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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버스 급출발에 80대 숨져… 스톱 없는 ‘난폭 운전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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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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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된 급가속·급정거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12일 당산동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한 80대 여성 사망 사고가 버스 기사의 과실로 일어났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해당 기사를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피해자 A씨는 12일 오전 10시 46분쯤 문래역 인근 정류장에 멈춘 지선 버스에서 내리고 있었다. 그런데 기사가 피해자가 완전히 하차했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문을 연 채 급출발하자, 피해자는 버스 계단에서 추락해 뒷바퀴에 치여 숨졌다는 것이다.

 

경찰이 확보한 감시 카메라 화면엔 피해자가 버스가 완전히 멈춘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를 시작했지만 버스는 그가 두 발을 땅에 완전히 딛기도 전에 출발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후 피해자는 이미 움직이고 있는 버스 뒷바퀴에 깔렸고, 승객들이 “멈춰요, 멈춰” “사람이 떨어져 깔렸다”고 소리를 지른 뒤에야 버스 기사가 상황을 인지하고 정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픽=김성규

 


피해자는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피해자의 아들은 본지 통화에서 “몇 달 전에도 어머니가 버스 급정거로 사고를 당해 입원했다”며 “그때 ‘버스가 정차하면 일어나시라’고 당부를 드렸는데, 원칙대로 행동하셔서 변을 당했다”고 했다. 그는 “귀중한 인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버스 기사가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키지 않았다니 말이 되느냐”며 “어머니의 죽음이 너무도 허망해 화가 난다”고 했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보면, 버스·택시 등 여객운수업 종사자는 승객 승하차 시 전후방을 살펴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문을 완전히 닫지 아니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출발시키거나 운행하는 행위’ ‘여객이 승하차하기 전에 자동차를 출발시키는 행위’는 모두 금지돼 있다. 특히 ‘승객 추락 방지 의무 위반’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로 분류,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된다.

 

그러나 이날 오전 서울 도심 곳곳의 정류장에서 승하차가 끝나자마자 문도 닫지 않고 출발하는 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급출발·급가속·급제동은 일상이었다. 한 30대 승객은 “문 열리기 전에 다 의자에서 일어나 대기한다”며 “승객도 바쁘고 기사도 바쁘니 그러려니 한다”고 했다. 버스에서 내리던 70대 승객은 “버스가 멈추기를 기다리면 이미 출발해 버리니 위험을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2022년 12월 광주광역시에선 한 어린이 통학 버스 기사가 11세 아동이 땅에 두 발을 모두 딛기도 전에 출발해 전치 11주의 부상을 입혔다. 2020년엔 서울 중구에서 버스 급제동으로 70대 노인이 사망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9~2023년 5년간 접수한 버스 난폭 운전 관련 민원은 428건. 이 중 절반 이상인 219건(51%)이 60대 이상 고령자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끄러짐·넘어짐’이 282건(65.9%), ‘부딪힘’이 61건(14.3%), ‘눌림·끼임’이 58건(13.6%) 이었다.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민원 게시판에는 올해 2월부터 ‘난폭 운전’ 키워드로만 “급출발 덕에 다칠 뻔했다” “난폭 운전으로 관절 나간다” 등 민원 2650건이 올라와 있다.

 

지난해 서울 시내버스 11개 노선 23대와 마을버스 14개 노선 28대를 조사한 결과, 주행거리 100㎞당 62.6회꼴로 급출발·급정지 등 위험 운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선 버스 기사들은 “배차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우리도 억지로 난폭 운전의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 교통 체증·사고 등으로 배차 시간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는데 회사에서 심하면 징계까지 준다고 한다. 승객 승하차 안전 교육을 일선 업체에서 실시하고 있고, 이번 사고 버스 기사도 수시로 교육을 받았지만 형식에 그친다고도 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유능한 기사는 무조건 시간을 맞추는 사람”이라고 했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85245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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