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구. 전역 후 KBS [해피선데이] ‘1박2일’ 시즌 3의 새 멤버가 된 윤시윤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불린다.
연예인이 되기 전 본명이기도 한 윤동구라는 호명 안에서 그는 동구라는 어감과 묘하게 어울리는 허당의 모습으로,
단시일 내에 말 그대로 리얼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이 윤시윤이라는 배우에게 기대하고 또 예상했던 모습을 유쾌하게 배반하며 자신의 민낯으로 새롭게 사랑받고 있는 그는,
이 쇼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고 무엇을 즐기고 싶은 걸까.
윤시윤에게 듣는 ‘1박2일’, 그리고 윤동구에 대한 이야기.
‘1박2일’ 첫 촬영 김준호와의 탁구 대결에서 패배한 이후 탁구를 배운다고 들었다.
윤시윤: 기초반에서 레슨을 계속 받고 있긴 한데 JTBC [마녀보감] 후반부 촬영 때 너무 바빠져서 못 갔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불 수 있다. 꼭 준호 형에게 져서 복수하려 시작한 건 아니고, 지금까지 사회체육이라 할 만한 걸 너무 안 해본 것 같아서 기회 삼아 배우고 있다. 외동아들에 배우로서 살다 보니 남들과 뭔가를 같이 하며 노는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런 면에서 생활체육은 남과 함께 하기에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았다. 가령 탁구채와 탁구대가 있으면 함께 있는 사람에게 탁구나 한 판 칠까, 라고 말할 수 있고 못한다고 빼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면 좋겠다. 그 정도 수준만 되면 탁구를 그만두고 배드민턴을 배울 수도 있고.
혼자 하는 취미를 좋아했던 건 정적인 걸 좋아해서인가 타인과 관계 맺는 걸 싫어해서인가.
윤시윤: 사람을 좋아하긴 하는데 혼자 생각하고 그걸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 위주로 만났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깊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다투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학습이 부족했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언제, 왜 들었나.
윤시윤: ‘1박2일’ 첫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형들이 나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고 나도 더 다가가고 싶은데 서로의 교집합이 아직 많지 않았다. 우정이나 사랑 같은 관계가 다 그렇지 않나. 좋아하면 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다양한 교집합을 만들고 싶어지는 것처럼, 나 역시 그런 걸 하고 싶었다. 전에는 이미 교집합을 공유하는 사람들하고만 관계를 맺었다면, 이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 스스로 교집합을 만들려는 거지. 그래서 얼마 전에는 거의 10년 만에 데스크톱 컴퓨터도 구매했다. 형들이 [오버워치]를 한다기에 나도 좀 시작해보려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도 함께 즐길 거리가 없다면 슬프지 않나.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걸로 어울리면 자칫 스스로 생각하는 어떤 기준들이 무너질 수도 있을 텐데.
윤시윤: 확실한 건, 내 생각만 그대로 유지하고 살려면 산에 들어가서 글을 써야 할 거다. 직업인으로서 또 대중예술인으로서 부딪히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 (차)태현이 형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가령 제작진이 요구하는 것 중에 시청자가 보기에도 좀 불편한 게 있을 수 있다. 그러면 태현이 형은 이건 좀 이상하다고 충분히 어필을 한 다음에 제작진이 요구한 것을 또 최선을 다해 한다. 이 사람의 화법 자체가 그렇다. 자기 의견을 개진해도 합치가 잘 안 될 때, 마지막엔 항상 네 생각이 있겠지, 라고 한다.
차태현이 본인에게 모범이 되는 삶이라면, 와 저런 삶도 가능하구나 싶은 멤버도 있나.
윤시윤: 정준영. 내가 감히 준영이의 삶을 평가하려는 건 아니지만, 참 재밌게 산다 싶다.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인데 단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한에서 자유를 누린다. 나와 정반대다. 나는 스스로 만든 어떤 틀 안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걸 좋아한다. 각자 타고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1박2일’은 어느 정도 삶의 방식에 변화를 주는 도전 같은데.
