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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두 달새 25건 "무죄" "무죄" "무죄"…성범죄 판결이 달라진다 [천대엽 판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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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6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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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대엽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월 4일 주심으로 선고한 대법원 판결이 6년 만에 법원의 성범죄 사건 판결 흐름을 바꾸고 있다. 천 대법관은 한 자폐 남성의 성추행 사건을 “장애로 인한 강박·상동행동일 수 있다”며 무죄로 파기하면서 6년 전 박정화 대법관 판결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박 당시 대법관은 2018년 10월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선 안 된다”고 판결했다(이하 ‘성인지감수성’ 판결).

 

이번에 천 대법관은 “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없이 인정해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천대엽 판결’)며 해석을 제한했다. 천대엽 판결이 파장이 큰 건 성범죄 사건 대부분이 CCTV 영상 같은 객관적인 직접 증거는 부족하고 피해자 진술과 정황 증거만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법원 사법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일까지 법원에서 천대엽 판결을 인용한 1·2심 판결이 두 달만에 27건이 나왔고, 전부 무죄를 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을 통해 하급심 판결문을 전부 입수해 분석한 결과 27건 중 25건이 강간·준강간을 포함한 성범죄 사건이었다. 이 중 1심에서 징역 3~6년의 실형을 선고한 성폭행 사건을 2심에서 천대엽 판결을 인용해 무죄로 뒤집은 사건도 5건이 나왔다.
 

 

성범죄 1심 징역 5년→2심 무죄에 ‘천대엽 판결’ 인용
 

 

이 5건의 항소심 무죄 판결은 대부분 천대엽 판결을 인용해 1심에선 인정했던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면서 나왔다. 과외 선생님인 A씨가 미성년자인 학생을 3차례 유사성행위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대표적이다.


1심을 맡은 수원지법은 2022년 2월 “피해자 진술이 신고부터 법정까지 비교적 일관되고,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모를 세부적인 감정 묘사도 믿을 수 있다”며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수원고법은 지난 1월 31일 “추행의 장소‧일시‧대응에 대한 피해자 진술이 달라진 건 나이 등의 한계로 설명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섰다”며 “피해자가 과외를 받지 않기 위해 과장·허위신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피해 아동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무죄로 뒤집었다.

 

 

-생략-

 

 

인용 하급심 ‘무죄’ 27건… 최고 인기 문장은 “무조건 유죄 NO”


‘천대엽 판결’은 총 14페이지 중 4페이지에 걸쳐 법리를 적었는데, 이 중 하급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인용된 부분은 ‘피해자 진술을 믿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는 부분이다.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해야 하고,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선 안되지만(…)이는 성범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제한 없이 인정해야 한다거나 그에 따라 해당 공소사실을 무조건 유죄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2018년 도입한 ‘성인지감수성’의 잘못된 해석을 지적한 대목(성범죄 판결 25건 중 21건에서 인용)과, 뒤이어 쓰인 “성범죄 피해자 진술에 대하여 성인지적 관점을 유지하여 보더라도,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문장도 같이 인용하는 경우도 많았다(성범죄 25건 중 17건에서 인용).

 

사실 ‘천대엽 판결’ 자체는 피해자 진술을 믿은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선 믿는데, 다른 사건에선 못 믿을 때가 있다’는 얘기를 넣은 것이다. 이에 대해 “쟁점과 관련 없는 내용을 판결문에 끼워팔기한 의도적 설시(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란 해석도 있다. ‘천대엽 판결’에서 무죄취지 파기환송의 이유는, 피해자 진술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더라도 피고인의 무죄 주장을 배척하기 충분하지 않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비교적 적게 인용됐다(11건). 그 밖에 무죄추정의 원칙을 재차 강조하는 “공소사실의 증명책임은 검사에 있고, 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로 피고인 주장 인정이 부정된다며 유죄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는 부분은 10차례 인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천 대법관이 ‘무죄추정의 원칙’을 벼르고 있다가 관련 사건이 올라오니 작심하고 쓴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345522?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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