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뮤지컬을 '시체처럼 가만히' 보라고?...너무 예민한 관객들이 바꾼 공연장 풍경
41,901 319
2023.12.14 13:21
41,901 319

뮤지컬 '리진' 관람 매너 항의 소동
온라인 매체 필기 못하게 한 여성 관객 비난 칼럼 게재 
엄격한 관극 강요 분위기 비판 목소리 커져

 

 

'뮤지컬 '리진'을 볼 필요가 없는 이유.' 지난 9일 한 온라인 매체에 게재된 이 같은 제목의 칼럼이 격렬한 논쟁을 불렀다. 공연 내용 메모를 위해 필기를 하려다가 "거슬린다"는 옆자리 관객에게 제지당한 기자가 쓴 칼럼이었다.

 

개인적으로 겪은 일을 칼럼으로 쓴 것이 온당했는지에 대한 논란과는 별개로, '관객이 공연을 얼마나 조용히 관람해야 하는가'에 대한 격론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벌어졌다. '시체관극(공연을 볼 때는 시체처럼 미동 없이 극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의 자조 섞인 표현)'과 '필기진동(필기하는 소리를 지진 진동처럼 느낄 만큼 예민한 관객을 가리키는 표현)'이 엑스(X·옛 트위터) 인기 검색어에 오를 정도였다.

 

"나도 당했다"… 업계까지 침투한 '시체관극' 강요

 

 

이번 논란과 관련해 뮤지컬 프로듀서 A씨는 자신이 겪은 일화를 털어놨다. 그는 심장판막 수술 후 뮤지컬을 관람하러 서울의 한 소극장을 찾았다가 "시계 소리가 시끄럽다"는 옆자리 관객의 지적을 받았다. 인공판막 소리를 초침 소리로 오해한 것이었다. A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처했다"며 "누구나 온전히 공연을 즐길 권리가 있지만 한국처럼 숨소리 하나 내지 못하며 관람하는 분위기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니아 관객이 주도하는 국내 공연계엔 엄숙주의 관람 예절 강요가 유난하다. 기자들의 필기도 자주 뜨거운 눈총을 받는다. 박병성 칼럼니스트는 "필기하는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지금은 자제한다"면서도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는 공연 특성상 다양한 관객에게 일방적 관람 방식을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엔(n)차 관람' 비중이 높은 500석 미만 중소극장의 '회전문' 공연에선 '시체관극' 압박이 유독 강하다. 모든 관객이 처음부터 끝까지 박수를 치지 않고 숨죽이고 보는 경우도 많다. 김아형 서울예술단 홍보과장은 "최근 소극장 뮤지컬을 보면서 첫 곡이 끝나고 감격에 겨워 박수를 치고 싶었는데 엄숙한 분위기 때문에 내면의 박수로 끝내야 했다"고 말했다. 박병성 칼럼니스트는 "코미디조차 소리 내어 웃지 못하고 봐야 했던 1, 2년 전에 비해 그나마 요즘은 유연해진 편"이라고 말했다.

 

 

"꼼짝도 하지 마라"… 삼엄해진 공연장


"휴대전화를 꺼라. 허용되지 않는 한 촬영은 안 된다"는 것은 만국 공통의 공연 관람 에티켓. 한국에선 '관람 중 자세'도 공연장의 지침을 따라야 한다.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공연을 관람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국내 공연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사전 안내 방송 멘트다. 허리를 수그리고 앉아 뒷좌석 관객의 시야를 가리지 말라는 뜻이다. 패딩 옷감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객 때문에 "부피가 큰 옷은 미리 정리하라"는 멘트를 하기도 한다.

 

뮤지컬 프로듀서 A씨는 "어떤 외국 극장에서도 의자에 똑바로 앉으라고 방송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며 "공연은 마음을 열고 봐야 하는데 공연장이 앞장서서 딱딱한 분위기를 이끄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연장이 아무리 애써도 예민한 관객들의 불만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 한 공연장의 하우스 매니저에 따르면 "뜬금없는 타이밍에 일부 관객이 웃는 소리가 관람에 방해가 된다"거나 "주변 관객이 머리를 계속 만져서 거슬리니 방송을 해달라"고 항의하는 경우가 최근 부쩍 늘었다.

 

 

마니아조차 걱정하는 시장 위축

 

반복되는 '시체관극 논쟁'이 결국 공연계 위축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간 최대 70회 이상 공연을 관람한다는 13년 차 공연 마니아 김모씨는 "공연을 자주 접하지 않은 친구와 공연장을 찾았다가 부스럭거렸다는 이유로 주변 관객에게 욕을 들은 경험이 있다"며 "매너를 잘 지키자는 좋은 취지로 시작된 엄숙주의가 새 관객 유입을 막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연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포용적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후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775237?sid=103

목록 스크랩 (2)
댓글 31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최우식X장혜진X공승연 <넘버원> 새해 원픽 무대인사 시사회 이벤트 167 01.29 65,92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92,740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452,64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607,2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754,100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9,32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2,652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00,086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5 20.05.17 8,610,14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5 20.04.30 8,494,28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52,62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9149 기사/뉴스 엄마와 함께 하는 <합숙 맞선>,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 뒤에 숨은 한심한 냉소주의-위근우 칼럼니스트 18:03 190
2979148 유머 어느 알약을 드시겠어요 9 18:03 144
2979147 이슈 직장 동료가 저한테 집안 얘기를 너무 다 해요 5 18:02 858
2979146 이슈 두쫀쿠 목소리 이진욱의 2026 로맨스 명문장. 연애 고수 되고 싶다면 모두 받아 적으세요. 18:02 69
2979145 이슈 ns윤지의 다이어트 식단 BEST 4 🥙 | 그릭요거트에그, 빅맥타코, 루꼴라피자, 에그사워도 18:01 124
2979144 이슈 [김다영] 스브스 사장님께 피드백 받았습니다 18:01 229
2979143 유머 아니나일본인데존내웃긴번호판봄 일본식으로 숫자 읽으면 3 17:59 536
2979142 이슈 5년전 오늘 발매된, 비비 “사랑의 묘약” 17:58 42
2979141 이슈 프라다 새로운 캠페인 찍은 니콜라스 홀트 2 17:58 450
2979140 이슈 김선호 부모 법인카드로 유흥비 사용 22 17:57 3,147
2979139 이슈 일본 여자들한테 반응 진짜 좋았던... 여돌 서바 탈락자 격려하는 챤미나.jpg (핫게 갔던 한국 일본 혼혈 여자 래퍼 맞음) 4 17:53 961
2979138 이슈 최근 개봉했다는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의 전기 영화 <멜라니아> 13 17:53 1,358
2979137 유머 T한테 상처주려면 어떻게 해야 돼? 30 17:52 1,686
2979136 이슈 [요정재형] .. 그리고 세경 씨 진짜 무서운 사람이야?ㅠ 1 17:52 496
2979135 이슈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미남 설명 차이 10 17:51 1,119
2979134 이슈 한국 청소년 고민상담 대상 3위가 인공지능인데 5 17:50 588
2979133 이슈 5년전 오늘 발매된, 은하 “설레” 17:49 46
2979132 이슈 나 알바할때 안바쁘면 피자박스 접는데 전에 애기 둘이...진짜 한 3살? 쯤 되는 여자애기 남자애기가 와서 한명은 내 의자 반대편에 한명은 내 무릎에 앉음 5 17:49 1,130
2979131 이슈 [LOL] 젠지 기인 데뷔 첫 펜타킬 3 17:49 274
2979130 유머 <왕과 사는 남자> 시사회 이후 악플이 늘었다는..........jpg 27 17:48 4,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