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경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30일까지 개봉된 상업영화 중 국내 유수 매체 영화 담당기자 55명을 대상으로 제7회 산딸기영화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투표자 한명당 각 부문 3표씩 행사하며, 최악의 작품, 최악의 연기는 물론 배우·감독·영화관계자 포함 비매너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최악의 매너’ 부문의 수상자(작)을 선정했다. 전년도보다도 더 치열하게 접전을 펼친 끝에 수상자(작)로 결정된 ‘산딸기즈’는 누구일까.
올해 ‘최악의 연기’ 부문을 소개해보겠다.
■1위. ‘독전2’ 한효주(17표)
OTT플랫폼 넷플릭스 영화 ‘독전2’(감독 백종열) 공개와 함께 연기력 논란으로 온라인을 도배한 ‘큰 칼’ 역의 배우 한효주가 총 득표수 11표로 올해 ‘최악의 연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극 중 이선생 수하에서 잔혹한 빌런 ‘큰 칼’로 분했지만 종이 인형처럼 나풀거리는 액션 디자인과 다물지 못하는 입, 들어가질 않는 혀 등으로 ‘캐릭터 부조화’라는 혹평을 받았다.
중국어 대사에 부자연스러운 면도 꼽혔다. “처음엔 중국어 톤이 매력적이라 ‘오!’ 했는데 점점 과해지는”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르겠을 사투리 연기까지, 보는 사람이 더 민망해짐” 등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올해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과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 두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하정우가 11표를 받아 2위에 올랐다. ‘비공식작전’에선 외교부 직원 민준 역을, ‘1947 보스톤’에선 마라톤 영웅 손기정 역을 맡았지만, 예전 그 특유의 차진 연기력이 엿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1명의 기자들은 “뭘 봐도 그냥 다 하정우” “매너리즘 연기의 끝을 보았다” “너무 편하게 하신 듯. 옛날엔 열심히 했잖아요?” “매너리즘이 4D로 느껴짐” “작품 이름만 다를 뿐 똑같은 표정, 똑같은 위트, 똑같은 연기톤, 발전이 없다” “타성에 젖은 연기 과도기가 언제쯤 끝날까. ‘추격자’ 하정우가 그립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1947 보스톤’에선 임시완에 비해 빛이 바랬다는 이들도 있었다. “연기 변신이 필요할 때, 임시완한테 밀리는 건 너무한 거 아니오” “‘1947 보스톤’은 자기도 자기가 뭘 한지 모를 듯함. 영혼 쏟아가며 하는 임시완과 비교가 될 수밖에” 등의 의견을 내놨다.
■3위. ‘가문의 영광: 리턴즈’ 유라(10표)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 정용기) 여주인공에 도전한 그룹 걸스데이 출신 유라가 3위다. 첫 상업영화 도전작이자 첫 주연이라 그의 연기력에 쏠리는 시선이 뜨거웠지만, 영화적 완성도와 함께 큰 실망감을 안겼다는 평이다.
유라를 뽑은 10명의 기자들은 “주연 맡기에는 너무 부족” “경악하는 엽기 표정 잊지 못해” “밑천 드러낸 연기” “김정은의 벽이 높았던 걸까. 작품 자체도 별로지만 유라의 ‘발’연기는 못 봐줄 정도”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같은 표정과 과장된 톤,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르는 웃음 포인트, 좋아하는 배우이지만 안타까웠다” 등 그의 연기력에 ‘불호’를 표현했다.
■4위. ‘무쓸모 다작’ 박성웅(6표)
올해 5편이나 개봉작을 내놓았지만 수준 미달, 흥행 실패에 그친 박성웅이 4위다.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감독 김봉한) ‘웅남이’(감독 박성광) ‘보호자’ (감독 정우성) ‘라방’ (감독 최주연) ‘젠틀맨’(감독 김경원) 등 한 해 개봉작만 5편이라는 건 놀라울 일이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한 점이 더 놀랍다는 평가다.
그를 뽑은 6명은 “혹시 보증이라도 잘못 섰나요? 왜 이런 영양가 없는 것들만” “올해 선보인 영화만 5편이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0편. 너무 쉬운 길로 가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출연료 받은 만큼 연기했으면 좋았을텐데” “필모그래피 관리 좀 하시라는 의미로 넣어봅니다” “다작은 그만하고 제대로 된 한 작품만 하자” 등의 의견을 보여줬다.
■5위. ‘귀공자’ 고아라 X ‘콘유’ 박서준 X ‘밀수’ 김혜수(5표)
5위엔 고아라, 박서준, 김혜수가 각각 5표씩 받아 이름을 나란히 했다.
우선 ‘귀공자’(감독 박훈정) 고아라는 비밀에 쌓인 윤주 역을 맡았으나 달뜬 연기력으로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를 뽑은 5명은 “‘귀공자’서 남는 건 분노의 후진” “‘응답하라 1994’ 성나정을 잊게할 새로운 캐릭터를 언제쯤 선보일까” “나정아, 너 거기서 뭐해?” “나름 홍일점인데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적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박서준에 대한 평도 비슷하다. “캐릭터는 다른데 늘 똑같은 연기, 재탕하는 기분” “‘콘유’에서 캐릭터 제대로 못살리고 이병헌테 잡아먹힘” “이병헌의 미친 연기와 비교되어서 더 안습” “이병헌 열연의 몰입을 방해하는 연기 톤. 다 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옥의 티를 남겼다” 등의 이유가 올라왔다.
‘밀수’에서 춘자 역을 맡은 김혜수도 또 다른 수상자로 꼽혔다. 그를 뽑은 5명은 “‘밀수’에서 유독 튀는 과잉 연기” “당황스러울만큼 혼자 너무 튀는 톤” “작품에 대한 기대감, 배우의 커리어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데 그에 비해 못 미치는 연기를 펼침” “연기톤을 한참 잘못 잡으신 듯. 중반까지 적응 못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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