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사귀고 내년 결혼하자고 말나온 상태에요
남자친구는 사업 한지 3년 정도 됐구요
시작하고 8개월쯤부터 흑자나기 시작했고 300-500-700이런식으로 벌다가 지금은 월 1000이상 꾸준히 벌기 시작한지 3개월쯤 됐어요
실은 남친이 사업할 머리는 아니어서 사실 기초 공사때부터 지금까지 운영이나 관리는 전부 제가 합니다
금전적인 부분도 얼마 어디에 보내라 언제까지 얼마 내야한다 등 세세하게 다 제가 관리하고있습니다
남친이 당시 모은돈에 대출까지 껴서 시작한 사업이라 만나고 한 2년 정도는 남자친구가 돈이 없어서 제가 모든 데이트 비용 부담했고 지금은 그때 고마웠다고 남친이 많이 냅니다
저는 회사 20대부터 길게 다니다가 최근 어머니가 건강적으로 많이 안좋아지셔서 그만 두게되었고 회사다닐땐 회사업무 남친사업 업무 병행해가며 거의 투잡으로 뛰었고 그만두고서는 낮에 어머니 돌보다가 주무시면 데스크탑으로만 남친 사업 업무 보곤 했습니다
그렇다고 월급을 받는건 아니고 남친이 가끔 용돈 비슷하게 10~30만원쯤 이렇게 생활비 도움 준지 4개월쯤 됐어요
물론 남친 사업이 잘 돼야 미래도 밝아질테니 저도 발벗고 도운거 맞아요
너의 사업 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 미래 라고 생각하고 월급 없이 도왔습니다
근데 결혼은 정말 현실이네요
반반 하재요 제가 이제 일 못하는거 뻔히 알면서
그래서 알겠다 지금 일 못해서 모으기는 커녕 모은돈 오히려 까먹으며 살고있으니 돈 모으게 월에 300씩 월급달라했습니다
그랬더니 무슨 300이나 달라하냐고 펄쩍뛰더라구요
그래요 사실 초반에나 할게 많았지 지금은 체계를 잘 잡아놔서 제가 저녁에 업무 정리만 해두고 해야할거 준비하고 전달만 잘 하면 지장 없습니다
자랑이 아니고 저 정말 일머리가 좋아서 그까짓거 운영하는거 일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쉬운일은 아니어서 남친은 절대 못해요 그머리로는 세금계산은 커녕 관리비도 알려줘야 내고 문제 생기면 저부터 찾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도 반반하자는 그말에 너무 짜증나서 그만큼 월급 안주면 나 너사업에 이제 손뗀다 도움 안준다 했어요
그러라고 하더니
그럼 자료들좀 보내달래요 앞으로 지가 하겠다고ㅋㅋㅋ
그래서 문서 전부 수정 안되고 볼수만 있게해서 자료 보냈더니 이번엔 자기가 쓸수있게 파일을 보내줘야지 라고 하네요
싫다고했어요 너가 만들어서 쓰라고
제일 기본적인 엑셀 다루는법도 모르면서 앞으로 어떻게할지 모르겠지만
인수인계는 해줘야지 해서
내가 지금까지 너한테 월급한번 받아본적 없는데 무슨 인수인계냐고 나한테 더이상 도움 바라지 말라고 했어요
지금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다 제가만들었고 마케팅도 진행하는일도 다 제가했거든요
자기 지금 3시간씩도 못잔다고 너무 피곤하다는데 자존심은 있는지 도와달라고는 안하네요
전 그냥 힘들구나 힘내 정도로 응수합니다
그냥 어머니 모시고 놀고먹으니 행복하긴 하네요
손뗀지 1주일도 안지났는데 사람을 한명 뽑아야겠다고해놓고 자꾸 이사람 어떠냐 저사람 어떠냐 지원자들 이력서를 보내서 나 너 사업에 손 뗀다고 안했냐 그만 물어라 했더니 결혼도 할사인데 이정도도 상의 못하냐네요
그래서 응 예쁘네 응 잘생겼네 정도로 대답하고 있어요
다음달 큰 행사있어서 미리 준비할것들 엄청 많은데 알고는 있으련지 모르겠네요
반반하자는 말에 기분나쁜 제가 양심없는건가요..?
저도 제가 좀 억지부리는건가 심술부리나 싶고.. 이감정이 뭔지 모르겠어요
넋두리좀 늘어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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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길고 긴 대화를 나누었네요
진심으로 조언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만나서 댓글 같이 읽고 얘기 나눴습니다
후기에 앞서 몇가지 설명좀 할게요 뭔가 착각하는 특히 남성분들 많으신듯 하여
너님 쟤랑 결혼 안하면 근데 어쩌게 뭐 대책있음?
능력없는 _소 경리들도 결혼은 하고싶은가보다
고졸이냐 20대부터 길게 일하게 아픈건 부모님인데 왜 니가 일을 관둬~?
