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정말 질 나쁜 애는 아닐 거다”… 성폭행범 연민한 재판관
23,010 238
2023.11.06 15:45
23,010 238
H씨의 동생은 20대 중증 지적장애인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던 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정아무개(2021년 사건 당시 16살)를 알았고, 그의 요구에 마지못해 신체 사진을 보내고 직접 만나기로 했다. 이후 동생은 공원 화장실에서 피투성이 모습으로 발견된다. 정씨는 피해자를 성폭행하며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상처를 입힌 뒤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도주했다.


동생은 사건 이후 ‘여자로 보이기 싫다’며 머리카락을 자르고, 수차례 자해·자살 시도를 하다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등 일상이 무너졌다. H씨를 비롯한 가족의 삶 역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을 정도로 피폐해졌다. 그래도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피해자와 가족은 사법시스템이 가해자인 정씨의 범죄에 걸맞은 처벌을 내릴 것이라 기대했다. H씨는 동생에게 가해자를 꼭 감옥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야 동생이 살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법정에서 H씨는 큰 충격을 받는다.

“(피고인이) 정말 질이 나쁜 애는 아닐 것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게 나쁜 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지적장애인이니까 일반인처럼 인지하지 못했을 거다. 그리 특별한 경우도 아니다.”(나머지 발언은 ‘그림’ 참조) 이상오 판사는 엄벌 의사를 전하려는 H씨를 제지하면서 이런 말을 이어갔다. 지적장애에 대한 몰이해와 혐오를 기반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보다 미성년자 피고인과 그 가족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 찬 발언이 판사 입에서 나왔다.


oQuxOc


합의 거부 의사를 밝힌 H씨를 앞에 두고 판사는 계속 합의를 종용했다. 피해자들은 금전 합의가 주변 상황 등에 몰려서 하는 강요된 선택지이며, 합의할 경우 오히려 ‘돈을 노린 게 아니냐’는 주변 시선에 더 고통스럽다고 한다. 

판사는 “피고인은 아직 살아갈 날이 많다. 이해해줄 수 없느냐”고 했지만, 피해자도 살아갈 날이 많은 20대 청년이다. 동생의 고통을 같이 겪던 가족은 합의 제안을 따르지 않았고, 이 판사는 선고 당일 합의를 거부한 H씨 쪽에 보란 듯이 정씨에게 소년부 송치 결정을 내렸다. 정씨와 같이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소년’이라도 재판부가 소년부로 송치하면 소년보호재판을 받아 전과가 남지 않는다. 검찰에서 기소한 소년범의 40%는 이렇게 소년부로 보내져 처벌받지 않고 있다(성폭력 사범도 유사).


이례적으로 검찰이 항고·재항고했으나 대구고법과 대법원은 기각했다. H씨는 소년보호재판을 방청하러 대구가정법원을 찾아갔으나, 피해자 쪽이 배제되는 소년보호재판 특성상 방청은커녕 결과조차 통보받지 못했다.  H씨는 대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고, 탄원서를 모으며 이 사건을 알리려 분투했다. 그러나 2022년 8월 대법원은 “소송지휘권의 범위를 벗어난 재판 진행이나 부적절한 언행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회신했다. 같은 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사건이 다뤄졌지만 대구고법원장은 형식적 답변만 했을 뿐이다.

2023년 10월, H씨에게서 8개월 만에 연락이 왔다. 그와 가족을 고통에 빠뜨렸던 판사의 언행이 인권침해라는 인권위의 결정문이 도착했다면서. 또한 인권위는 “피진정인(판사)은 진정인(H씨)과 피해자 측이 자신의 발언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사정을 재판 결과(소년부 송치 결정)에 반영되도록 하는 매우 부당한 처사를 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2023년 2월 대구에서 만났던 H씨 얼굴이 스쳐갔다. “그날 법정에서 판사가 보인 모습은 그 공기마저 상처였어요.” H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으로 진술권을 요청했을 때 “변호사를 통해서 하라”며 거부하던 판사의 모습을 기억한다. 자신을 ‘귀찮은 피해자 가족’으로 취급하던 판사의 모습을 떠올릴 때마다 자기 인생을 걸어 동생을 살려낸 일을 후회할 것 같다고 토로한다.