윤시윤: ‘1박2일’ 시작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건, 말실수를 해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었다. 나를 들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해병대 다녀왔다는데 운동에선 굉장히 몸치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는데 지식은 허접스럽게 얕고. 그런 걸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결국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익숙해진 촬영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다가 빵 터지는 작품을 하면 좋겠다는 욕망만 있었던 거지. 그런데 연기라는 것의 첫 번째는 가장 나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을 카메라에 내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전에는 내 감정과 내 생각이 뭔지 살피기보단 잘해야 한다,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연기에서도 진짜 내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나다움을 보여주기 전에 배우로서 다양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건 일종의 자만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기회가 ‘1박2일’이다.
기대만큼 좋은 동기부여가 되나.
윤시윤: 이런 거지. 내가 다이빙을 무서워해서 3m부터 뛰어내리면서 적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눈 떠보니 10m에서 누가 날 민 거다. (웃음) 첫 촬영부터 예상치도 못하게 집으로 쳐들어와서 내 속옷을 공개하고. 그날 하루는 너무 당황스럽고 아찔했는데, 오히려 그 덕에 내 다짐을 한 방에 실현시켜준 거다. 그날 바로 윤동구가 되었으니까. 그렇다면 이 모습 때문에 생기는 미움조차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진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 건가.
윤시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단 생각은 없었지만, 말 그대로 미움받을 용기가 없었다. 세상에 미움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만 진짜 내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선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군대에서 그걸 많이 느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이유 없이 미움도 받아보고 철저히 고립되는 경험도 해봤는데, 결국 남에게 미움받고 안 받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사랑받는 것이더라. 그게 다수이든 소수이든.
윤시윤: 기초반에서 레슨을 계속 받고 있긴 한데 JTBC [마녀보감] 후반부 촬영 때 너무 바빠져서 못 갔다.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불 수 있다. 꼭 준호 형에게 져서 복수하려 시작한 건 아니고, 지금까지 사회체육이라 할 만한 걸 너무 안 해본 것 같아서 기회 삼아 배우고 있다. 외동아들에 배우로서 살다 보니 남들과 뭔가를 같이 하며 노는 경험이 별로 없었다. 그런 면에서 생활체육은 남과 함께 하기에 좋은 취미가 될 것 같았다. 가령 탁구채와 탁구대가 있으면 함께 있는 사람에게 탁구나 한 판 칠까, 라고 말할 수 있고 못한다고 빼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면 좋겠다. 그 정도 수준만 되면 탁구를 그만두고 배드민턴을 배울 수도 있고.
혼자 하는 취미를 좋아했던 건 정적인 걸 좋아해서인가 타인과 관계 맺는 걸 싫어해서인가.
윤시윤: 사람을 좋아하긴 하는데 혼자 생각하고 그걸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도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 위주로 만났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도 깊은 대화를 통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다투며 문제를 풀어나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학습이 부족했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언제, 왜 들었나.
윤시윤: ‘1박2일’ 첫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형들이 나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지고 나도 더 다가가고 싶은데 서로의 교집합이 아직 많지 않았다. 우정이나 사랑 같은 관계가 다 그렇지 않나. 좋아하면 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다양한 교집합을 만들고 싶어지는 것처럼, 나 역시 그런 걸 하고 싶었다. 전에는 이미 교집합을 공유하는 사람들하고만 관계를 맺었다면, 이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 스스로 교집합을 만들려는 거지. 그래서 얼마 전에는 거의 10년 만에 데스크톱 컴퓨터도 구매했다. 형들이 [오버워치]를 한다기에 나도 좀 시작해보려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도 함께 즐길 거리가 없다면 슬프지 않나.
하지만 좋은 게 좋은 걸로 어울리면 자칫 스스로 생각하는 어떤 기준들이 무너질 수도 있을 텐데.
