고논문상을 수상했다. 한국야구학회 이사, KBO 총재 어드바이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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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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