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김혜윤이라는 행운〈선업튀〉의 솔선수범
16,045 152
2024.05.24 19:20
16,045 152

RcVOqB

 

멀리서 보면 일반인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영락없는 배우. 평범한 누군가를 연기할 때는 그 역할에 맞는 얼굴이 되었다가 미모가 필요할 땐 적절하게 발산되는 예쁨. 저 멀리 하늘에 떠 있는 슈퍼스타를 사랑하는 팬의 마음과 평범한 고등학생을 연기할 때도 위화감이 없지만, 남자 주인공의 눈에 세상 누구보다 예뻐보이는 순간을 연출할 때는 또 더할나위 없이 눈부신. 그러니까 김혜윤이 가진 평범과 비범 사이의 얼굴은 그가 가진 스펙트럼을 더할 나위 없이 넓게 만든다. 평범을 가장해 가장 우리와 가까운 인물을 연기해내는 김혜윤이 가진 비범한 행운인 셈이다

 

그 행운을 기적으로 만드는 건 그의 실력이다. 사실 〈선재 업고 튀어〉의 티저가 공개될 때만 해도, 그저 성덕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의 최애를 지키기 위해 타임슬립을 한다니 나원 참, 마니아들을 모으기 좋은 드라마일 줄 알았다. 하지만 〈선업튀〉는 그런 마니아틱한 외피를 쓰고 이들을 첫눈에 알아본 이들의 팬심을 바탕으로 팬덤을 확장해갔다. 첫 회에 김혜윤이 휠체어를 타고 나올 때부터 어라? 예사 이야기가 아닌가 보다, 했는데 그 둘의 인연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욱 예사롭지 않았다.

 

톱스타와 일반 여성의 사랑이란 20세기부터 쭉 반복되어 온 이야기다. 그 옛날 안재욱과 고 최진실 주연의 〈별은 내 가슴에〉가 그랬고 전도연과 조인성이 주인공이었던 〈별을 쏘다〉도 그랬다. 이 모든 게 20~30년 전 이야기다. 그럼에도 이런 구도가 소구력이 있는 건, 스타를 사랑하는 팬심에는 어느 정도 이런 판타지가 가미돼 있기 때문이다. 다른 세상에 있는 슈퍼스타가 이 땅에 내려와 나만을 사랑해준다는 순애보. 이 판타지를 끌고 들어와 현실 가능하게 만드는 게 바로 여자 주인공이 할 일이다.

 

이시은 작가는 〈선업튀〉의 구상부터 줄곧 김혜윤 배우를 염두에 두었다고 했다. 그가 없었다면 드라마 제작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도 했다. 남자 주인공을 찾지 못한 드라마가 3년에 걸쳐 변우석이라는 원석을 캐내는 동안 김혜윤은 줄곧 그 자리에 있었다. 그 사이 ‘불도저에 탄 소녀’로 청룡영화제 신인상을 받았고, 본인의 연기근육을 더욱 단련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전 연령대의 여성들이 임솔에게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는 데 이르렀다. 그는 변우석이라는 슈퍼스타를 키워내고도 질투받지 않는다. 임솔이라는 캐릭터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 10대부터 30대에게 걸쳐 모든 서사를 촘촘하게 채워넣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가 깔아놓은 서사의 사다리를 차곡차곡 밟고 오른 변우석은 드라마가 시작되고 마치는 그 불과 8주 만에 류선재 그 이상의 스타가 됐다. 

 

변우석은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김혜윤이 아니었다면 선재의 감정을 그렇게까지 끌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매순간 진실했던 솔이 앞에서 변우석 역시 절실한 류선재가 될 수 있었다. 주연이 처음인 그를 위해 옆에서 살뜰히 챙기며 솔이와 선재의 시너지를 위해 솔선수범한 그가 아닌가. 

 

일찍이 그를 발탁한 〈SKY 캐슬〉의 조현탁 감독은 “김혜윤의 연기는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만 간결하게 표현할 줄 안다”고 했다. 그러니 오늘 〈선업튀〉의 이례적인 성공은 2000년대를 제대로 고증한 제작진의 공과, 2008년과 2023년을 모두 아우른 작가의 필력, 그리고 지금 이 시대가 원하는 바로 그 얼굴이 되어준 변우석의 공이 있겠으나 그 모든 세계관의 중심에는 ‘왜 선재가 아니면 안 되는지’ ‘왜 그를 업고 그토록 달리고 싶었는지’를 온 몸으로 증명한 김혜윤이라는 작은 거인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http://topclass.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33235

목록 스크랩 (9)
댓글 15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아시아 최고 판타스틱 장르 영화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예매권 이벤트 149 06.21 20,700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423,07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193,64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664,314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2,890,454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889,63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783,981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2 20.05.17 3,465,87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49,679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478,34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39542 이슈 태국인이 입국 거부된 이유를 알아보자 1 17:05 426
2439541 이슈 박보검 오렌지 환불 근황 (ft. 오늘 인스타) 1 17:04 524
2439540 이슈 이영지 'Small girl (feat.도경수)' 멜론 탑백 6위(🔺3) 피크 9 17:04 156
2439539 이슈 대한민국 최초 학생이 월급을 받는다는 학교 ㄷㄷ 7 17:03 719
2439538 이슈 NCT WISH 신곡 ’Songbird’ 스포 떴다!! 불쑥불쑥 튀어나온 TMI에 못 헤어남💙 | ELLE KOREA 17:01 96
2439537 이슈 아이 두고 유럽여행 가시겠어요? 31 16:59 988
2439536 유머 생일로 보는 내 미래 남편 54 16:56 1,034
2439535 이슈 ???: 슈퍼내추럴 뮤비는 일본 도시 야경같은 비주얼인데 한국어 대문짝만하게 전시해서 너무 좋은 것 같음.twt 10 16:55 1,323
2439534 유머 엄마가 슬퍼서 빵을 샀어... 극FFFF인 아들 3 16:55 1,207
2439533 이슈 구혜선 카이스트 석사 합격 5 16:54 868
2439532 이슈 작년에 행사 휩쓸더니 이제 라이브 그냥 씹어먹는 아이돌 16:54 803
2439531 이슈 살다살다 "빵차"라는거 처음 들어봄 13 16:52 2,422
2439530 이슈 짧은 감자 다리의 역습 후이바오.gif 12 16:50 1,185
2439529 정보 수지 인스타 업로드 🩵🫶🏻🤍 with 송혜교 12 16:50 1,016
2439528 이슈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 파이널 리스트에 오른 뉴진스 ETA 11 16:48 1,048
2439527 이슈 💗 수지 송혜교 투샷 뜸 (수지 인스타) 💗 56 16:48 3,621
2439526 이슈 오늘 음악중심 1위 뉴진스 '하우스윗' (트리플크라운) 33 16:47 903
2439525 이슈 기자라는 직업으로 앞에서 직멘하기 2 16:46 636
2439524 유머 조상님부터 타고난 야구선수 32 16:44 2,942
2439523 이슈 10억 다 모아간다.jpg 11 16:44 2,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