윤시윤: 확실한 건, 내 생각만 그대로 유지하고 살려면 산에 들어가서 글을 써야 할 거다. 직업인으로서 또 대중예술인으로서 부딪히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 부분에 있어 (차)태현이 형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가령 제작진이 요구하는 것 중에 시청자가 보기에도 좀 불편한 게 있을 수 있다. 그러면 태현이 형은 이건 좀 이상하다고 충분히 어필을 한 다음에 제작진이 요구한 것을 또 최선을 다해 한다. 이 사람의 화법 자체가 그렇다. 자기 의견을 개진해도 합치가 잘 안 될 때, 마지막엔 항상 네 생각이 있겠지, 라고 한다.
차태현이 본인에게 모범이 되는 삶이라면, 와 저런 삶도 가능하구나 싶은 멤버도 있나.
윤시윤: 정준영. 내가 감히 준영이의 삶을 평가하려는 건 아니지만, 참 재밌게 산다 싶다.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인데 단 본인이 책임질 수 있는 한에서 자유를 누린다. 나와 정반대다. 나는 스스로 만든 어떤 틀 안에서 조금씩 쌓아가는 걸 좋아한다. 각자 타고난 방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1박2일’은 어느 정도 삶의 방식에 변화를 주는 도전 같은데.
윤시윤: ‘1박2일’ 시작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건, 말실수를 해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었다. 나를 들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해병대 다녀왔다는데 운동에선 굉장히 몸치고, 책 읽는 걸 좋아한다는데 지식은 허접스럽게 얕고. 그런 걸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결국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던 것 같다. 배우로서 익숙해진 촬영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경력을 쌓다가 빵 터지는 작품을 하면 좋겠다는 욕망만 있었던 거지. 그런데 연기라는 것의 첫 번째는 가장 나에 가까운 자연스러움을 카메라에 내보내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전에는 내 감정과 내 생각이 뭔지 살피기보단 잘해야 한다,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서 연기에서도 진짜 내 모습을 못 보여줬는데, 나다움을 보여주기 전에 배우로서 다양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 건 일종의 자만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을 과감히 벗어던질 수 있는 기회가 ‘1박2일’이다.
기대만큼 좋은 동기부여가 되나.
윤시윤: 이런 거지. 내가 다이빙을 무서워해서 3m부터 뛰어내리면서 적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눈 떠보니 10m에서 누가 날 민 거다. (웃음) 첫 촬영부터 예상치도 못하게 집으로 쳐들어와서 내 속옷을 공개하고. 그날 하루는 너무 당황스럽고 아찔했는데, 오히려 그 덕에 내 다짐을 한 방에 실현시켜준 거다. 그날 바로 윤동구가 되었으니까. 그렇다면 이 모습 때문에 생기는 미움조차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진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인 건가.
윤시윤: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단 생각은 없었지만, 말 그대로 미움받을 용기가 없었다. 세상에 미움받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다만 진짜 내 모습을 사랑해줄 사람을 찾기 위해선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군대에서 그걸 많이 느꼈다.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이유 없이 미움도 받아보고 철저히 고립되는 경험도 해봤는데, 결국 남에게 미움받고 안 받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사랑받는 것이더라. 그게 다수이든 소수이든.
-윤시윤│②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 미숙한 청춘이 바로 나”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가면서 굳이 해병대처럼 힘든 곳을
간 이유가 있나.
윤시윤: 사실 군대 가기 싫지. 정말 군대 갈 때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나도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내 안에서 남들보다 편하게 군 생활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스무 살 때만 해도 멋지게 다녀오자는 생각을 했는데, 연예인이라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대접을 받다 보니 초심이 많이 흔들리는 거다. 슬슬 주변에서 오는 유혹들이 정말 진지하게 들리고. 그래서 더 반발심에 아, 이러지 말자, 싶었다. 지금 함께하는 소속사 대표님이 나 스무 살 때, 해병대를 다녀오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워낙 겁이 많으니까 그걸 극복하면 좋겠다고. 그때 알았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마음으로 갔던 것 같다. 딱히 멋진 이유는 없다.
