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효정, 이유진 부자(父子)가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파격적인 동성애 호흡을 맞추며 화제를 몰고 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91년 초연한 토니 커쉬너의 작품이다. 새 밀레니엄을 앞둔 세기말의 혼돈과 공포를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서사로 빚어낸 명작으로, 1993년 브로드웨이 초연 시 퓰리처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을 휩쓴 바 있다.
198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인종, 정치, 종교, 성향 등을 이유로 소외된 사람들이 겪는 차별과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에이즈에 걸린 프라이어 월터(유승호·손호준)와 그의 동성 연인 루이스 아이언슨(이태빈·정경훈), 모르몬교로서 자신의 성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남자 조셉 피트(이유진·양지원)와 약물에 중독된 그의 아내 하퍼 피트(고준희·정혜인), 극우 보수주의자이며 권력에 집착하는 악명 높은 '악마 변호사' 로이 콘(이효정·김주호) 등 세 가지 이야기가 축을 이루며 교차한다.
이효정은 "하여간 제 주요 상대 배역이 아들이 맡고 있는 조셉이다. 극 중에선 동성애적인 사랑을 느끼는 상대이기도 하다. 이 연극을 시작하며 제일 걱정했던 게 대한민국 부자지간 중에서 이런 캐릭터로 호흡을 맞춘 전례가 없었기에, 먼저 인간적으로 좀 (출연을) 고민했다. 과연 제 아들이 제 눈을 쳐다보며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이 또한 걱정이 됐다. 저 역시도 극을 감내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고. 근데 해보니까 의외로 괜찮더라. 아주 재밌게 임하고 있다"라고 진중하게 터놓았다.
이유진은 "제가 처음 이 작품에 참여할 당시 제작진이 '아버지에게 제안드리고 싶은데 불편하지 않겠냐' 하고 물어봐주셨었다. 사실 불편한 지점이 있는데, 근데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을 거라는 답을 드렸다. 왜냐하면 아빠가 배우로서 이 작품이 욕심나실 수 있으니 거기에 집중해서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이었으니까. 이 말을 아빠에게도 똑같이 전달드렸고, 실제로 아빠가 욕심났다고 그러셨다"라고 배우 대 배우로서 부친에 다가가는 성숙한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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