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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생 하이브 못 벗어난다"…민희진이 토로한 주주간계약은

무명의 더쿠 | 04-26 | 조회 수 63038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어도어 지분 80%를 가진 대주주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지분율 18%)를 비롯한 경영진들과 작년 3월경 어도어 주주간계약(SHA)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서엔 민 대표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수차례 불만을 터뜨린 '경업금지 조항'과 관련된 조항이 다수 포함됐다. 경업금지는 퇴사 후 특정 기간 동안 경쟁업종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기업의 핵심 인물이나 창업주가 회사를 매각하고 경쟁사를 차려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민 대표는 작년 말부터 주주간계약 중 일부 조항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은 내가 경영권 찬탈을 모의해서가 아니라 주주간계약 수정에 대한 이견이 컸기 때문"이라며 "저한테는 계약이 올무다. 제가 영원히 노예일 순 없잖아요"라고 항변해 변호사에게 저지당하기도 했다.

 


계약 수정을 수차례 요구하자 하이브가 돌연 "경영권 찬탈 의혹"을 꺼내들면서 파국에 이르렀다는 게 민 대표 측의 주장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하이브와 민 대표간 계약이 이례적인 것은 주식 보유 기간과 대표이사 재직 기간 두 가지로 경업금지기간을 묶어놨다는 데 있다. 민 대표는 어도어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하고 있거나 주식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어도어의 대표이사 혹은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면 경업금지를 지켜야한다.

 

하이브는 민 대표가 대표이사로 최소 5년간 재직하며 경업금지를 지키도록 요구해왔다. 그러나 대표이사로 물러난 후에도 주요 주주로 남아 경쟁사를 차릴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경업금지조항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에 따르면 민 대표는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 18% 중 13%는 향후 하이브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가 있다. 이는 올해 말 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나머지 5%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하이브 혹은 외부에 매각할 수 없도록 규정됐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동의 없이 매각하는 방법 외에는 잔여 지분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수도 없다.

 

민 대표 입장에선 보유 지분 중 5%는 풋옵션이 설정돼있지 않은 데다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처분할 수도 없는 만큼 하이브 측이 마음만 먹으면 이를 볼모로 경업을 무기한으로 막을 것이라고 우려할 수 있다. 상장 등 투자금 회수방안이 막혀있는 어도어의 소수지분을 눈여겨 볼 투자자도 없기 때문이다. 민 대표가 "평생 하이브에 묶이게 됐다"고 토로한 부분이 이 부분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재직 뿐 아니라 지분 양쪽으로 경업금지를 묶어둔 것은 이례적인 계약"이라고 평가했다.

 

양 측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주주간 계약 위반을 들어 어도어 주식을 헐값에 회수하겠다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을 상대로 최근 주주간계약 위반을 선언했다.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는 게 그 사유다.

 

민 대표 측의 풋옵션 행사가격은 행사 시점 연도와 그 전년도의 평균영업이익의 13배 값에 총 발행주식 수를 나눈 수준으로 책정됐다. 올해 이를 행사하면 규모가 대략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민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만히 있어도 1000억원을 벌 수 있었을텐데 내가 왜 내부고발을 하느냐"고 발언한 바 있다.

 

하이브 측의 주장대로 민 대표의 계약 위반이 법원에서 인정받는다면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이 보유한 주식을 헐값에 사갈 수 있다. 하이브는 민 대표 등이 주주간계약을 위반했을 때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이들의 주식도 사갈 콜옵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은 액면가와 공정가치의 70% 중 더 적은 금액으로 산정되는데 여기에 이의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

 

민 대표와 하이브간 주주간계약은 어도어 설립 2년 뒤 체결됐다. 어도어 설립 당시만 해도 하이브가 지분 100%를 들고 있었지만 민 대표가 이 중 20%를 작년에 사오면서 이때부터 주주 관계가 성립됐기 때문이다. 당시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민 대표에게 방 의장이 자금을 자신이 빌려주겠다 제안하면서 양 측은 채무 관계도 생기게 됐다.

 

민 대표는 지난 기자회견에서도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일반적인 경영자들과 달리 금융과 법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혀왔다. 아티스트와 콘텐츠 관리를 제외한 재무의 영역은 본인이 잘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 부분은 어도어와 하이브 경영진들에 의지했었다는 주장이다. 넥슨코리아와 넥슨재팬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박지원 하이브 CEO는 민 대표가 특히 믿고 의지했던 인물로 알려진다. 민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주주간계약을 두고 박 대표를 비롯한 하이브 경영진들에게 검토를 의뢰했는데 '문제가 없다' '자신만 믿어라'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저를 평생 묶어두려는 계약이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https://v.daum.net/v/2024042614010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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