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로얄'에서 정영준 대표는 곽범, 이선민, 이재율과 팀을 꾸려 '원숭이 교미'를 주제로 원초적인 개그를 선보였다. 딱 2시간 만에 여러 편의 코미디 무대를 짜야 하는 빠듯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경규를 포함한 동료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특히 이경규는 "만약 ('코미디 로얄'이) 성적인 걸 다루는 프로였으면 화가 안 났을 겁니다. 하지만 이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그리고 전 세계가 보는데... 선을 넘은 겁니다"라며 '나라 망신'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반면 정영준 대표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정영준 대표는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한 코미디는 아무도 안 보는 코미디가 된다고 생각해요. 이경규 선배님이 활동하던 시대는 정말 모든 사람에게 같은 코미디가 전달됐던 시기였고, 지금은 자기의 취향에 따라서 구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더 재밌는 코미디를 만들 수 있다면 조금씩 불편함을 넘으면서 선과 싸워야 하는 게 아닌가... 그분의 시야와 제가 보고 있는 세계관이 조금 달랐던 거 같긴 해요. '혹시 내가 전국노래자랑에 힙합을 들고나왔나'란 생각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공개된 후 대중의 반응도 이경규와 정영준 대표처럼 나뉘었다. 뻔하지 않아서 재미있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을 넘어 욕을 하는 '악플'도 많았다. 정영준 대표는 이를 짚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정영준 대표는 "제작진이 이경규 선배와 대치하는 것처럼 편집을 너무 무섭게 했다"라며 '악마의 편집'이라고 토로하면서도, 방송에서 한 말이 자신의 코미디 철학은 맞다고 인정했다.
"모두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코미디는 없다고 생각해요. 결국 코미디는 누군가를 놀리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누구를 놀리는 행위가 부정적인 행위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런(논란) 일들이 생기는 거거든요? 근데 사실은 놀리는 행위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아요. 잘 놀렸을 때는 도리어 세상을 더 융화시키고 갈등을 없애는 그런 역할을 해요"
그는 가수 겸 배우 비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비 씨가 '깡'으로 나왔을 때 사람들이 막 놀려댔잖아요. 근데 비 씨가 그걸 받아내는 순간 비 씨의 커리어가 다시 올라갔어요. 놀리는 행위를 이렇게 잘 받아냈을 때 어마어마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와요. 저는 이런 일련의 행동이 다 코미디의 한 과정이라고 항상 생각해요. 결국 비 씨를 전 국민이 놀린 건데, 비 씨를 전 국민이 괴롭힌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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