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빈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빈대 퇴치에 효과적인 살충제 성분을 찾아냈다. 정부 합동대책본부는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대 “빈대 퇴치에 효과적인 제제 확인”
김주현 서울대 의과대학 열대의학교실 교수 등 연구진은 기존에 빈대 살충제로 쓰던 피레스로이드 계통이 아닌 성분 가운데 이미다클로프리드, 피프로닐 제제가 빈대 퇴치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 의용(醫用)곤충학회지에 제출했다.
이미다클로프리드와 피프로닐 제제는 환경부가 이미 사용을 허가한 살충제 성분이다. 이미다클로프리드는 식물 해충을 방제하는 농약으로, 피프로닐은 강아지·고양이의 털에 바르는 동물 외부 구충제 등에 쓰인다.
현재 빈대 살충제는 피레스로이드 계통 성분을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발견되는 대부분 빈대가 이 성분에 강한 내성을 갖고 있어 방제에 큰 효과가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김주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빈대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비 피레스로이드 계통 물질을 확인한 것”이라며 “기존에 환경부가 허가한 제제라는 점에서, 용량과 용법이 정해지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질병청 “대체 살충제 빠르게 검토”
환경부와 질병관리청은 대체 살충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6일 박경화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과 과장은 “서울대 연구 결과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대체 살충제 도입 사례 등을 참고해 대체 살충제를 빈대 방역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용법과 용량을 빠르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미다클로프리드는 미국에서 대체 살충제로 도입한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제제다. 다만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는 현재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사람의 태반을 통과해 탯줄 혈액에서도 검출된다는 보고가 있어 이 제제의 농약 남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빈대 퇴치 목적에 맞는 용법·용량 필요”
전문가들은 모든 살충제는 독성과 부작용이 있어 목적에 맞는 농도를 정하고 가정에서는 용량과 용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박경화 과장은 “빈대 발견 시 가정에서는 물리적 방제를 우선시하고, 약국에서 파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를 쓰려면 주의사항을 꼼꼼히 숙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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