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줄 알았더니 빛좋은 개살구였다. 하이브 소속 걸 그룹 르세라핌과 아일릿이 나란히 실력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르세라핌이 미국 최대 음악 축제 중 하나인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 약 40분간 10곡의 무대를 소화한 르세라핌은 현지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동시에 낯 뜨겁다는 비판의 반응도 적잖았다. 음정, 박자, 성량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세계적인 무대에 섰다는 기쁨을 뒤로한 채 라이브 실력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르세라핌의 실력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데뷔 초부터 언급된 문제였다. 퍼포먼스에 강점을 두고 있는 그룹이라고 해도 '가수'라는 이름값을 해내는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를 의식한 듯 르세라핌은 실력을 보완했고, 지난해 첫 단독 투어에서 라이브로 무대를 선보였다.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콘서트에서도 일부 곡을 립싱크로 소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몸살을 앓았다.
데뷔 3년 차에도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실력 논란을 가열한 건 르세라핌 당사자다. 멤버 사쿠라는 지난 15일 코첼라 무대를 마친 소감과 함께 세간의 달군 논란을 직접 언급했다. 사쿠라는 팬 공식 계정에 "누군가의 눈에는 미숙할지 모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며 "우리가 보여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였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라는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누가 어떻게 생각하든 저는 제가 느낀 것을 믿는다"며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나를 믿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떠도는 민망한 라이브 영상에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하이브의 막내딸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데뷔한 신생 그룹 아일릿 또한 라이브 실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데뷔 타이틀곡 '마그네틱'으로 음악방송 1위를 거머진 직후 선보인 앙코르 무대에서 음원의 본색을 찾아볼 수 없는 충격적인 실력이 드러났다. 급기야 두 명의 일본 멤버는 가사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 소속 르세라핌과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의 실력 논란이 언급되면서 하이브의 책임론까지 언급되고 있다. 기본기와 실력을 다질 기간을 충분히 두지 않고 이른바 '공장형 시스템'으로 활동에만 박차를 가하는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