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의 명성으로 인해 검사들이 더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30일(이하 한국시각) 오타니 쇼헤이가 미즈하라 잇페이 전 통역사의 돈을 대신 갚아준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되는지를 짚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미즈하라 스캔들'로 시끌벅적하다. 사건의 시작은 이러했다. 미국 수사 당국이 오렌지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 매튜 보이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을 발견했다. 그리고 확인 절차를 거친 결과 오타니의 통역으로 '분신'과도 같았던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미국 'ESPN'이 해당 사실을 입수하게 됐다.
이에 'ESPN'은 미즈하라와 약 90분 가량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기사화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미즈하라는 'ESP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도박 빚 450만 달러(약 60억원)을 오타니가 대신 갚아줬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미즈하라는 'ESPN'에서 기사가 나오기 전이었던 지난 20일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끝난 후 LA 다저스 선수단 앞에서 자신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털어놨다. 이때 미즈하라는 다시 한번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빚을 갚아줬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런데 오타니 대변인이 미즈하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묘해지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도박 자체가 불법인 까닭에 다저스는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인지 함과 동시에 '해고'라는 최고 수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사건은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았다. 도박빚과 관련해 미즈하라와 오타니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던 까닭.
여기서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미즈하라 또한 오타니가 빚을 갚아준 것이 아니라고 입장을 번복한 것. 이를 두고 오타니가 미즈하라를 앞세워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오타니가 입을 열었다. 지난 26일 약 12분 가량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 당시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돈을 갚아준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게다가 자신 또한 누군가에게 부탁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이 터졌을 당시에는 오타니를 지지하는 여론이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오타니를 의심하는 눈초리가 많아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4256안타를 쳤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해 영구제명을 당한 피트 로즈가 "1970-1980년대에 통역사가 있었으면 나는 처벌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는 망언을 쏟아낸 뒤, 통산 2043안타의 A.J. 피어진스키는 "450만 달러가 행방불명이 됐다. 그걸 눈치채지 못할 것 같나. 만약 누군가에게 돈 관리를 맡겼다면, 그건 오타니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오타니의 인생이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을 지적하며 "오타니는 자신을 사람답게 만들 수 있는 이러한 평범한 세부 사항도 숨겨뒀다. 대중들은 오타니를 잘 모른다. 오타니도 그의 친구이자 통역사를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오타니가 입장문을 밝혔을 때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타니는 성명을 읽은 뒤 기자들에게 '이런 기회를 갖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후 오타니는 공놀이를 하러 방에서 나갔다"고 비꼬았다. 게다가 'LA 타임스' 또한 오타니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디 애슬레틱'은 30일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갚아준 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지를 짚었다. 매체는 "오타니 자신은 도박을 한 적이 없으며, 미즈하라의 도박 활동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미즈하라는 오타니와 상반된 진술을 해 오타니가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며 몇몇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디 애슬레틱'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도박이 불법이다. 오타니는 도박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미즈하라는 ESPN에 오타니가 빚을 갚아줬다고 말했다. 이는 누군가가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된 돈을 '전달'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규정한 캘리포니아주 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며 에반 J. 데이비스 변호사의 말을 빌려 "이는 상황에 따라 중죄 또는 경범죄로 기소될 수 있다. 초범에게 적용되는 경범죄의 형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또는 둘 다"라고 설명했다.
전직 연방검사 로코 시파론 주니어는 "돈을 이체하는 것이 범죄 행위는 아니다. 그러나 오타니가 불법 부채를 갚기 위해 돈을 보낸 것이라면, 오타니가 돈세탁을 돕고 방조한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 자금 세탁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수사하기 위해서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을 알고도 송금을 한 것을 입증해야 한다. 다만 가장 강력한 처벌은 아닐 것이다. 증명 측면에서 처벌이 다소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오타니가 불법 스포츠 도박의 빚을 갚기 위한 것임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450만 달러를 미즈하라에게 건넸다면, 증여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디 애슬레틱'의 설명이다. 그리고 오타니가 불법 스포츠 도박의 빚을 알고 있었는데, 거짓 주장을 했다면 허위 진술로 인해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전직 연방 검찰들은 오타니의 명성과 이번 사건의 인지도로 인해 검사들이 이 사건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오타니는 각종 의혹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LA 타임스'는 "미즈하라의 절도 혐의가 보도된 이후 오타니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LA 에인절스와 경기에서는 3루 더그아웃으로 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는 일본 방송 관계자들과 사진 기자들에게 잡혔다. 그리고 다저스는 오타니가 2주 뒤에 캐치볼을 하도록 설득했지만, 미즈하라를 비난하는 기자회견 후 캐치볼을 했다. 다시 한번 이는 일본 언론 관계자들에 포착됐다"며 "오타니는 미즈하라 사건의 영향을 정말 받지 않았을 수 있지만, 영향을 받지 않았따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일단 현재 미국 현지 언론의 분위기는 오타니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만약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엮여 있다면, 그 형량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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