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김혜윤이라는 행운〈선업튀〉의 솔선수범
18,888 152
2024.05.24 19:20
18,888 152

RcVOqB

 

멀리서 보면 일반인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영락없는 배우. 평범한 누군가를 연기할 때는 그 역할에 맞는 얼굴이 되었다가 미모가 필요할 땐 적절하게 발산되는 예쁨. 저 멀리 하늘에 떠 있는 슈퍼스타를 사랑하는 팬의 마음과 평범한 고등학생을 연기할 때도 위화감이 없지만, 남자 주인공의 눈에 세상 누구보다 예뻐보이는 순간을 연출할 때는 또 더할나위 없이 눈부신. 그러니까 김혜윤이 가진 평범과 비범 사이의 얼굴은 그가 가진 스펙트럼을 더할 나위 없이 넓게 만든다. 평범을 가장해 가장 우리와 가까운 인물을 연기해내는 김혜윤이 가진 비범한 행운인 셈이다

 

그 행운을 기적으로 만드는 건 그의 실력이다. 사실 〈선재 업고 튀어〉의 티저가 공개될 때만 해도, 그저 성덕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의 최애를 지키기 위해 타임슬립을 한다니 나원 참, 마니아들을 모으기 좋은 드라마일 줄 알았다. 하지만 〈선업튀〉는 그런 마니아틱한 외피를 쓰고 이들을 첫눈에 알아본 이들의 팬심을 바탕으로 팬덤을 확장해갔다. 첫 회에 김혜윤이 휠체어를 타고 나올 때부터 어라? 예사 이야기가 아닌가 보다, 했는데 그 둘의 인연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욱 예사롭지 않았다.

 

톱스타와 일반 여성의 사랑이란 20세기부터 쭉 반복되어 온 이야기다. 그 옛날 안재욱과 고 최진실 주연의 〈별은 내 가슴에〉가 그랬고 전도연과 조인성이 주인공이었던 〈별을 쏘다〉도 그랬다. 이 모든 게 20~30년 전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런 구도가 소구력이 있는 건, 스타를 사랑하는 팬심에는 어느 정도 이런 판타지가 가미돼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세상에 있는 슈퍼스타가 이 땅에 내려와 나만을 사랑해준다는 순애보. 이 판타지를 끌고 들어와 현실 가능하게 만드는 게 바로 여자 주인공이 할 일이다.

 

이시은 작가는 〈선업튀〉의 구상부터 줄곧 김혜윤 배우를 염두에 두었다고 했다. 그가 없었다면 드라마 제작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했다. 남자 주인공을 찾지 못한 드라마가 3년에 걸쳐 변우석이라는 원석을 캐내는 동안 김혜윤은 줄곧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사이 ‘불도저에 탄 소녀’로 청룡영화제 신인상을 받았고, 본인의 연기근육을 더욱 단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전 연령대의 여성들이 임솔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는 데 이르렀다. 그는 변우석이라는 슈퍼스타를 키워내고도 질투받지 않는다. 임솔이라는 캐릭터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10대부터 30대에게 걸쳐 모든 서사를 촘촘하게 채워넣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가 깔아놓은 서사의 사다리를 차곡차곡 밟고 오른 변우석은 드라마가 시작되고 마치는 그 불과 8주 만에 류선재 그 이상의 스타가 됐다. 

 

변우석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김혜윤이 아니었다면 선재의 감정을 그렇게까지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매순간 진실했던 솔이 앞에서 변우석 역시 절실한 류선재가 될 수 있었다. 주연이 처음인 그를 위해 옆에서 살뜰히 챙기며 솔이와 선재의 시너지를 위해 솔선수범한 그가 아닌가. 

 

일찍이 그를 발탁한 〈SKY 캐슬〉의 조현탁 감독은 “김혜윤의 연기는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만 간결하게 표현할 줄 안다”고 했다. 그러니 오늘 〈선업튀〉의 이례적인 성공은 2000년대를 제대로 고증한 제작진의 공과, 2008년과 2023년을 모두 아우른 작가의 필력, 그리고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바로 그 얼굴이 되어준 변우석의 공이 있겠으나 그 모든 세계관의 중심에는 ‘왜 선재가 아니면 안 되는지’ ‘왜 그를 업고 그토록 달리고 싶었는지’를 온 몸으로 증명한 김혜윤이라는 작은 거인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http://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35

목록 스크랩 (9)
댓글 15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오노마🧴] 시코르 에센스 부문 1위! 5중 토탈 안티에이징 케어! 신세계가 만든 오노마 원더 투머로우 에센스 체험 이벤트 280 09.23 32,87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760,53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6,417,70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4,324,78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5,655,46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1 21.08.23 4,742,13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3,754,08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41 20.05.17 4,305,32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7 20.04.30 4,819,40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18번 특정 모 커뮤니티 출처 자극적인 주작(어그로)글 무통보 삭제] 1236 18.08.31 9,462,773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10482 유머 잘자요 아가씨 노래의 아가씨 나이 03:46 5
2510481 이슈 대만, 일본 후쿠시마 식품 수입규제 추가 해제‥모든 식품 수입 1 03:45 19
2510480 이슈 한식대첩 심사위원 백종원이 정말 좋았던 이유.jpg 1 03:40 250
2510479 이슈 부모님픽 과자 호불호 18 03:23 552
2510478 이슈 아이돌은 공항 기다리는 사람들 이렇게 보이는구나 6 03:22 1,331
2510477 이슈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수는 없다' 저자 김현근씨 근황.jpg 16 03:21 1,240
2510476 이슈 할부지가 밥 먹자고 집으로 부르면 내려오는 소들 7 03:15 634
2510475 이슈 사실 근본 고증으로 말 많았던 슈룹보다 훨씬 더 심각했던 드라마 7 03:14 1,017
2510474 이슈 덬들은 상수룩 자주 입는다 vs 안 입는 편이다 4 03:10 457
2510473 이슈 성폭행 살인마 남편이 찬 전자발찌 커플로 맞춘 남미새 레전드 니키 미나즈 4 03:08 708
2510472 이슈 딸이 서울대 자퇴하겠답니다 10 03:06 1,046
2510471 이슈 퀄리티 상관없이 일단 만들어내는 능력이 진짜 큰 재능인거 같음 2 03:06 894
2510470 이슈 최민식 송강호 이정재 중 세계적 국민배우를 꼽는다면? 18 03:04 362
2510469 이슈 한중일 궁녀들 중 의외로 가장 인간적이었던 일본의 궁녀제도 8 03:03 902
2510468 이슈 사극 장옥정 무근본중에 무근본 갑.JPG 5 02:59 886
2510467 유머 떡볶이 좋아하는 아빠 데리고 두끼 처음 갔는데 반응 개웃김 5 02:54 1,741
2510466 유머 여보, 맥주 딱 한팩만 살께 12 02:47 1,687
2510465 이슈 유료투표까지 받았던 미스코리아 대회 6 02:47 810
2510464 이슈 넷플 흑백요리사 1월에 찍고 9월에 방송한 이유 22 02:42 2,183
2510463 유머 100인분을 혼자 만들겠다는 최강록 _ 흑백요리사 2 02:42 1,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