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명품 중고거래 크게 늘어
저출산 기조 'VIB(매우 소중한 아이)' 위해
백화점들 명품 유아복브랜드 매출신장률 두자릿수
"젊은 엄마들의 명품 브랜드 수요 점점 더 커져"
명품 유아복에 대한 관심이 해마다 커지면서 중고시장에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고있다. 고가의 명품에 부담을 느끼던 부모들이 중고거래 시장에서 자녀를 위해 지갑을 열면서다.
25일 중고 사이트 ‘중고나라’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영국 명품 브래드인 ‘버버리 키즈’를 검색한 결과 총 485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어린이들이 입을 수 있는 패딩이나, 스커트, 니트, 코트 등을 판매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84건의 글이 올라왔지만 1년여 만에 200여개나 증가했다. 명품에 대한 소비와 관심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명품도 마찬가지였는데 ‘몽클레어 키즈’ 관련 게시글은 177건, ‘펜디 키즈’는 61건으로 모두 지난해보다 많았다.
명품 유아복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배경은 출산율 감소가 꼽힌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자녀를 낳지 않는 이른바 '딩크족'이 늘고, "한 명만 낳아 잘 기르자"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자녀에게 적극 투자하는 'VIB(매우 소중한 아이, Very Important Baby)족'이 많아진 것이다. 적게 낳은 만큼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을 주고 소비에 나서는 것이다. 한 명의 아이에게 열 개의 지갑이 있다는 ‘텐포켓’ 소비 트렌드도 마찬가지다. 조부모, 이모, 고모, 삼촌 등은 자라나는 아이 한명을 위해 지갑을 활짝 열고 있다.
명품 제품을 착용한 유아들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키즈 명품 시장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자녀의 또래들이 명품 제품을 갖고 있을 경우 '내 자식만 갖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일례로 연예인 이지혜씨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에서 "놀이터를 나갔는데 내 딸 빼고 애들이 다 명품 패딩을 입고 있었다"며 "명품 사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열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합리적이지 못한 소비라고 생각해 자녀에게 명품을 사주지 않겠다고 생각해 왔지만, 주변 환경 때문에 명품 소비에 나선다는 이야기다.
키즈 명품 수요가 커지면서 명품, 프리미엄급 유아용품 브랜드들이 백화점 매출 효자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곳의 지난해 수입·명품 아동복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대의 성장세를 보였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저하로 지난해 패션업계는 역성장을 기록하며 고된 한 해를 보냈지만, 수입·명품 유아용품 시장의 사정만은 달랐다. 롯데백화점의 펜디, 지방시 등 명품 유아복 브랜드는 전년 대비 10% 성장했고, 프리미엄 유모차, 욕조로 잘 알려진 '부가부'와 '스토케' 등의 유아용품 신장률은 25%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에선 '펜디', '디올' 등 명품 유아복 브랜드 매출은 전년 대비 27%나 신장했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유아 인구는 절대적으로 줄고 있지만, 백화점 브랜드 매출은 해마다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기대 수준은 높아지고 있어 더욱 다양한 브랜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소비 여력이 크고 명품·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팔리는 점포 위주로 명품 브랜드들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이 중심이다. 최근엔 베이비 디올의 '선물 전문 매장'도 열었다. 2022년 강남점에 베이비 디올 매장 처음 선보인 이후 또 하나의 매장을 열게 된 것이다. 선물 수요가 많다고 판단해 해당 매장을 연 것인데, 매장에선 유모차와 인형, 신생아 바디수트, 베이비향수 등을 판매한다. 또 다음달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인 '아뜰리에 슈'가 신세계 강남점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점에 문을 연다. 10만원이 훌쩍 넘지만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속싸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현대백화점은 유아용품 명품 브랜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압구정점에 '베이비 디올' 매장을 들였고 8월엔 판교점에 '펜디 키즈' 매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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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384130?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