육체적으로 힘들기로 유명한 조직인데 거기서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윤시윤: 팬 미팅 때 팬들에게 이야기한 게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볼트]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 볼트는 할리우드 TV 시리즈에 슈퍼 강아지로 출연하는 개인데, 어떤 사고 때문에 주인에게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가 능력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슈퍼 강아지인 줄 알고 철장을 구부리려고 하는데 안 되고, 주위 동료들이 넌 그냥 개일 뿐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군대에서의 내가 딱 그랬다. 너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썩 유쾌하진 않은 방식으로 알려주더라. 힘들었다. 나이 서른이 다 돼서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 그런데 [볼트]를 보면 볼트가 기차를 타고 가면서 혓바닥을 내미는데 기분이 이상하게 좋은 거다. 동료가 개들은 원래 이러면 기분이 좋다고 말해준다. 그걸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배우로서 드라마가 잘되고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소소하게 인간 윤시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이 있는 거다. 훈련 끝나고 게임하는 내 모습이 좋고, 밥으로 나오는 고기가 너무 행복하고, 그런 것들.
배우로선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전역할 땐 어땠나.
윤시윤: 거의 한 달간은 잠을 못 잤다. 나를 기다려줄까? 당연히 잊었겠지? 연예인으로 활동하던 내 모습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전역 날 잊지 않고 나를 찍으러 와준 기자분들이 너무 감사했다. 와, 이 사람들 바쁠 텐데 뭐 찍을 게 있다고 여기까지 왔나. 고맙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운 좋게 ‘1박2일’과 [마녀보감]을 만나게 된 거고. ‘1박2일’이 새로운 도전이었다면, [마녀보감]은 윤시윤다운 연기를 요구해주는 현장이었다.
[마녀보감] 허준의 어떤 면이 윤시윤답다고 느꼈나.
윤시윤: 불. 나를 정의할 수 있는 건 불인 것 같다. 타오르지만 불안하게 흔들리는 불. 열정은 있지만 그 열정만큼 탄탄한 기반은 부족한, 그럼에도 타고 있는 그런 불완전함. [마녀보감]의 젊은 허준 캐릭터가 내겐 그렇게 보였다.
그 불완전함을 청춘으로 이해해도 될까.
윤시윤: 그게 청춘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윤시윤이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난 멋있는 사람이 아닌데 멋있는 척하는 건 아닌 거 같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미숙한 청춘이 나이고, 지금의 순간을 잘 살아내고 무르익을 때 어느 순간 멋진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닌데 마치 내가 이미 어른인 것처럼 굴고 어른의 멋을 부리려고 하면 안 되지 않을까.
‘1박2일’에서 이화여자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런 흔들리는 청춘에 대한 강연을 했는데.
윤시윤: 오히려 내 또래 중에 너무 안 흔들리는 사람이 많았다. 삶에 대해 다 안다는 것처럼 인생은 원래 이래, 연예인은 다 인맥이야, 회사 빨이야, PD나 국장에게 비비면 돼, 라고 말하고 정작 본인은 별다른 노력을 안 하고, 술 먹고 노는 거에 더 바쁘고.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회의를 느끼다가 군대에 가서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고민을 보며, 아 맞아, 우리 나이란 이런 거지 싶었다. 또 이화여대에 갔을 때 학교를 안내해준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군대 가서 나라 지키는 까까머리 남자애와 똑같은 고민을 하더라. 촬영 30분 전에 강연을 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는데, 딱히 준비할 것도 없이 그냥 그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흔들리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됐다.
본인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때 연예인으로서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할 텐데.
