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단독]"감독 간 이견, 촬영분 많이 뺐다" 고려거란전쟁 '귀주대첩' 허무하게 끝난 전말
27,581 210
2024.03.11 17:31
27,581 210
제작비 270억원 중 상당 금액을 쏟아부었다던 KBS '고려거란전쟁' 귀주대첩. 그러나 엉성하고도 힘 빠지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S 50주년의 이름을 걸었지만, 13.8%라는 실망스런 시청률로 마지막 회를 마무리했다. 11일 텐아시아가 핵심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 배경에는 작품 방향성에 대한 전우성 메인감독과 김한솔 감독 두 감독간의 좁혀지지 않은 이견이 있었다.

지난 10일 방영된 '고려거란전쟁' 최종회는 1019년 고려군이 귀주에서 거란군을 크게 이긴 전투인 '귀주대첩'을 다뤘다. 고려와 거란의 26년간 전투를 마무리하는 '귀주대첩'은 극 중 20분 분량으로 짧게 그려졌다. 강감찬이 이끄는 고려군은 전쟁 도중 중갑기병의 등장으로 유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고려군과 거란군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다는 각오를 다졌다. 극이 하이라이트로 치달을 때쯤 생뚱맞게 별 모양의 쇳덩어리가 하늘에 보이더니, 비가 뚝뚝 내렸다. 그렇게 전투가 종료되고 병사들이 환호하는 장면으로 넘어가 버렸다.

한마디로 중간 과정이 생략됐다. 마치 전쟁이 우천 취소로 중단되고 갑작스러운 승리를 맞이했다는 이야기다. 가장 중요했던 전투 장면이 허무하게 끝나버리자 시청자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우천 취소냐', '과거 회상인줄 알았다', '예산 부족이냐' 등의 지적이 따랐다.


11일 텐아시아 취재 결과 실제 촬영분은 이보다 더 디테일하고 길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많은 전투 장면들과 거란군의 갑옷이 잔뜩 쌓여있는 장면 등 핵심적인 연출이 빠졌다. 그러면서 강감찬이 태어날 때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하늘의 별'을 상징하는 장면만 덩그러니 남았다. 강감찬의 탄생 비화 등에 대한 사전 설명이 전혀 없었던 만큼 시청자들로선 생뚱맞게 늒낄 수 밖에 없는 연출이다. 각국 사신들이 승리를 축하하며 각종 조공과 선물을 바쳤다는 장면 등 전개상 꼭 필요하지 않았던 장면은 오히려 길게 연출하면서 이미 찍어놓은 전투신은 의도적으로 뺐다는 얘기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감독 간 내부적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거란전쟁'을 연출한 전우성 메인 감독과 김한솔 감독 사이에 좁혀지지 않은 의견 차이가 있었다는 뜻이다. 전우성 메인 감독은 극의 전반을 통제하고 편집권을 쥐고 있다. 김한솔 감독은 전투씬을 전문적으로 촬영하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흥화진전투와 귀주대첩 등 전투씬은 김한솔 감독이 맡고 나머지 소소한 전투씬을 포함해 내부 정쟁을 다루는 장면 등은 전우성 감독이 촬영한 식이다.

