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주 52시간으론 안 돼"… 정부, '주 69시간제' 재논의 초읽기
②'시럽급여 vs 실직자 보호'… 실업급여 개혁 쟁점은
③"노동계에 휘둘리지 않겠다"… 시작된 윤석열式 노동개혁
정부가 '주 69시간 근로제'(주 69시간제)로 불렸던 근로시간 개편안 논의를 재개할 전망이다. 이달 초 근로시간 개편안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한 후 여론을 살피며 입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장시간 노동을 합법화한다는 역풍을 맞아 개편안 추진이 보류된 적 있는 만큼 최대 근로시간 하향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3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하고 4월17일까지 입법 예고할 계획이었다. 노사 합의를 전제로 주 단위로 관리되던 연장 근로시간을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연장 근로시간 관리를 유연하게 해 바쁠 때는 일을 많이 하고 한가할 때는 적게 일하는 등 탄력적 근로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였다. 고용노동부는 개편안을 공개하며 "기존 제도는 기업과 근로자의 선택권을 제약하고 다양화되는 노사 수요를 담아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개편안은 공개 직후 반발에 직면했다. 개편안이 도입되면 일주일에 최대 69시간 근로하는 게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에서 개편안이 보장하는 '퇴근 후 다음 일하는 날까지 11시간 연속 휴식'을 제외하면 13시간이 남는다. 남은 13시간 중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식 시간(4시간마다 30분씩, 총 1시간30분)을 뺀 11시간30분을 하루에 근로할 수 있다. 휴일을 제외한 6일을 반복하면 일주일에 총 69시간을 일하게 된다. 개편안 공개 후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건강은 없고 오직 사업주의 이익만 있다", 한국노총은 "죽기 직전까지 일 시키는 것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 여론도 "근로시간이 과도하게 많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반발이 나오자 윤석열 대통령은 개편안 보완을 지시했다.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자)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고용노동부는 "제도가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며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보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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