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등으로 JRPG 명가라 불리는 스퀘어에닉스는
2002년 서비스 시작으로 성공적인 크로스 플레이 게임(PC, 콘솔 동시접속게임)이라는 평을 들었던 MMORPG
파이널 판타지 11의 후속작으로 2010년 파이널 판타지 14를 런칭함
(파판11, 14를 제외하면 모두 콘솔 싱글 플레이 게임)
파판 11이 한국 서비스가 없었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 최초의 콘솔지원 MMORPG로 와우 이전 글로벌 1, 2위를 다투던 인기게임이었고
2002년 서비스 시작 이후 현재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서비스 중인 게임이기도 함
파판11이 굉장히 좋은 평을 들었던 온라인 게임이었던데다
파판 넘버링의 오랜 공백을 깨고 나온 신작이었기 때문에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그 결과는
이건 플레이를 하라는건지 말라는건지 알 수 없는 발적화, 시대착오적인 UI 디자인, 너무 부족한 컨텐츠
정신나간 맵 디자인과 퀘스트 동선, 정리가 하나도 안된 것 같은 시스템, 핀트나간 전투방식, 불친절한 스토리 등등으로
'장족의 후퇴', '미완성의 게임'이라는 혹평을 받게 됨
보라 이 처참한 메타스코어를
지속적인 패치로 해결해보겠다고 했으나 이미 첫단추부터 잘 못 꿰어진 게임이라 해결할 방도가 없었음
스퀘어에닉스는 (이하 스쿠에니)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회사 내 다른 직원들을 총동원 해 헬프를 돌렸고
그 과정에서 14팀에 헬퍼로 들어오게 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현재 파이널 판타지 14 의 프로듀서이자 디렉터인 요시다 나오키
당시 요시다는 허드슨에서 봄버맨 등을 만들다 드퀘팀에 들어와 있던 상태였음
당시 사내에서도 겜잘알로 유명했던 요시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게임의 상태에 경악하고
지금 상태론 이 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생각해 윗선에게 자기에게 맡겨달라 요청하게 됨
밑져야 본전 상태였던 스쿠에니는 요시다에게 전권을 넘겨 줌
당시 파판14가 얼마나 정신나간 상태였냐면
이런 길가에 있는 상자 오브젝트 하나가 사람 한명분의 소스를 먹게끔 설계된 상태였음
과거의 영광과 그래픽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쓸 데 없는 데에 인력과 시간을 쏟아부은 이상한 게임이었단 말임
소스가 너무 무겁다보니 문열고 들어가면 로딩만 15초
이 겜이 그냥 단독 IP였다면 상관없겠지만 파이널 판타지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이상 스쿠에니에서도 이대로 끝낼 수 없었던 것
게임 시스템을 처음부터 천천히 살펴본 요시다는 아예 게임 자체를 리셋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자타공인 파판 시리즈 광팬인 요시다는 그렇다고 이걸 그냥 섭종해버리는건 파판 이름에도 기존 유저들에게도 하면 안될 짓이라고 생각함
그렇게 방법을 고민하던 요시다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배경의 달 가까이 붙어있는 붉은 별
(1.19패치 당시)
요시다 : 저 달 옆에 있는 붉은 별 같은건 뭐지? 무슨 설정같은게 있는건가?
