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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공화국, 현금이 없어도 불편함이 없는 카드 결제의 나라, 한국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결제 방식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 한때 높은 신용카드 보급률을 자랑하며 언제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는 간편한 결제의 선두주자였다. 그러나 실물 카드 결제만 고집한 탓에 방한 외국인들의 간편한 결제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는 모바일 페이나 컨택리스 결제 시스템이 사용되면서 전세계 국가 사이에서 통용되는 결제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지만 한국이 이러한 글로벌 스탠다드 시스템에 발맞춰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관광객, “따지는 거 많고 필요한 거 많은 결제 방식 불편해”
금융결제 전문가에 따르면 카드 결제의 글로벌 표준은 컨택리스 방식이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컨택리스 결제 시스템이란 비접촉 결제방식으로 소비자는 계산 시 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점원에게 건네주는 대신 터치패드에 태그(접촉) 하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다.
컨택리스 결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두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결제 수단이 되는 카드는 EMV 결제망에 대한 승인이 있어야 한다. EMV는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 각 회사들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비접촉 결제망이다.
둘째, 결제 단말기도 국제규격 EMV 승인 NFC(근거리 결제) 결제를 지원해야한다. 즉 결제 단말기에 NFC 로고가 그려져 있더라도 EMV의 승인을 받지 않은 단말기는 컨택리스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외국인들이 현지에서 사용하는 주된 결제 방식은 NFC망을 이용한 모바일 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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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의 방한 외국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불편함을 경험하는 부분이 바로 컨택리스 결제 방식의 부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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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나 모바일 페이로 대부분의 결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외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반드시 실물 카드를 소지해야 한다는 것이 외국인들에겐 불편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또 공영주차장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할 때, 컨택리스 결제 방식을 지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외 카드로는 결제 자체가 불가능 한 것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다.
한국에는 컨택리스 결제를 지원하는 EMV 승인 NFC 단말기 보급률이 10%로 매우 낮고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위주로만 이루어진 상태다. 국내에 이미 도입돼 있던 NFC 단말기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전용 단말기는 국내용 카드 결제나 간편결제 전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애플페이나 EMV 결제망을 이용하는 해외 카드는 해당 단말기로 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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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컨택리스 카드는 단순 결제 상황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에서도 사용된다. 그만큼 일상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셈이다. 하지만 한국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한국에서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태그(tag)의 방식으로 이용하지만 페이온으로 대표되는 국내 전용 후불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된 카드에서만 가능하다. 반면 해외에서는 EMV가 지원되는 카드라면 대중교통전용 카드를 발급받지 않고서도 손쉽게 요금 지불이 가능하다.
전 세계의 교통카드 시장이 EMV 승인을 통해 교통 대금 결제를 개방하는 오픈 루프의 길로 나아간다. 오픈 루프란 별도 교통카드 발급 과정 없이 해외에서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국내 대중교통에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체계다. 오픈 루프는 EMV 규격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EMV용 NFC 단말기가 필요하다.
유럽, 미국, 호주 뿐만 아니라 일본과 싱가폴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모두 오픈 루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만 독자적인 비접촉 루트를 활용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 EMV용 NFC 단말기가 도입되어 오픈 루프 시스템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K 공항 리무진 버스뿐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현금 없는 버스 제도가 시행되면서 외국인들은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로 선후불 대중교통카드를 구매하고 충전해야 한다"며 "더군다나 역사에 위치해 있는 교통카드 발매기에서부터 신용카드는 사용할 수도 없고 요금을 충전하는 것도 신용카드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시작부터 한국 관광의 벽이 높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전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