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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독립영화 인정 못 받은 이승만 다큐, 광복절 KBS '독립영화관'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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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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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8·15 광복절 당일 1TV 프로그램 '독립영화관'을 추가 편성해 이승만 전 대통령 미화 논란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방영한다. 해당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에 독립영화 인정을 신청했으나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 등 이유로 불인정됐던 사실이 확인됐다. KBS 안팎에선 영화 방영 결정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KBS는 광복절 79주년인 15일 광복절 기획 '독립영화관'에서 영화 <기적의 시작>(감독 권순도)을 방영한다. '독립영화관'은 매주 금요일 정규 프로그램으로 해당 주간 금요일(16일)에도 편성돼있는데, 전날 같은 프로그램을 추가 편성해 이 영화를 방영한다는 것이다.

KBS 공영성을 실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혀온 '독립영화관'은 작품성이 인정되지만 관객과 만나기 어려운 영화들을 매주 소개해왔다. 이에 2006년 개편으로 폐지될 때 독립영화·문화예술단체들이 반대 성명을 냈고, 2011년 되살아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KBS가 '독립영화관'의 광복절 기획으로 결정한 <기적의 시작>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독립영화 인정 심사 결과 거듭 '불인정'하는 과정에서 객관성이나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받았던 작품으로 나타났다. 모두 유인촌 현 문체부 장관 취임 이후의 결정들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실을 통해 입수한 영진위의 <기적의 시작> 독립영화 불인정 통지서 및 독립영화 인정소위·재심위 회의록을 보면 강도 높은 비판이 담겨 있다. 영진위는 <기적의 시작> 독립인정 신청에 대해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로 독립영화 인정기준에 부합하지 않기에 불인정"(9명 중 5명 불인정)한다고 올해 1월 통지했다.


이후 2월 재심 결과 "차별화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인물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룸에 있어서 아쉬움이 있고 표현에 있어서 해설, 재연, 인터뷰 등의 형식이 관습에 얽매어 있다"며 "쟁점에 대한 새로운 주장 혹은 대안적 의제를 제기 하는 것에 대한 설득력 있는 논증을 제시하는 것에 있어서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독립영화 인정 기준 각 호에 부합하지 않는 다고 판단되어 불인정"(5명 중 3명 불인정)한다고 통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4일 초심 당시 회의록을 보면 '인정' 의견을 밝힌 위원들조차 "널리 알려진 역사왜곡" "역사적 인물을 보여주고 싶은 면만 연출을 한 영화" 등 평가를 했다. 불인정 의견 중에선 "독립영화 뿐만 아니라 영화로 볼 수 있을까" "한국사회에서 이미 판결이 난 주제와 인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것도 갖추지 않았다" 등 의견이 나왔다.

2월19일 재심위 회의에서도 "(독립영화) 인정기준에 모두 미치지 못한다" "작가가 주장하고자 하는 논리적 뒷받침이 아주 미약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감상할수록 독립영화로서 인정기준 요소를 갖추진 못했다고 생각했다" 등의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불인정이 유지됐다.

▲2024년 7월31일 '기적의 시작' 편집실에 들어간 KBS 김동윤 편성본부장.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2024년 7월31일 '기적의 시작' 편집실에 들어간 KBS 김동윤 편성본부장.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KBS 내부에선 앞서 사측이 <기적의 시작> 구매를 결정하고 방영을 추진하는 과정부터 비판이 잇따랐다. 지난달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해당 부서 실무진이 △인터뷰이들이 극우 인사로 편중 △인간 이승만과 기독교가 지나치게 미화 △제주 4·3사건, 3·15 부정선거, 4·19 혁명 등에 대한 시각이 일방적 등 이유로 <기적의 시작> 방영에 대한 우려를 수차례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예컨대 해당 영화가 대한민국 건국은 "이승만 대통령 한 분의 지대한 업적"으로 표현되고, 3·15 부정선거나 4·19 혁명이 밑에 사람들이 잘못해 벌어진 '누명'이며, 이 대통령 하야가 '위대한 결단' 등으로 포장했다는 지적이다. KBS 편성본부장은 '독립영화관'을 통한 방영을 앞두고 <기적의 시작> 중 여수·순천 사건, 제주 4·3, 기독교적 부분 등 일부를 편집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객 수와 단가 등을 고려하면 영화 구매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관객 수 2만 명대인 <기적의 시작> 구매 가격은 약 1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25 73주년 특선으로 구매한 관객 수 107만 명의 <오빠생각>은 700만 원, 2022년 현충일 특선으로 구매한 관객 수 114만 명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2000만 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는 것이다.

박상현 KBS본부장은 9일 미디어오늘에 "애초 '광복절 특선 영화'로 준비하다가 '독립 영화관'에서 소화하기로 한 것을 보면 사측도 영화 수준이 '특선영화'로 나가기엔 부족하다는 걸 인정한 것"이라며 "역사 왜곡 우려에 실무자가 수차례 재고를 요청했음에도 이를 묵살하고 편성본부장이 직접 종편 작업을 진두지휘 한 것, '독립 영화관'이 16일 편성돼 있음에도 15일 추가로 '독립 영화관'을 편성한 점을 보면 사측이 <기적의 시작>을 방영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극우 역사관을 가진 인물들을 3개 역사기관장에 앉힌 것을 고려할 때 KBS가 윤석열 정부 체제 아래에서 벌어지는 역사왜곡에 동원되는 것 아닌가 강하게 의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영화 '기적의 시간'은 '객관성이 결여된 인물 다큐멘터리'라는 이유로 재심까지 받고서도 독립영화로 인정받지 못했다. KBS가 '독립영화관'으로 편성조차 할 수 없는 이유"라며 "그런데도 무리하게 광복절에 맞춰 정규편성시간을 어겨가며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윤석열 정권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역사를 감추고 부정하는 행위가 얼마나 졸속으로 결정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박민 KBS사장은 지금이라도 <기적의 시간> 편성을 취소하고 국민들께 사죄해야한다"며 "조국혁신당과 저는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가 역사를 왜곡하려는 반역사적 결정을 빈틈없이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7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3층 종합편집실 앞에서 '기적의 시작' 제작과 편성에 항의하기 위한 긴급 피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2024년 7월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3층 종합편집실 앞에서 '기적의 시작' 제작과 편성에 항의하기 위한 긴급 피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언론계 원로들도 KBS에 <기적의 시작> 방영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독재 정권 치하에서 언론 자유 투쟁에 나섰던 언론인들이 속한 6개 단체(자유언론실천재단·동아투위·조선투위·80년해직언론인협의회·새언론포럼·언론비상시국회의)는 "영화의 제작을 지원한 단체는 일본의 식민지배 역사를 미화하고 독립의 역사를 지우려고 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한역사문화원"이라며 "역사를 잊으라고 강요하는 세력에게, 올바른 민족사를 지키려는 평생 언론인으로서 강력히 경고한다. 반역사적 '역사전쟁' 도발은 결국 비참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KBS는 이날 <기적의 시작>을 둘러싼 논란 관련 본지 질의에 "KBS 편성본부에서는 독립적인 편성권에 의해 방송 편성을 결정하였고, 광복절을 맞아 다양성 차원에서 해당 다큐 영화를 선정, 방송하게 됐음을 알려드린다"는 입장을 보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2540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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