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팁/유용/추천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81,466 504
2024.08.24 10:31
81,466 504


eCQeFa



도망칠 것도 없이 이번 생은 망했다 그러니 여기서 망가진 꼬리나 쓰다듬어야지 골목은 저렇게 아프고 아프지않은 것들은 돌아앉았으니

지붕을 베고 힘껏 잠들어야지

당신이 떠난 봄날에 죽은듯이 누워서 사랑한다는 문장이나 핥아야지


-이용한, 묘생-






UNsDNo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나태주, 내가 너를-







BYrIVI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서덕준, 도둑이 든 여름-







WPbPSk


먹지는 못하고 바라만 보다가

바라만 보며 향기만 맡다

충치처럼 꺼멓게 썩어버리는

그런 첫사랑이 내게도 있었지

-서안나, 모과-






rRsoei


당신은 해질 무렵 붉은 석양에 걸려 있는 그리움입니다. 빛과 모양을 그대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름입니다.


-파블로 네루다, 그대는 나의 전부입니다-





eVdGtC



봄볕 푸르거니 겨우내 엎드렸던 볏짚 풀어놓고 언 잠 자던 지붕 밑 손 따숩게 들춰보아라.

거기 꽃 소식 벌써 듣는데 아직 설레는 가슴 남았거든 이 바람을 끝으로 옷섶 한 켠 열어두는 것 잊지 않으마.

내 살아 잃어버린 것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빛나는 너.


-고두현 남으로 띄우는 편지 중-







dTBSVQ


그러고 보니 나는 어느덧 덜그덕거리는 철물점이 돼가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 가게가 크기를 늘려왔던 것은 아니다. 

그저 흘러들어온 것들과 때로 애써 모은 것들, 더러는 쓴웃음으로 떠안아야 했던 것들이 누런 고철들이 되어서 빈곳을 남기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잘못 벽에서 튕겨져 나온 굵은 못처럼 그때 네가 내 심장으로 날아 들어온 것은 어쩌면 우연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너는 너를 쫓는 숙명의 쇠망치까지 불러들였다.


-이선영, 사랑, 그것 중-





kcJkOW



우정이라 하기에는 너무 오래고 사랑이라 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다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해인, 사랑 중-






jRQCMD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중-




nTnSVN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npSYIQ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김영랑, 모란이 피기 전까지는-





댓글 504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 홀리카 홀리카 X 더쿠 I 피부 고민별 나만의 꿀조합! ‘NEW 스킨 솔루션 컬러세럼 3종’ 체험단 이벤트 278 09.18 99,799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 (인증메일 안오면 스팸함확인) 07.13 1,169,218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26.08.30 아이디 판매 유도관련 추가) 24.04.09 14,195,43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4,562,34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20.04.29 37,817,59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331,17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3 21.08.23 8,749,81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657,96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59 20.05.17 8,875,87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5 20.04.30 8,753,81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타회원 글/댓글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818,04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65117 유머 요즘 건전한 패배를 배우지 못한다는 아이들에 대한 처방책.jpg 14:00 70
3165116 기사/뉴스 “그 초등생 마라톤도 뛰었는데”…‘콩주머니 부상’ 2년 뒤 교사 고소, 교육계 ‘발칵’ 14:00 64
3165115 기사/뉴스 [단독] 제주 실종 여성에 "누님 예쁘시던데"…2차 가해 13건 내용 확인해보니 3 13:58 411
3165114 이슈 샤이니 민호 콘서트 MINHO CONCERT <MEAN : of feral> 오픈 13:57 132
3165113 유머 용과 호랑이는 라이벌이지만 급차이가 너무 심하지 않아? 9 13:57 472
3165112 이슈 이것이 오로지 나 자신 한 몸에 기대감을 받고 있다는 압박감 간접체험 1 13:56 236
3165111 이슈 지금 영화관에서 만날수 있는 영화 "올공 2030 나라를 살리다" 12 13:55 420
3165110 이슈 마이크로소프트의 혁신적인(?) 기술 특허 출원 9 13:55 386
3165109 이슈 윤하 <혜성> 착붙이라는 밀키스 속성 남돌 음색.twt 13:55 148
3165108 이슈 귀신들 중에서도 특히 조심해야 하는 귀신이 2가지 있는데, 첫째. 웃는 귀신. 둘째. 춤추는 귀신이... 33 13:53 1,045
3165107 이슈 결혼정보회사에서 매칭해준 남자가 엄마랑 나왔어 8 13:53 1,269
3165106 이슈 [갤럽]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 2026년 9월 13:52 379
3165105 정치 [속보] 李대통령 "대북제재와 핵무기·ICBM 중단 맞바꿔야" 4 13:51 204
3165104 기사/뉴스 뮤지컬 ‘레베카’ 김우형·민우혁→옥주현·신영숙 출격 6 13:51 342
3165103 유머 눈에 안약이 넣어져서 극대노한 아깽이 2 13:50 734
3165102 이슈 요즘 사라지고 있는 근본 탕수육 29 13:49 2,128
3165101 유머 버스기사님이 동네 어르신들한테 얼마나 잘해주신건지 감도 안온다는 반응 ㄷㄷ 17 13:48 1,385
3165100 기사/뉴스 “서울 거리는 도무지 쓰레기통을 못 찾겠어요” 외국인 관광객들 불만 28 13:48 1,098
3165099 기사/뉴스 “월 3백만 원 줘도 싫대요”…중국인 채용 나선 택시업계 [잇슈 키워드] 9 13:48 631
3165098 기사/뉴스 속보] "계속 묵비권 행사"…'부모 집 비운 사이' 친누나 살해한 30대 男 9 13:47 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