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과 소수자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과거 학생들 앞에서 과학적 상식인 ‘진화론’을 부정하며 “배울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한국국제크리스천스쿨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영상을 보면, 안 후보자는 2021년 12월 인천 소재의 대안학교인 이 학교 학생들 앞에서 간증을 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헌법재판관 재직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문에서까지 성경을 인용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안 후보자는 경기 성남 분당임마누엘교회 장로로 활동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자는 “여러분들이 학교에서 무비판적으로 진화론을 배우는데 배울 필요가 없다”며 “왜냐하면 진화론은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래돼서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대학교 때 본 책에 의하면 진화론의 가능성은 0(%)”라며 “그런데도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 창조론을 믿기 싫기 때문에 그냥 진화론을 주장하고 그러면서 자신들의 생각들을 거기에 붙여서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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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자는 각종 인터뷰와 칼럼은 물론 최근 낸 저서에서까지 동성애자 등 소수자 혐오 발언을 이어왔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7월 공저자로 참여한 책 ‘신학자, 법률가, 의학자 16인이 본 동성애 진단과 대응 전략’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가족 간 하물며 부모-자식 간 성적 행위, 소아성애, 짐승과의 성행위 등이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며 “인류를 짐승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썼다. 지난 6월 출간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는 “차별금지법은 하나님께서 남성과 여성을 창조했다는 성경적 세계관 및 창조 질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동성 가족 등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은 정신적 치료가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 항문암, A형 간염 같은 질병의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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