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 ‘묶여서 사망’ 정신병원, ‘코끼리도 쓰러질’ 고용량 진정제 투여
76,979 365
2024.08.06 06:51
76,979 365

XdtjPq

“환자가 정신병적인 증상이 있었다기보다는 입원 등 환경의 변화로 거부 반응이 극심한 상태였는데 (다른 방법으로 이를 완화하려 하지 않고) 첫날부터 급성 조현병 또는 양극성 장애 조증에 준하는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겨레와 함께 정신병원 입원 17일 만에 부천더블유(W)진병원에서 숨진 박아무개(33)씨의 진료기록을 확인한 10년차 정신과 전문의 강아무개씨가 지난 5일에 한 말이다. 유족이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복통과 장 폐색으로 박씨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 박씨에게 투여된 약이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오남용됐다는 것이다. 강 전문의는 이런 이유로 가족 등 법적대리인 등에게 약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고, 투약 이후 환자의 상태에 대해 면밀한 관찰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족은 병원이 상태가 악화된 박씨를 방치했다고 보고 병원장 양재웅씨 등 의료진 6명을 통상적인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유기치사죄를 앞에 내세워 형사고소한 상태다.


입원하자마자 다량의 알약 투여


한겨레는 유족이 병원 쪽으로부터 확보한 간호기록지, 경과기록지, 경리·강박 시행일지, 안정실(격리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일람표 등 각종 진료 관련 기록을 받아 강 전문의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가장 먼저 지적된 건 입원 초반의 고용량 진정제 투여였다.


피해자인 33살 여성 박아무개씨는 지난 5월10일 다이어트 약 중독 치료를 위해 이 병원에 입원했다. 어린 시절부터 미국 유학생활을 하다가 귀국한 박씨는 7년 전부터 내과병원 등에서 대표적인 식욕억제제인 디에타민(대웅제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지나친 수면과 결벽증 등 디에타민 중독 증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의 몇몇 대학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통원치료를 받기도 했는데, 어머니의 권유로 부천더블유진병원에 최대 4주 예정의 입원을 하게 됐다.


입원 첫날 박씨는 경찰에 신고전화를 하는 등 낯선 환경에 대해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면담 뒤 그냥 돌아갔고, 피해자는 체념 상태로 입원을 받아들였다.


격리실 시시티브이 영상을 보면, 입원 첫날인 5월10일 한참이나 환복을 거부하며 의료진과 실랑이를 벌이던 박씨는 오후 3시55분경 의료진이 준 약물을 삼킨다. 경과기록지를 확인해보니 이날 복용한 약은 페리돌정 5㎎, 아티반정 1㎎, 리스펠돈정 2㎎, 쿠아틴정 100㎎, 쿠에틴서방정 200㎎이었다. 강 전문의는 “(의료진이) 하나의 약으로는 충분한 진정효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들은 대부분 항정신성·향정신성 약물이고, 특히 리스펠돈은 고역가(단위 밀리그램당 강한 효과)의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들 약을 섞어 주사를 만들면 코끼리조차 쓰러뜨릴 정도의 ‘코끼리 주사’가 만들어지는데, 그만큼 강력한 약이라는 뜻이다. 당연히 부작용이 따른다.


hykNtM
약물로 ‘의식 저하, 소화기 및 근육계통 부작용’


이후의 간호기록지를 보면, 피해자 박씨는 졸림과 처짐을 느끼고 과도한 진정상태를 보이면서도 수시로 배고프다며 간식을 요구한다. 이는 피해자가 입원 이전 복용하던 디에타민의 성분인 펜터민 금단현상으로 인한 식욕 증가와 정신과 약물의 ‘식욕 항진효과’가 겹쳤기 때문일 수 있다고 했다. 5월14일 기록을 보면 “횡설수설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19일부터는 섬망 증세도 기록돼 있다. 박씨의 어머니 임미진(가명·60)씨는 한겨레에 “입원한 이후부터 딸아이와 통화를 해보면 늘 정신이 혼미해 있었고, 딱 한번 면회를 했을 때는 비틀거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강 전문의는 정신작용제 부작용으로 소화기와 근육계통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정신작용제의 흔한 부작용으로 항콜린 부작용(구강 건조, 장운동의 저하, 소화불량, 변비, 배뇨 곤란, 안구 건조, 섬망 등)과 함께 근육 계통의 부작용(근육 떨림, 급성 근긴장 이상, 좌불안석증,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 등)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의료진의 체크가 초반부에 거의 없었다”고 했다.