등
결혼에대한 대책은 없겠죠 인생의 대책이 없겠습니까
서른네살이니 또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새로 감정을 나누고 시작하기엔 늦었다 생각이 드는것 뿐이에요
대학 4학년 1학기때까지 성적 평균 4.0이었고 과탑 놓친적 한학기 빼고 없네요 교수님 추천으로 2학기때부터 인턴1년, 계약직 2년 후 정규 전환된 케이스입니다
사회생활 조금만 해보셨다면 이게 어떤의미인지 아실거라 생각해요 한 회사에서만 계속 있었고 퇴직금 4천쯤 수령했습니다 이정도면 길게 다녔다 생각했는데 남들이 보기엔 아닐수도 있겠네요 길다의 기준은 상대적인거니까요
이렇게 하나하나 다 설명하지 않아서 오해를 산건가요?
경리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경리인지 모르겠어요 (경리도 물론 훌륭한 직업이죠 비하하는거 아닙니다) 세금 처리한다는 말때문인가.. 참고로 전 개발자입니다
제 기준 긴 사회생활동안 당신같은 사람들 아주 많이 봤어요 이런 짧은 댓글속 말투만 봐도 알아요
‘여자가 능력이 있어봐야 얼마나 있겠니’라는 그 마인드.
본인은 할줄아는것도 가진것도 노력하는것도 쥐뿔도 없으면서도 도저히 능력있는 “여자”는 인정 못하겠다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요
좀 관대해져봐요 어떤 인생을 사셨으면, 주변에 어떤 사람들만 있으면 그리도 속이 베베 꼬이나요
저희 어머니께서 어떤 질병으로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면서 왜 아픈건 부모님인데 일은 너가 관둘까 비꼬는 분은 상대도 하기 싫네요
상황만 되면 저 갈 회사 많아요 프리로도 전향 가능합니다
단지 어머니 안정 되시려면 1-2년은 걸릴거같아서 아버지랑 상의하고 내린 퇴직 결정일 뿐이니 그런 비꼼은 삼가해주시길 바래요
10-30사이로 생활비 도움 줬다는건 그냥 지금 벌이가 없으니 먹고싶은거 아끼지말고 먹어라 하고 주는 용돈의 개념이지 정말 그걸로 생활을 하라는건 아니었어요 저 그렇게 빈곤하지 않습니다 ..ㅋㅋ
댓글 정독한 남친의 입장을 정리해보자면 너무 억울하대요
본인은 아직 대출금이 남아있고 (현재 대출금 70퍼 정도 중도 상환함) 지금은 지출을 최대한 줄여야할때라고 생각했대요 그래야 당장 내년 결혼하면 대출 없이 안정적으로 시작할수 있을거라면서요
제가 손을 떼면서 본인이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졌고 제가하면 한시간이면 끝날일이 본인이 하면 세시간 네시간씩 걸리니 잠잘 시간도 없고 그래서 기존에 본인이 하던 잡일들이라도 해줄 싼 인력을 고용하려고 했다고
이대로 조금만 유지하면 평생 편하게 해줄수 있다 난 너가 다시 직장생활 하는것도 싫다 본인이 다 할수 있다 평생 집에서 놀고 먹기만 해라 그냥 있기만 하면 된다
반반 말 꺼낸건 미안하다 너가 최근 퇴직금도 받았고 모아둔 돈도 꽤 있다보니(서로 통장 오픈 한 상태에요) 계속 일만하다가 처음으로 쉬는거니 혹시라도 큰돈 흥청망청 쓸까봐 그랬다 내가 생각이 짧았다 그냥 돈 펑펑 다 쓰고 어머니랑 재미나게 놀다가 몸만 와라
본인이 능력이 없어서 도움받는 와중에도 월급 못줬다 항상 마음속에만 안고 살았다
혼자 힘들어서 미칠거 같은데 너무 미안해서 다시 도와달라고 말 못했다 이렇게 말하게 돼서 차라리 다행이다 못해준 만큼 평생 행복하게 해줄거라 다짐하고 살았다 우리가 서로 없으면 어떻게 사냐 등
눈물은 그렁그렁해가지고 대충 이러네요
생각했던거랑은 좀 다른방향이라 당황하긴 했는데 월급 줄테니 자기가 혼자서도 운영할수 있을때까지 좀 가르쳐달라고 하는건 거절했습니다
한달이든 두달이든 일단은 나 없이 해보라구요 해보고 느껴본 뒤에 정당한 조건을 달고오면 다시 도와주겠다 했습니다
쉽게 순탄하게 올라왔으니 흔들려도 봐야죠
4년을 넘게 함께해온 사람이라 그런지 무자르듯 잘라지지는 않아서 또 저도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살고싶은데 이 나이 먹고 또 다른 연애를 할 엄두도 안나고 이친구랑 헤어지면 그냥 결혼은 어차피 포기하는거니 지켜보려구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예의로 후기 올렸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께서 막연했던 것들이 선명해지게끔 조언해주셨어요
인생사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건데 서로 믿는것도 믿는거지만 저도 이제 제몫은 똑부러지게 찾아 먹을랍니다
글은 좀 지나면 펑 할게요
모두 감사합니다
후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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