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벽, 네 아이를 키우는 최지훈 씨 부부는 3살 막내아들이 40도 가까이 열이 오르자 급히 해열제를 먹였습니다.
열이 떨어지지 않아 곧바로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없으니 다른 병원에 가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최지훈 / 서울 독산동 : 다른 어디 병원에 있다고 알려주지도 않고, 우리 병원에는 소아 전문의가 없으니까 응급실에 못 들어갑니다….]
119에서 가까운 병원 번호를 보내줬지만, 이들 병원 모두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다른 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소아과 전문의가 없어 진료가 어렵다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집에 돌아온 최 씨 부부는 아이 상태가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수진 / 서울 독산동 : 어떻게 해줄 수가 없으니까 그냥 아픈 것만 보고 있어야 되니까 되게 속상하죠….]
지금 시각은 밤 11시입니다.
소아 응급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이 있는지, 직접 돌아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대학병원 응급실.
소아과 전문의가 있느냐고 묻자, 평일 주간 시간에만 진료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병원 관계자 : (소아과 전문의 선생님 계시는지) 안 계세요. (진료 가능한 시간은 언제예요?) 외래에 가능한 시간대에 가능하고….]
근처 종합병원도 밤에는 어린이 진료가 어렵다며 다른 병원을 안내해줍니다.
조금 떨어진 또 다른 대학병원을 찾아가 봤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종합병원 세 곳을 돌았지만, 야간 소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은 결국, 찾을 수 없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야간과 휴일에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동네 의원급 병원인 만큼, 응급 상황에서는 종합병원 진료가 절실합니다.
의사 단체는 지난 2017년 이대 목동 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으로 소아과 의료진이 구속된 이후 처벌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아과 기피 현상이 심해졌다고 지적합니다.
[임현택 /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 늘 애들 죽는 거에 전선 한복판에 있단 말이에요. (아이가) 죽었다고 해서 처벌을 받는다고 하면 어떻게 위험해서 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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