구담당자 : ㄴㄴ 그냥 배경요소임
요시다 : 그래? 그럼 저걸 떨구자
그렇게 요시다는 역대급 섭종 서사를 만들기 시작함
(1.20 패치 당시)
패치를 거듭해 게임 시스템을 조금씩 뜯어고치며 노답게임에서 점점 할만한 게임으로 변화시키는 한편
맥락을 알 수 없었던 스토리를 한가지 줄기로 정리하면서
하늘에 있던 붉은 별을 '달라가브'라고 이름짓고 패치 때 마다 조금씩 지상으로 낙하시키기 시작함
1.21패치
1.22패치
1.23패치
점점 가까워짐
https://p.youtu.be/07Tom0m6vSU?si=LTqeB1QSoqtHhRWb
이 즈음 여관에서 잠을 자면 랜덤으로
모든 존재가 몰살 당하고 홀로 남은 유저 캐릭터가 정체불명의 기사에게 공격당하는 악몽을 꾸는 이벤트가 발생함
유저들은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1.23B 패치때는
누가 봐도 멸망각이 섬
그리고 안전지대였던 대도시 안까지 몹들이 쳐들어오기 시작함
처음엔 쉽게 잡을 수 있는 잡몹들이었는데 패치가 거듭되며
달라가브가 점점 가까워지자 몹들도 따라 점점 강해짐
집나갔던 유저들도 일부 돌아오고 소문들은 타유저들도 구경하러 오는 둥 오랜만에 시끌해지자
고인물들도 가지고 있던 템을 다 풀면서 같이 도시 방어전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섭종날로 알려진 멸망의 시간
완전히 가까워진 달라가브
어딜봐도 그냥 별이 아님
멸망의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전체 맵의 브금이 멈추고 어떤 여성의 흐릿한 노래소리만 울리게 됨
함께 모여 멸망 (섭종)을 기다리는 사람들
https://p.youtu.be/TzLUASTdV5g?si=uYhx2UKt3Eihdha7
당시 영상
그리고 섭종시간이 되자 에러메세지가 뜨더니 갑자기 어떤 영상이 시작됨
위성 달라가브가 지상에 도착함과 동시에
갑작스런 대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각국의 수장들까지 모두 참전한 이 전투에
빛의 전사 (유저)들도 모두 나서 함께 싸우는데
도끼를 휘두르는 캐릭터가 유저 대표 캐릭터로 대변되는 캐릭터임 (보통 메테오라고 부름)
해체되는 달라가브 안에 있던 것은
바하무트
아니 스벌 얘를 어떻게 이겨요 님 도르신?
현존 최고의 현자라 불리우던 루이수아가 막아보지만 역부족
그런데 그 순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빛전(유저)의 동료
새벽의 현자들이 각 신들의 능력을 발동하고
루이수아는 그 힘을 빌려 바하무트 봉인을 시도함
하지만 실패하게 되고
멸망을 직감한 루이수아가 택한 것은
남겨진 의지를 모두 모아 빛전(유저)를 포함한 세계의 모든 인물들을 이동시키는 것
그리고 본인은...
(자세한 스토리는 파판14의 갓스토리 갓레이드 바하무트 연대기를 플레이하면 알 수 있습니다 ^^)
그리고 이동된 빛전(유저)들 눈앞에 펼쳐진 것은
다시 태어난 세계 A REALM REBORN
https://p.youtu.be/h542YbZuwkQ?si=PasGmmWFyS_Wuy4-
풀버젼 영상
기존에 있었던 제작진들도 90%이상 잔류하여
그래픽엔진은 물론 서버 설계까지 다 뜯어고침
파판14는 섭종이 아닌 리빌딩이었던 것
그리고 이 섭종 스토리는 단순 1회용 섭종 스토리가 아니라
현재 서비스중인 확장팩 효월까지 10년 이상의 장대한 대서사시를 이루는 스토리 떡밥의 기초가 됨
루이수아가 유저들을 보낸 곳은 다시 태어난 5년 후의 미래
악몽의 정체부터 달라가브에 있는 바하무트까지 아주 정성스러운 서사와 설정이 있음
심지어 그냥 지나가는 길에 보이는 폭포 하나까지 다 설정이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나' 플레이어 자신의 스토리가 됨
이렇게 새로 태어난 파판14는
리빌딩 첫시리즈
A REALM REBORN ~ 신생 에오르제아
(~50렙까지 구간)
첫번째 확장팩
HEAVENSWARD ~ 창천의 이슈가르드
(~60렙까지 구간)
두번째 확장팩
STORMBLOOD ~홍련의 해방자
(~70렙까지 구간)
세번째 확장팩
SHADOWBRINGERS ~ 칠흑의 반역자
(~80렙까지 구간)
현재 서비스중인 네번째 확장팩
ENDWALKER ~효월의 종언
(~90렙까지 구간)
정액제로 결코 과금을 유도하지 않는 타임 투 윈 정책을 유지
스토리 확장은 물론 번 돈 그대로 게임에 쏟아넣는 각종 컨텐츠 추가와 시스템 개선, 개발로
확팩이 나올수록 평론가와 유저점수가 올라가는 역대급 온고잉 게임이라는 평을 받으며
매해 각종 게임시상식에 커뮤니티 지원 고티, 온고잉 게임 고티후보 단골로 오르는 스쿠에니의 든든한 캐시카우가 되어 돌아옴
그리고 내년 다섯번째 확장팩이자 새로운 스토리의 시작인
DAWNTRAIL ~ 황금의 유산 서비스를 앞두고 있음
이 확팩에서 또 한번의 서버 업그레이드와 그래픽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
그래서 글로벌 기준으로 유저들은 2.0 ARR부터 시작한 신규유저와
1.0 암울했던 시절부터 함께한 레거시 유저로 나뉘게 되는데
기본적으로는 다른게 없지만
레거시 유저의 등에는 이렇게 레거시라는 증표가 남게 되고
(온오프 가능)
일반 유저는 이렇게 초코보 마차에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레거시 유저는 이렇게 워프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됨
어 그럼 캐릭터 서사가 완전 달라지는거 아님?