고려거란전쟁은 대규모 전투신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흥화진 전투'가 그랬다. 김 감독이 총지휘한 흥화진 전투 장면은 웅장한 스케일과 군사들 하나하나를 신경 쓴 듯한 디테일한 연출, 액션과 CG까지 3박자를 골고루 맞췄다. 활을 쏠 때 팔을 꺾는 장면부터 병사들의 부상당한 신체 표현 등도 디테일했다.귀주대첩은 촬영 초반에 찍었다. 귀주대첩 같은 대규모 전투 장면을 촬영하는 건 감독에게도 큰 기회다. 욕심을 낼 만한 전투 장면이기 때문에 허투루 할 수 없다. 적어도 '우천취소'로 끝나버리는 편집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실제 편집은 전 감독 주도로 이뤄지면서, 우천취소 오명만 뒤집어 썼다. 한 핵심 관계자는 "전우성 감독이 편집을 진행하면서 기존 촬영분 중 상당 부분을 뺐다"며 "감독 간 이견으로 이 같은 결과물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귀주대첩으로 작품의 공이 넘어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귀주대첩 장면 대신 후반부 외교 장면이 더 들어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텐아시아 취재 결과 거금을 들여 다 찍어놓고 사용하지 않은 장면도 있다. 현종의 즉위식 장면에선 5000만원을 넘게 쓰고도 정작 통편집하면서 1초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작품의 흥망을 결정하는 중요한 3가지 요소에는 연기력, 연출, 극본이 있다. 특히나 전쟁 신을 다루는 사극에서는 탄탄한 연출력이 성공의 키다. '고려거란전쟁'은 고려궐안전쟁에 이어 '우천취소' 귀주대첩이라는 오명만 뒤집어 썼다. 감독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고려와 거란의 전쟁사라는 훌륭한 사극 소재를 허비한 셈만 됐다. 사극 강자였던 KBS의 위상도 바닥으로 추락해버렸다.


https://n.news.naver.com/entertain/article/312/0000652992

목록 스크랩 (0)
댓글 2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야구의 재미는 끝이 없다! 이종범-정민철-박재홍-이대호 티빙 오리지널 <퍼펙트 리그 2024> 티빙 이용권 증정 이벤트 128 11.11 51,25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591,92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379,95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564,411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6,939,22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33,13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215,24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0 20.05.17 4,782,303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60,03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09,37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3238 이슈 나도 여자지만 여대의 필요성.. 잘 모르겠음... 1 22:35 430
2553237 이슈 내 동생 오늘 수능 보러 갔는데 나한테 예약 카톡 걸어놓고 감 22:35 196
2553236 기사/뉴스 배우 서윤아, 故송재림 애도 [전문] 22:34 879
2553235 이슈 원덬이 주기적으로 찾아보는 엔믹스 컬투쇼 Dash 라이브 1 22:34 31
2553234 이슈 세계관을 가진 케이팝 아티스트 최초의 시작 4 22:34 362
2553233 이슈 성수 9년차 남돌이 추천하는 성수 찐맛집 1 22:33 502
2553232 이슈 2024년 한국 스포츠선수 검색량 TOP40 1 22:33 159
2553231 이슈 TWS (투어스) : 'Last Bell' Concept Film 2 5 22:31 143
2553230 정보 🚃2024年 1~10月 서울 지하철역 수송인원 TOP 10 (~10/31)🚃 5 22:30 244
2553229 유머 🐈CatDrama🐈 1 22:28 192
2553228 이슈 2024 프리미어12 한국 - 쿠바 2차전 결과.jpg 4 22:28 1,159
2553227 이슈 지금까지 주연드라마 모두 10% 돌파한 김태리 13 22:28 664
2553226 유머 <속보> 저장버튼의 실물을 보게된 신입사원의 탄성 17 22:27 2,807
2553225 유머 원덬이 보고 빵터진 다이소 스노우볼 더쿠 후기ㅋㅋ (국내야구방/일톡펌) 31 22:26 2,406
2553224 유머 원광대 에타 근황.. twt 38 22:26 1,972
2553223 이슈 2000년대 대표 모델 사샤 피보바로바 근황 5 22:25 1,148
2553222 이슈 수작업으로 바람의나라 굿즈를 만들었다는 디씨인 7 22:24 1,080
2553221 이슈 노정의 인스타 업데이트 (feat. 있지(ITZY) 류진) 11 22:24 927
2553220 이슈 호랑이의 인간화 같은 씨름선수 9 22:23 1,066
2553219 이슈 누가 막내인지 한번에 알수 있는 아이브 릴스.shorts 14 22:21 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