윤시윤: 스무 살 때 거의 무명에 가까운 연예인으로서 연예인 봉사단체에 갔는데 연예인이 아무도 없었다. 처음에는 개그맨 몇 분이서 만들었는데 바쁘니까 아무도 못 나오고 연예인 아닌 분들만 봉사 활동을 했다. 그렇게 몇 달 함께 활동을 하는데, 나처럼 무명으로 활동하는 한 가수분이 여기에 톱스타들이 한 번만 와주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느냐, 너는 나중에 톱스타가 되면 마음 변하지 말고 꼭 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맞아, 톱스타가 있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용기를 얻을까, 그런 걸 느꼈다.
그런 이타적 태도가 누구에게나 당연한 삶의 방식은 아니다.
윤시윤: 난 그렇게 배워왔으니까. 어릴 때부터 그런 존재가 되라고 책을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배워왔기 때문에 그런 걸 꿈꿨던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 물론 지금까진 아직 내 미래가 두렵고 불안하고 밤만 되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불안한 청년 윤시윤이지만, 단단하고 꿋꿋해져서 타인을 위해 살아갈 때 스스로 삶이 편안해질 것 같다.
그렇게 불안한 청춘을 겪어내고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은 뭔가.
윤시윤: 내가 정의내리는 어른은,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다. 어릴수록 ‘나’만 중요하지 않나. 내 감정, 내 생각 등등. 어른이라는 건 내가 아닌 이 사람의 마음이 어떨 것인지 고려하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난 아직 아닌 거지. (웃음) 여전히 내 세계에 빠져 불안정한 사람이니까.
윤시윤: 사실 군대 가기 싫지. 정말 군대 갈 때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나도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내 안에서 남들보다 편하게 군 생활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스무 살 때만 해도 멋지게 다녀오자는 생각을 했는데, 연예인이라고 좋은 차를 타고 좋은 대접을 받다 보니 초심이 많이 흔들리는 거다. 슬슬 주변에서 오는 유혹들이 정말 진지하게 들리고. 그래서 더 반발심에 아, 이러지 말자, 싶었다. 지금 함께하는 소속사 대표님이 나 스무 살 때, 해병대를 다녀오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워낙 겁이 많으니까 그걸 극복하면 좋겠다고. 그때 알았다고 했는데 그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마음으로 갔던 것 같다. 딱히 멋진 이유는 없다.
육체적으로 힘들기로 유명한 조직인데 거기서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는 건 어떤 경험이었나.
윤시윤: 팬 미팅 때 팬들에게 이야기한 게 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볼트]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 볼트는 할리우드 TV 시리즈에 슈퍼 강아지로 출연하는 개인데, 어떤 사고 때문에 주인에게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가 능력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슈퍼 강아지인 줄 알고 철장을 구부리려고 하는데 안 되고, 주위 동료들이 넌 그냥 개일 뿐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고 말한다. 군대에서의 내가 딱 그랬다. 너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썩 유쾌하진 않은 방식으로 알려주더라. 힘들었다. 나이 서른이 다 돼서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 그런데 [볼트]를 보면 볼트가 기차를 타고 가면서 혓바닥을 내미는데 기분이 이상하게 좋은 거다. 동료가 개들은 원래 이러면 기분이 좋다고 말해준다. 그걸 깨달았던 것 같다. 내가 배우로서 드라마가 잘되고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소소하게 인간 윤시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이 있는 거다. 훈련 끝나고 게임하는 내 모습이 좋고, 밥으로 나오는 고기가 너무 행복하고, 그런 것들.
배우로선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전역할 땐 어땠나.
윤시윤: 거의 한 달간은 잠을 못 잤다. 나를 기다려줄까? 당연히 잊었겠지? 연예인으로 활동하던 내 모습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전역 날 잊지 않고 나를 찍으러 와준 기자분들이 너무 감사했다. 와, 이 사람들 바쁠 텐데 뭐 찍을 게 있다고 여기까지 왔나. 고맙고 부끄러웠다. 그리고 운 좋게 ‘1박2일’과 [마녀보감]을 만나게 된 거고. ‘1박2일’이 새로운 도전이었다면, [마녀보감]은 윤시윤다운 연기를 요구해주는 현장이었다.
