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와 방문한 부모 45%가 빚내"
4인 가족 일주일 여행비 최대 2000만원 이상
"돈 벌면 된다…추억 쌓을 수 있어 후회 안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어린 자녀와 함께 디즈니랜드를 가기 위해 빚까지 지는 미국 부모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에 돈을 들여서라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온라인 금융 서비스 기업 렌딩트리가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18세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 중 디즈니랜드에 방문한 45%가 이 여행을 위해 빚을 졌다고 보도했다. 부채 규모는 평균 1983달러(약 264만원)였으며, 이들 중 59%는 '후회 없다'고 답했다. 자녀 유무와 관계없이 전체 방문자 중 빚을 져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비율이 24%인 점을 감안하면 자녀가 있는 부모의 비중이 큰 편이다.
디즈니랜드로 휴가를 떠나는데 드는 비용은 저렴하지 않다. 미 개인금융전문업체인 너드월렛이 발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디즈니랜드에서 일주일간 여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항공편을 제외하고 숙박, 디즈니랜드 이용 비용 등 적게는 6463달러(약 859만원)에서 많게는 1만5559달러(약 2068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부터 매해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를 방문해온 앨리사 리치는 아들이 태어난 지 2년째인 2022년 12월 아들, 남편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2주간 방문했다. 당시 숙박, 티켓, 렌터카 등 비용으로 6000달러를 썼다. 당시 신용카드로 미리 결제한 뒤 이를 서서히 갚아나갔다. 그는 "돈을 더 벌면 된다"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에 사는 싱글맘 레베카 미첼도 자녀와 디즈니랜드를 가려고 수년간 신용카드 빚을 졌다고 밝혔다. 그는 2008년 처음 자녀와 함께 디즈니랜드를 갔으며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보통 두 식구가 여행하려면 2500달러가 필요했는데 예약할 때 모두 낼 수가 없어 처음에 최소 보증금 200달러를 내고 돈이 생길 때마다 신용카드 빚을 갚아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여행을 다녀온 이후 6개월 이내에 빚을 갚았다. 그는 "나도, 아이도 어렸다. 아이가 자랄수록 추억이 모든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처럼 후회 없이 디즈니랜드 여행을 만족하는 부모가 있지만 과도한 지출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부모도 있다. 앨라배마주 헬레나에 거주 중인 조니 에스펠러는 2022년 2월 아내, 네 살배기 딸과 함께 디즈니랜드를 방문했다. 당초 예상한 예산 규모는 6000달러였지만, 막상 현장을 방문하니 놀이기구를 빨리 탑승할 수 있는 패스트패스 구매 등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있었다고 한다. 그마저도 선택사항이라기보다는 무조건 써야 하는 비용에 가까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에스펠러는 "이미 디즈니랜드에 있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 않냐"며 "'어쩔 수 없다. 참자. 비용은 나중에 생각하자'고 할 수밖에 없다. 그저 딸이 그곳에서 아무것도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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