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시티 서쪽에 도착한 구호품 트럭에 사람들이 몰려든 모습.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주민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해 최소 104명이 사망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규모 인명 참사가 나면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도 대형 악재가 될 전망이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가자시티 서쪽 나부시 교차로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에 수천 명의 주민이 몰려들었다.
한 목격자는 AFP 통신에 "구호품을 가득 실은 트럭이 이스라엘군 탱크 가까이 접근했고, 이어 수천 명의 주민이 트럭으로 몰려들었다"며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서자 이스라엘군이 군중을 향해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하마스 측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104명이 사망했으며, 750여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또 너무 많은 부상자가 한꺼번에 이송되면서 알시파 병원 등 가자시티 주요 의료기관들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건부는 설명했다.
앞서 알자지라 방송과 AP 통신은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공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시티 서쪽 지역에 공습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구호품 트럭에 몰려들다 서로를 밀치면서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반박하면서, 항공 촬영된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소식통은 이후 일부 군중이 구호 업무를 조정하던 이스라엘군에게 다가와 위협을 가했고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발포했다고 전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추악한 학살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현재 진행 중인 휴전·인질 석방 협상의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마스는 "지도부가 실행중인 협상은 우리 주민의 희생을 대가로 삼지 않는다. 협상 실패의 책임은 이스라엘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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