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가격’ 논란을 빚은 명동 길거리 음식이 여전히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서울시와 중구청이 나서 단속하고 있지만 관광상권이라 가격이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어쩔 수 없다는 옹호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상권을 살리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백화점보다 비싸…유튜브 보니 한국인들은 안 먹는다고”
19일 오후 4시 서울시 중구 명동 관광특구. 추운 날씨지만 노점상들이 일제히 오픈 준비에 나서면서 명동 일대가 북적거렸다.
외국인 관광객은 삼삼오오 백팩을 메고 걷거나 휴대전화를 어깨 위로 높게 들어 연신 사진을 찍었다.
일본인 히마리(21)씨는 “오랜만에 한국 여행을 왔다. 명동도 오랜만인데 거의 바뀌지 않은 듯하다”면서도 “길거리 음식이 많이 비싸다. 길거리에서 파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본과 차이가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전일 백화점을 갔다는 그는 “백화점에서 파는 붕어빵보다 명동 길에서 파는 붕어빵이 비싸다”며 “유튜브에서 한국인들은 명동 길거리 음식을 잘 안 먹는다고 봤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싼 건지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밝혔다.
지인인 카오루(22)씨 역시 “요즘엔 한국여행을 오면 명동이나 인사동보다 성수동이나 강남을 더 많이 간다”며 “명동을 자주 오지는 않을 거 같다. 강남보다 먹거리가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예로 든 붕어빵은 크루아상 형태의 퓨전 붕어빵으로, 서울지역 대부분에서 2000원 후반대에서 3000원대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동에서는 개당 4000원으로 관광지임을 감안해도 다소 가격이 높다.
앞서 명동에서 붕어빵이 개당 4000원에 판매된다는 지적에 서울 중구청이 “퓨전 붕어빵인 타이야끼”라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일반적인 붕어빵은 4개 5000원 수준에 판매되고 있었다.
답답한 상인들 “요새 물가 인건비 반영 안 돼”
명동거리를 살펴본 결과 단속 덕분인지 메뉴판이 없는 노점은 없었다.
메뉴별 가격은 △치즈김치말이삼겹살 1만원 △랍스터 치즈구이 2만원 △코코넛 새우튀김 1만원 △블루베리 수플레 케이크 1만5000원 △닭강정 1만원 △스테이크 1만5000원 △탕후루 5000원 △야채전 5000원 △어묵 4000~5000원 등이었다.
관광지인 만큼 저렴한 메뉴는 찾기 어려웠지만 이색 메뉴나 재료 가격이 높을수록 가격대가 1만원을 넘었다.
명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40대 A씨는 “요새 안 오른 게 어딨나”라며 “메뉴 가격을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 가게는 문제지만, 추운 날씨에 나와 정성스럽게 하는 생업이고 불법도 아닌데 지나치게 비판 받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노점상을 하는 30대 B씨 역시 “시선이 안 좋지만 나름 외국어 공부도 하고 열심히 해왔다”며 “자장면 한 그릇이 만원하는데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료비와 인건비 생각해봐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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