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홍보영상에서 남성 비하 목적의 집게손가락을 그린 당사자로 지목된 애니메이터(만화나 만화 영화를 그리거나 제작하는 사람)에게 가해진 온라인상 집단 괴롭힘(사이버불링) 행위가 1,200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에 신원이 노출되기도 한 이 애니메이터는 가해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넥슨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가 '협박 폭격'을 당한 여성단체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스튜디오 뿌리의 애니메이터인 피해자 A씨를 법률 대리하는 범유경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22일 "사이버불링과 협박을 일삼은 커뮤니티 이용자 등에 대해 모욕·명예훼손·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뿌리 측은 개인 얼굴이 온라인에 노출된 상황에서 직원 보호를 위해 고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홍보영상에서 논란이 된 장면은 A씨가 아닌 40대 남성 작가가 그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법무법인이 집계한 가해 게시글은 1,200여 건으로, 그 숫자는 더 늘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A씨의 이름과 사진이 담긴 카카오톡 프로필을 온라인에 올리고, 이를 통해 A씨에게 '왜 읽고 답이 없냐'는 등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일부는 뿌리 사무실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거나 사무실을 무단 촬영하기도 했다. 범 변호사는 "2, 3주 정도 자료를 정리하고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피해를 본 여성단체도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살인예고 △사무실로 계속 전화를 걸어오는 업무방해 △회원 행사에 찾아오겠다는 협박 등을 확인해 서울 마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우회 로고를 사칭해 모금을 한 사례도 고소 대상에 포함됐다. 여성·시민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넥슨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 회견을 전후로 온라인상에서 집단 괴롭힘이 이어졌다. 한 활동가는 "여전히 하루에 100통 가까이 욕설 담긴 전화를 받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https://naver.me/50e88UQ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