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계절 가을... 다양한 농산물이 제철을 맞았지만 역시 가을하면 쌀.
햅쌀이 맛있는건 누구나 알기 때문에 쌀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는 시기.
...여야 할텐데, 일본의 쌀 소비량 감소는 한국보다도 심한 지경이라
자국산 쌀이 안 팔려서 농민들이 머리잡고 있는건 저쪽도 마찬가지.
어떻게든 쌀 판매량을 늘리려고 브랜드화나 고품질화 등으로 활로를 찾고 있는 지경인데
그 고급화 노선을 노린 쌀 중 하나가 바로 이 스루가의 극
한적한 시즈오카현 동부에서 재배된 쌀들을 모아 브랜드화한 것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임금님쌀'처럼 지역을 등에 업고 고급화를 노린 쌀인데
아쉽지만 스루가의 극은 출시 5년만에 판매에 한계를 맞이함.
역사적인 배경이나 친환경, 가격우위 등등의 차별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
그저 맛있다고 홍보하는게 전부였는데... 애초에 맛없다고 홍보하는 쌀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이 브랜드를 만든 농부 이나무라씨는 관계자들에게
'쌀을 홍보하는 행사를 열자'는 제안을 하러 지역 농협으로 찾아갔고...
반다이남코 : ㅎㅇ
농부: ...? 누구세요
농협: 우리 회의하는거 알고 지맘대로 따라왔어
반다이남코 : 러브라이브! 선샤인!! 아십니까? 정말 재.밌.읍.니.다!
어쩌다 여기 왔는지 아무도 모르는 럽샤인 담당자가 참가한걸 계기로
즉석에서 콜라보 관련 얘기가 나왔고 담당자가 현장에서 OK를 외쳐
하루아침에 대기업과 콜라보를 맺는데 성공한 스루가의 극.
(몇달 뒤)
스루가의 극: 우리 페스티벌 엽니다.....
러브라이브 선샤인과 콜라보 합니다.... 쌀 포장지에 일러스트를 그렸어요~
덕후들: ?쌀이랑.. 콜라보를...?
럽덕후: 이제 쌀도 콜라보 하는구만...
워낙 여기저기 한게 많다보니 납득하고 그러려니...
아무튼 작년부터 약 보름동안 열리게된 동네 쌀과 러브라이브의 콜라보.
이 쌀의 생산지이자 럽샤인의 성지로 불리는 누마즈시를 중심으로 여러 판촉행사가 열렸고
어차피 성지순례돌던 덕후들이 알아서 참여점포에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무난히 지역상점들의 매출을 올려주기 시작
일러스트가 그려진 쌀의 직판도 호응받아 단기간에 수천대 판매량을 기록
여긴 진짜로 덕질이 밥먹여준다
여기에 딱히 홍보 부탁한것도 아닌데 성우들이 생방송에서
밥을 지어 먹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주면서 추가홍보에 나서
브랜드 홍보 대성공으로 끝난 작년의 행사
덕분에 콜라보 효과가 어느정도일지 몰라 '일단 열어보자'로 시작한 행사였지만
콜라보 한번으로 두세달치 판매량의 쌀을 소진시키는데 성공.
이대로만 가면 몇년 뒤에는 기존대비 10배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거라는 전망까지 나옴.
따라서 올해 가을이 되자마자 럽라 콜라보 계획부터 발표하고
행사기간도 보름에서 2달로 늘려서 개최.
한편 작년에는 행사 참가자에게 주어지는게 스티커 뿐이였기에
니즈를 충족시킬 새로운 굿즈도 만들었는데
무려무려! 클리어파일을 출시했다!!
또 클리어파일이냐 플라스틱 쓰레기
그런데 사실 클리어파일 자체도 쌀로 만들었다고 한다
썩거나 부서져 상품가치가 없는 쌀로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들어서 그걸 굿즈로 만든 것.
손해보고 버리던 쌀부스러기도 이제 돈받고 팔 수 있다
아무튼 작년 성과가 좋다 보니 참여점포도 늘어났고
행사에 참가한 가게들을 찾아가는 덕후들
이쯤되면 앞으로 럽라로만 밥먹고 살 기세...
그리고 여기에 연말이니 '누마즈 상점가에서 쇼핑하자'는
별개의 럽라 콜라보 기획과도 시기가 겹치게 되면서
현재 누마즈의 거리는
밥을 먹으면 럽라 굿즈를 받고
군것질을 해도 럽라 굿즈를 받고
장을 봐도 럽라가
피할수가 없다
럽라가 없는 누마즈는 오직 러브라이브 선샤인 애니 속에만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