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컸다. 재밌기를 바랐다. 그래서 2부는 많은 관객을 모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최근 영화 투자 시장이 악화하면서 영화 제작비에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졌다. 팬데믹 이전에 기획·제작된 영화지만, 한국형 시리즈 SF(공상과학) 히어로물 도전이 흥행한다면 제2·3의 제작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가 좋기를 바랐다.
1부에서는 여러 등장인물 성격과 관계를 설명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위기를 설정하느라 시간을 할애했다. 2부에서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붙어야 했다. 그러나 공개된 2부는 산만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난감했다.
전편 부진을 의식한 탓일까. 감독은 어째서인지 감정적 서사와 코미디에 집중했다. 장면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쾌활하던 이안이 눈물짓는 장면이 부쩍 늘었다. 전편에서 웃음을 준 일부 배역들의 분량도 늘었다. 그러나 이는 과유불급.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적인 장면이 작위적이고, 딱히 없어도 될 법한 장면이 반복돼 피로감을 안긴다.
최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감성을 바탕으로 한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감정들이 밑바닥에 깔려있다고 봤는데, 2부에는 그런 것들이 훨씬 잘 드러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코미디 비중이 늘었다는 지적에는 "코미디는 훌륭한 윤활유"라며 "난처한 상황이나 신을 유연하게 넘길 수 있어서 어떻게 하면 코미디를 잘할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SF 영화로 쾌감은 약하다. 전편에서 볼 만했던 장르적 매력마저 사라졌다. 시종일관 요란하나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서사도 부실해 끝까지 관객을 붙들지 못한다. 전통 설화와 SF 색채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해 다소 유치하게 다가온다. 일부는 오래전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 듯하다. 전편에서 던진 거대한 '떡밥'은 민망하게 회수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혼란스럽고, 장르적 미덕도 찾을 수 없어 아쉽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362884?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