특히 “섬망은 정신과적 부작용이 아니라 소화기 계통 및 근육 부작용의 누적으로 생겼을 수 있는데, 이를 정신과적 증상으로만 보고 약으로 잠재우려 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장의 흡수와 연동운동의 정체 상태가 지속되면서 장 폐색이나 패혈증성(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 쇼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막판에 “대변물을 흘렸다”는 진료기록도 소화기 폐색과 함께 배변 조절이 안됐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특히 “섬망은 정신과적 부작용이 아니라 소화기 계통 및 근육 부작용의 누적으로 생겼을 수 있는데, 이를 정신과적 증상으로만 보고 약으로 잠재우려 한 것 같다”고 짚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장의 흡수와 연동운동의 정체 상태가 지속되면서 장 폐색이나 패혈증성(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 쇼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막판에 “대변물을 흘렸다”는 진료기록도 소화기 폐색과 함께 배변 조절이 안됐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약 못 먹자 더 강한 ‘주사제’ 사용


그럼에도 고용량의 진정제 투여는 사망하던 날까지 쭉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투약기록을 보면, 약 때문에 졸리고 처진 피해자가 약을 삼키지 못하자 후반으로 갈수록 경구약보다 주사제가 쓰였다. 피해자가 약을 삼키지 못할 정도로 자기 몸을 주체 못하는데, 오히려 ‘역가’가 높은 주사제를 쓴 것이다. 결국 박씨는 5월26일 저녁 격리실(안정실)에 갇힌 채 복통을 호소하며 문을 두드렸으나 병원 쪽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고 오히려 보호사와 간호조무사는 5월27일 0시30분 박씨의 손과 발, 가슴을 침대에 두 시간 동안 묶어놓았다. 이후 박씨는 숨을 헐떡이고 코피를 흘리면서 강박에서 풀려났지만, 그로부터 1시간30분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급성 가성 장폐색’을 사인으로 추정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01459?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36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 숨은 잡티부터 흔적, 톤까지 집중 잡티톤업! #5분에센스패드 ‘한율 달빛유자 패드’ 체험 이벤트 355 11.09 13,367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516,14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292,87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463,243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802,87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3 21.08.23 5,188,49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164,35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0 20.05.17 4,729,50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10,127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9,946,44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49016 유머 새벽에 보면 완전 추워지는 괴담 및 소름돋는 썰 모음 47편 1 04:44 99
2549015 이슈 더쿠회원들의 반려챗지피티 교육시키기 4 04:38 394
2549014 유머 무료로 하나 들여놓으면 왠지 든든해지는 챗지피티 건달이 모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04:27 523
2549013 이슈 아 왼쪽 너무 아이돌이잖아 ㅋㅋㅋ 6 04:25 919
2549012 이슈 [정숙한 세일즈] 이세희 김정진 연애시작 04:15 586
2549011 이슈 트럼프 당선 이후 "너의 몸은 나의 선택"뿐만 아니라 "주방으로 돌아가(get back to the kitchen)"라는 표현이 트위터를 포함한 각종 sns에서 언급량이 4,600% 증가. 9 04:10 790
2549010 이슈 일본에서 12월에 실사화 개봉 예정인 일본 아동 소설 (애니메이션) 8 03:49 1,252
2549009 유머 모르는 아저씨가 집에 가자고 하면? 2 03:32 1,261
2549008 이슈 기묘한 이야기 - 임시결혼 22 03:29 1,829
2549007 이슈 배우 “유지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23 03:26 1,001
2549006 이슈 귀 완전 눕히고 하악질하는 아기 아무르표범ㅋㅋㅋㅋㅋ 2 02:59 2,380
2549005 이슈 한 때 여초커뮤에서 유독 인기 많았던 여자 배우 24 02:54 5,175
2549004 유머 전세계 프로그래머들이 모두 명심한다는 격언.jpg 11 02:48 3,708
2549003 이슈 블랙핑크 제니 Cold Plunging With JENNIE | Vogue 02:40 1,249
2549002 이슈 15년 전 오늘 발매된_ "Heartbeat" 9 02:36 933
2549001 유머 엄마 젖 배부르게 먹고 드렁슨푸데데 잠든 아깽이 5 02:33 2,470
2549000 유머 말 진짜 웃기게 하는 것 같은 여자친구 유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jpg 11 02:15 2,922
2548999 이슈 디즈니 엑스포에서 공개된 백설공주 미리보기.twt 27 02:14 3,192
2548998 이슈 귀여움과 날티가 공존한다는 스테파 무용수 20 02:10 3,152
2548997 이슈 티저만 있고 뮤비는 없는 게 아쉬운 아이유 노래들 15 02:01 2,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