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본 자판 쿼티로 변경
삼성전자가 1990년대 애니콜 시절부터 적용해왔던 ‘천지인’ 자판 대신 쿼티(QWERTY·컴퓨터 자판과 같은 형태)를 자사 스마트폰 기본 자판으로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입력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겨졌던 천지인 자판이 쿼티 자판에 익숙한 Z세대들의 외면을 받으며 30년 만에 뒷자리로 물러난 것이다.
11일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기본 자판을 쿼티로 바꿨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용자 조사를 한 결과 쿼티 자판이 사용자들에게 더 친숙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편의성을 고려해 갤럭시S24 시리즈부터 천지인에서 쿼티 형태로 기본 자판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천지인 자판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설정에서 쿼티 대신 천지인을 기본 자판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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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인 시대 저물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며 터치 패널 도입 등으로 자판이 들어갈 수 있는 영역이 넓어졌지만, 천지인의 인기는 이어졌다. 한 글자를 치고 나서 일일이 밀어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쳐야 하는 타수가 많다는 단점에도 한 손으로 입력하기 쉬운 데다가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직관적으로 쓰기 좋다는 장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천지인 자판을 쓰면 옛날 사람’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태블릿PC나 노트북의 쿼티 자판에 익숙한 Z세대들이 천지인을 외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휴대전화 기종과 관계없이 쿼티 자판을 설정해 쓰는 젊은 세대가 급증했고, 온라인상에서 천지인 사용자들을 조롱하는 경우도 생겼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변화에 맞춰 30년 만에 기본 자판 설정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층을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사용자들의 선호도는 물론 외부로 보이는 브랜드 이미지도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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