이 판사는 2020년 신설된 의제강간연령 상한(16살)과 관련해 2022년 12월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재판부를 이끌기도 했다. 사건 당시 16살이던 정씨에 대해서는 ‘성에 대한 지식 부족’ 등을 운운하던 이 판사가, 같은 나이의 성착취 피해자에 대해서는 ‘성적 자기결정권 행사 가능성’을 들어 해당 법조항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같은 청소년이라도 피해자에게는 책임을 묻고 가해자에게는 기회를 부여하는 셈이다.


인권위 결정이 나왔음에도 대법원은 해당 법관의 소속 법원에 통보해 처리하라고 했을 뿐 인권위 권고(피진정인에게 인권교육을 하고, 법관의 법정 언행과 관련한 인권침해 예방과 재발 방지 방안 마련)를 무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H씨는 싸움을 이어가기로 했다. 가해자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한 것이다. 법정에 들어서는 게 고통스러우면서도 다시 싸움을 시작한 그에게 법원은 어떤 답변을 할 것인가.


https://naver.me/xFo2phkD


의제강간 연령 16세 너무 높다/

장애인 성폭행범 16세 질 나쁜 애는 아니다


동일 판사

목록 스크랩 (1)
댓글 23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마토리💜] 일상 속 피부 자극부터 열감까지 싸악- 진정 시켜주는! <더마토리 하이포알러제닉 시카 거즈패드> 체험 이벤트 381 08.05 31,081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673,386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1,789,74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453,98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6,698,60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2,972,863
공지 [필독]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222,863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285,737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6 20.09.29 3,236,24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20 20.05.17 3,846,58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3 20.04.30 4,401,56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926,91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74941 기사/뉴스 BTS슈가 “음주 킥보드 안 되는줄 몰라…면허취소, 죄송” 13:52 18
2474940 이슈 "모르는 여자 차에 타려는 남자들" 사건을 실제로 겪은 웹툰 작가 13:52 79
2474939 기사/뉴스 대구 식용개 취급업소 106곳 모두 전폐업 이행서 제출 13:51 50
2474938 이슈 SM 4분기 컴백 플랜.jpg (엔시티 드림 정규, 엔시티 위시 정규, 이이린 미니, 에스파 미니 등) 10 13:51 390
2474937 기사/뉴스 결혼 앞둔 30대 환경미화원, 음주측정 거부 도주 차량에 치여 사망 1 13:51 131
2474936 이슈 탈주 미공개클립2 공개(규남 동혁) 13:51 41
2474935 이슈 (일반) 자전거도 음주운전 처벌을 받을까?.jpg 2 13:51 194
2474934 기사/뉴스 무단횡단하다···승용차에 치이고 버스에 또 치여 사망 13:50 253
2474933 유머 그래봤자 엔터주식, 언제 자빠질지도 모르는데? 1 13:50 256
2474932 유머 누텔라 vs 빅파이 논쟁 1 13:49 153
2474931 이슈 오늘자 데이식스 'Welcome to the Show' 일간 순위 근황...jpg 13:49 177
2474930 기사/뉴스 "임실 가자" 택시 탄 40대의 돌변…흉기위협 현금 뺏고 인천 도주 13:49 88
2474929 이슈 챗gpt가 쓴 전동킥보드 음주운전 면허취소 사과문 31 13:48 1,814
2474928 기사/뉴스 "죽으려고 작정했다"…헬멧없이 역주행 킥보드커플 경악 7 13:48 470
2474927 기사/뉴스 [단독] "현대차만큼 달라"... '임금폐지'등 현대제철 임단협 요구안 확정 2 13:48 98
2474926 기사/뉴스 보행자 친 오토바이 뺑소니 30대…피해자 아내 매단 채 260m 질주 5 13:46 419
2474925 기사/뉴스 [단독] "여경 뺨을 퍽"...불법 천막 설치 80대 남성 검거 13 13:46 732
2474924 이슈 실시간 트위터 실트 총공 시작한 해외팬들...jpg 111 13:45 6,531
2474923 이슈 전동킥보드만큼 보행자를 위협하는 운송수단 20 13:43 2,272
2474922 이슈 환경주의자들, 메시 별장 훼손 시위…"상위 1% 부자가 지구오염" 10 13:43 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