[마녀보감] 허준의 어떤 면이 윤시윤답다고 느꼈나.
윤시윤: 불. 나를 정의할 수 있는 건 불인 것 같다. 타오르지만 불안하게 흔들리는 불. 열정은 있지만 그 열정만큼 탄탄한 기반은 부족한, 그럼에도 타고 있는 그런 불완전함. [마녀보감]의 젊은 허준 캐릭터가 내겐 그렇게 보였다.
그 불완전함을 청춘으로 이해해도 될까.
윤시윤: 그게 청춘이라고 생각하고, 또한 윤시윤이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난 멋있는 사람이 아닌데 멋있는 척하는 건 아닌 거 같다.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마음이 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미숙한 청춘이 나이고, 지금의 순간을 잘 살아내고 무르익을 때 어느 순간 멋진 어른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아닌데 마치 내가 이미 어른인 것처럼 굴고 어른의 멋을 부리려고 하면 안 되지 않을까.
‘1박2일’에서 이화여자대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런 흔들리는 청춘에 대한 강연을 했는데.
윤시윤: 오히려 내 또래 중에 너무 안 흔들리는 사람이 많았다. 삶에 대해 다 안다는 것처럼 인생은 원래 이래, 연예인은 다 인맥이야, 회사 빨이야, PD나 국장에게 비비면 돼, 라고 말하고 정작 본인은 별다른 노력을 안 하고, 술 먹고 노는 거에 더 바쁘고.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회의를 느끼다가 군대에 가서 나보다 어린 친구들의 고민을 보며, 아 맞아, 우리 나이란 이런 거지 싶었다. 또 이화여대에 갔을 때 학교를 안내해준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군대 가서 나라 지키는 까까머리 남자애와 똑같은 고민을 하더라. 촬영 30분 전에 강연을 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는데, 딱히 준비할 것도 없이 그냥 그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흔들리는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됐다.
본인보다 어린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때 연예인으로서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할 텐데.
윤시윤: 스무 살 때 거의 무명에 가까운 연예인으로서 연예인 봉사단체에 갔는데 연예인이 아무도 없었다. 처음에는 개그맨 몇 분이서 만들었는데 바쁘니까 아무도 못 나오고 연예인 아닌 분들만 봉사 활동을 했다. 그렇게 몇 달 함께 활동을 하는데, 나처럼 무명으로 활동하는 한 가수분이 여기에 톱스타들이 한 번만 와주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느냐, 너는 나중에 톱스타가 되면 마음 변하지 말고 꼭 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맞아, 톱스타가 있으면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얼마나 용기를 얻을까, 그런 걸 느꼈다.
그런 이타적 태도가 누구에게나 당연한 삶의 방식은 아니다.
윤시윤: 난 그렇게 배워왔으니까. 어릴 때부터 그런 존재가 되라고 책을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배워왔기 때문에 그런 걸 꿈꿨던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 물론 지금까진 아직 내 미래가 두렵고 불안하고 밤만 되면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 불안한 청년 윤시윤이지만, 단단하고 꿋꿋해져서 타인을 위해 살아갈 때 스스로 삶이 편안해질 것 같다.
그렇게 불안한 청춘을 겪어내고 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은 뭔가.
윤시윤: 내가 정의내리는 어른은, 타인에 대한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다. 어릴수록 ‘나’만 중요하지 않나. 내 감정, 내 생각 등등. 어른이라는 건 내가 아닌 이 사람의 마음이 어떨 것인지 고려하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난 아직 아닌 거지. (웃음) 여전히 내 세계에 빠져 불안정한 사람이니까.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6081410557238340
기사가 너무 좋아서 가져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