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인 티빙과 SK스퀘어의 웨이브가 전격 합병한다. 두 플랫폼 간 통합이 마무리되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1000만명에 육박한 국내 1위 OTT로 재탄생한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유통 플랫폼과 함께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쿠팡플레이에 맞서기 위한 CJ그룹과 SK그룹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SK스퀘어는 자사의 OTT 서비스인 티빙과 웨이브를 합병하는 양해각서(MOU)를 내달 초 체결한다. CJ ENM이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가 2대 주주에 오르는 구조다. 양사는 실사에 돌입한 후 내년 초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현재 티빙의 최대주주는 CJ ENM(48.85%)이고, 웨이브의 최대주주는 SK스퀘어(40.5%)다.
티빙은 510만명의 월 이용자수(지난달 말 기준)를 보유한 국내 대표 OTT 플랫폼이다. 넷플릭스(1137만명)와 쿠팡플레이(527만명)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4위인 웨이브(423만명)와 합병으로 단숨에 933만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초대형 OTT로 재탄생하게 된다. 양사가 내걸었던 '넷플릭스 대항마'로서의 외형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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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사용자 '공룡 플랫폼' 탄생...합병 시너지 극대화
결국 티빙과 웨이브는 막대한 출혈경쟁을 멈추고 컨텐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합병 결단을 내렸다. 두 회사의 합병 논의는 2020년부터 이어졌지만 주도권을 두고 수 년간 평행선을 보였다. 이번엔 모회사인 CJ ENM과 SK스퀘어 뿐 아니라 두 그룹 차원의 논의로 확장됐다. 더 이상 지체하다간 토종 OTT가 고사할 수 있다는 절박함이 극적인 타결을 이끌어냈다. SK 측은 CJ에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는 등 합병 비율에서 한 발 물러섰고, CJ 측은 독자 생존을 희망했던 CJ ENM 경영진을 설득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CJ그룹이 구상했던 토종 OTT의 대형화 작업도 빛을 보게 됐다. 티빙은 지난해 말엔 KT의 OTT인 시즌을 흡수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당시 국내 1위 OTT였던 웨이브를 단숨에 앞질렀다. KT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KT의 TV 채널 ENA 등과 협업하는 등 시너지를 한 차례 체감한 바 있다.
업계에선 통합법인이 활성이용자수 기준 1000만명에 달하는 공룡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막대한 활성사용자를 바탕으로 양질의 컨텐츠를 다른 OTT에 앞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제작사를 상대로 더 높은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면서다. 두 플랫폼간 이용자 확보 경쟁과정에서 불거졌던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아끼고, 절감한 비용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입해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의 선순환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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