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사직 전공의 8000명이 한꺼번에 개원가로 쏟아진 상황이 이들의 구직난을 심화시키고 처우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 수련한 한 전공의는 “요양병원 등 어디든 취직하려는 사직 전공의들이 많다”며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된 의사) 시장으로 쏠리는 사직 전공의들의 상황을 전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사직 후 아르바이트 중인 한 전공의는 “페이(급여)가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많이 떨어졌다”며 “이제 월 300∼400만원인 자리도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돈 받고 의사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부·성형 등 미용 분야는 시장 포화 조짐도 보인다. 미용 분야로 진출하려는 한 사직 전공의는 “취업하는 사람들의 80%가량은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사람으로 보고 서류에서 탈락시킨다고 들었다”며 “공급되는 인력이 많아 오래 일할 것 같은 사람 위주로 뽑는다더라”고 전했다.
이미 개원가에 진출한 선배 의사들도 적극적으로 전공의를 채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아닌데, 병원에서는 과목별로 필요한 인력이 다 정해져 있다”며 전공의 채용이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일가에선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전공의들도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공의는 “주변에 미국 의사 시험(USMLE)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며 “나도 여러 번 생각했고, 매달 관련 세미나들이 많이 열리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상당수 전공의가 수련 현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문의를 못 딴 의사는) 쓰임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길게 봤을 때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려는 전공의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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