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복지부, 의사 음주진료 금지 추진 논란… "술 마시고 수술 안 돼" vs "야간 응급환자 외면 우려"
29,181 362
2024.01.18 08:33
29,181 362
보건복지부가 의사의 음주 진료금지 관련 규정 신설 및 처벌 강화 검토에 착수했다. 최근 응급의학과 의사가 음주 상태에 진료하고도 형사입건되지 않아 논란이 된 것을 계기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18일 "의사 음주진료 금지 규정을 신설하고 자격 정기 기간을 늘리도록 의료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의사의 진료행위에 대한 사법처리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과 시행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인데, 이 때 음주진료 관련 내용 등을 함께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적 제재가 환자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의료진이 부족한 필수의료 현실을 고려할 때 음주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가 환자에게 오히려 불이익을 초래할 수도 있단 우려 때문이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12일 오후 11시께 음주 상태로 환자를 수술한 종합병원 의사 20대 A씨를 적발했다. 하지만 음주 의료행위에도 A씨가 경찰에 입건되지 않으며 논란이 일었다. 현행법상 음주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한 것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 규정은 의료법 제66조 1항 1호로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하는 행위를 했을 경우' 1년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다. 음주 의료행위의 경우 통상 1개월 이내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이날 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개년(2019∼2023년) 음주 상태로 의료 행위를 하다 적발돼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는 9명으로 모두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2020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음주 의료 행위의 행정처분 기준을 자격정지 1개월보다 강화하라’고 복지부에 권고한 바 있다.


음주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 제재 필요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쟁점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느냐'이다. 의료계는 음주 의료행위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란 것엔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열악한 의료계 현실상 법적 제재는 환자가 치료받지 못할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인력 구조상 근무시간이 아니더라도 의사들이 응급상황으로 병원에 나오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닐 뿐 현행법상 근무시간이 아닌 의사가 응급상황으로 병원에 돌아와 음주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도 자격정지 처분 대상이 된다. 이에 법적 제재보단 필수의료 체계 개선이 우선이라는 것이 의료계 주장이다. 일례로 필수의료인 산부인과의 경우 24시간 담당 임산부의 분만을 대기해야 한다. 인력 부족으로 당직과 비번의 경계가 없는 경우도 잦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은 "근무시간이 아닌 의사가 응급 상황 속 의료 인력 부족 등 이유로 급하게 지원을 나온 경우 같은 특수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남궁인 이화여대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법적 제재보단 자정작용에 먼저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몇몇 특수한 처치와 바이탈을 다루는 필수의료진의 경우 대학병원이라 해도 분야별로 1~2명밖에 없다"며 "이들이 365일 24시간 대기해야 하는데, 퇴근 후 술 한잔 마신 상태에서 진료했다고 처벌하면, 처벌받지 않기 위해 응급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음주 진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면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가 가속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일례로 충북 지역 유일한 신생아중환자실이 폐쇄 위기에 처했다. 야간당직 전문의 3명이 최근 모두 그만뒀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과 교수 2명이 이틀에 한 번씩 24시간 당직근무를 서고 있지만, 지속 불가능한 상황에 부닥쳤다. 같은 병원 소아응급센터도 소아청소년과 교수 5명 중 2명이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음주 의료행위 처벌 피하려면 1년 내내 하루 24시간 술을 입에 대지 않거나, 퇴근하고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응급환자라도 치료를 거부하는 방법뿐이다.



반면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측은 음주 의료행위는 환자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란 입장이다. 김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환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술을 마신 의사에게 진료받아도 괜찮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음주 기준을 정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음주 의료행위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청권의 한 상급 종합병원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B씨도 "아침까지 회식하고 술이 안 깬 상태로 수술하는 의사도 종종 있다. 수술 중 숙취로 토하고 싶다는 이도 봤다" 며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환자 입장에선 음주운전자가 모는 차에 탄 것과 같을 것"이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368584?sid=101

목록 스크랩 (0)
댓글 36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리디 맠다💙] 1년에 단 한 번! 웹툰 만화 웹소설 최대 90% 할인 리디 맠다 이벤트 129 12.05 60,560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247,735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0,885,05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294,0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221,343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07.22 1,000,50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0 21.08.23 8,446,09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3 20.09.29 7,375,65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89 20.05.17 8,567,754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2 20.04.30 8,458,63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262,49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26847 기사/뉴스 건진법사 “尹 대통령 당선, 통일교 은혜입은 것…김건희도 납득” 15:55 34
2926846 이슈 떡으로 만든 갈비찜 15:53 274
2926845 이슈 엑스디너리히어로즈 2025 멜론 마이레코드 - 최애곡 TOP5는? 1 15:52 97
2926844 유머 깜냥이 사랑이 시험받는 검은 고양이 짝맞추기 메모리 카드게임.jpg 5 15:52 287
2926843 정보 네페 15원 15 15:51 775
2926842 기사/뉴스 日 다카이치 총리, "독도는 일본땅" 또 망언 37 15:51 488
2926841 이슈 키스오브라이프 2025 멜론 마이레코드 - 최애곡 TOP5는? 15:50 69
2926840 기사/뉴스 [속보] 합참 "중·러 군용기 11대, 방공식별구역 진입 후 이탈…영공침범은 없어" 2 15:49 407
2926839 기사/뉴스 [속보] 중·러 군용기 11대, 방공식별구역 진입했다 이탈 18 15:49 895
2926838 기사/뉴스 사나고·천재이승국, CAM 합류…다비치·주우재와 한솥밥 3 15:48 326
2926837 유머 (펌)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인들이 진짜 이상함.jpg 28 15:48 2,572
2926836 이슈 여성의 몸은 매일 똑같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습니다 11 15:46 1,917
2926835 이슈 어그유부초밥 1 15:45 428
2926834 이슈 임원이 사온 호텔케이크 뭉개버린 남직원 글에 달린 댓글 일화가 더 충격적임 115 15:44 8,934
2926833 이슈 미야오 안나 마리끌레르 26년 1월호 커버 패션필름 15:43 208
2926832 기사/뉴스 류근 시인 "소년원 근처에 안 다녀본 청춘 어디 있나" 조진웅 사태에 일갈 59 15:41 954
2926831 기사/뉴스 정부 의료계도 난리…박나래 14줄짜리 입장문엔 없는 ‘주사 이모’(종합) 6 15:40 876
2926830 이슈 청각장애를 가진 팬이 쓴 인스타에 댓글 달아준 지오디 쭈니형 jpg 31 15:40 2,258
2926829 이슈 미국에서 멋진 할머니의 대명사인 87세 배우의 런웨이 15:39 663
2926828 이슈 파리바게트 신상 베리밤 43 15:39 2,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