ㄴ 아님 저 사건을 기억하고 기억 못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임 (후유증으로 기억이 흐릿하다는 설정)
NPC들도 당시 기억이 흐릿한 상황이고
(대신 레거시 유저들에겐 기억이 날 듯 말 듯한 의미심장한 대사를 날림)
또 파판 14는 전세계에서 가장 엔딩 크레딧이 긴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는데
이것은 1.0 섭종 마지막까지 남아있었던 한줌단 레거시 유저 32,335명의 캐릭터 이름을
이 세계를 끝까지 지켜준 영웅이라는 의미로 엔딩크레딧에 올렸기 때문
이 유저들은 섭종을 알고도 끝까지 믿고 파판14를 플레이 해줬던 유저들이기 때문에
레거시 유저들은 30일 정액제 기준 약 5천원 정도의 영구할인 혜택을 받게 됨
그리고 파판14는 패치 스케쥴이 비교적 정기적인걸로도 유명한데
글로벌판은 약 2년반 주기로 업댓되는 확팩시즌에 맞춰 북미, 유럽, 일본, 팬페스티벌이 열림 (한국, 중국은 독자 스케쥴)
https://p.youtu.be/Plryox-p6SU?si=G2oECzE5QigdSqxh
지금은 라스베가스에서 팬페스 한다고 모노레일이랑 힐튼호텔에 얼굴박고
도쿄돔에서 행사할 정도의 게임이 됨
https://x.com/aitaikimochi/status/1733775962360459556?s=20
매 확팩 발표때 마다 신직업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하는 요시다
며칠에 걸쳐 수십명의 스트리머들과 대담을 하고 OST를 직접 부르거나
유저들과 같이 레이드나 PVP를 돔 (심지어 상위랭커임)
12년전부터 꾸준히 유튜브 라이브 켜서 패치상황 설명하고 업데이트 내역 세세하게 말해주고
정기적으로 유저들에게 질문을 모집해 라이브로 질답을 진행함
그리고 요시다는 별이 됐다카더라...
핫게 와서 추가하자면 당연히 파판14는 완벽한 겜이 아니고
호불호 갈릴 요소가 많은데다가 일본게임 특유의 일뽕도 있고
그 연계로 스토리적으로 납득 안가는 부분도 꽤 있고 젠더의식도 완벽하지 않음 그러나 글로벌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겜이고
여러모로 잘만든 겜이라는건 이견이 없을 것 너무 다수의 기준에 맞추려고 해서 점점 라이트해 진다는 불만도 많은 겜이긴 하지만...
모든 패치에는 이유가 있어서 다 설명해주긴 함
파티플 필수인데 이것 역시 피드백 받아서 솔플로도 가능할 수 있게
스토리 필수 던전들은 NPC와 같이 돌 수 있도록 거의 모두 패치되고 있는 상태임
근데 게임 특성상 거의 입장 때 안녕하세요- 치고 NPC처럼 겜하는 분위기라
문제 있으면 바로 신고 가능하다 나름 상식이 살아있는 겜이라는게 큰 장점임 선비겜이라고 욕(오히려 좋아)먹는 겜입니다
암튼 60렙까지 무료로 플레이 가능하니 찍먹해보십셔
시스템적으로 균등한 성장이 되도록 세팅되어있어서 언제 시작해도 고인물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