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반려견을 데려가 위협하는 캥거루에 맨손으로 맞서 싸운 전직 경찰의 사연이 화제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진 건 반려견 주인이자 전직 경찰인 믹 몰로니가 15일(현지 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면서다. 그는 캥거루와 생사를 걸고 겨루는 와중에도 영상을 촬영한 이유에 대해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몰로니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웬만한 성인 남성 몸집보다 큰 크기의 캥거루가 물속에서 대형견 목을 조르고 있다. 이 대형견 이름은 ‘해치’로, 몰로니의 반려견이다. 몰로니가 반려견을 구하기 위해 캥거루에 접근하자, 캥거루는 두 팔을 들어 몰로니의 가슴팍을 때렸다. 이 공격으로 몰로니가 휴대전화를 물속에 빠뜨리면서 몰로니의 공격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다만 이후 상황이 일단락된 뒤 몰로니가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촬영한 영상에는 캥거루가 몸집을 한껏 불려 경계 태세를 취한 채 몰로니를 노려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몰로니는 그런 캥거루가 또다시 반려견과 자신을 향해 공격을 가해올까 대치하다 자리를 떴다.
영상은 틱톡과 엑스(옛 트위터) 등 다른 소셜미디어로 일파만파 퍼지며 화제가 됐다. 특히 틱톡에 올라온 영상은 조회수가 250만회를 넘겼고,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도 여러차례 공유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미국 ABC 방송 등에서도 몰로니의 사연을 조명했다.
몰로니에 따르면 이번 일은 호주 빅토리아주 남부 밀두라 마을의 머레이강 인근에서 벌어졌다. 당시 그는 반려견과 산책 중 스트레칭을 위해 잠시 한눈을 팔았는데, 해치가 사라져 주변을 살피니 캥거루가 목을 조르고 있었다. 몰로니는 “해치 입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고 고통스러운 듯 심하게 신음했다”며 “캥거루는 물속에 팔을 넣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했다.
몰로니는 캥거루 몸집과 힘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몰로니는 “캥거루 근육을 보고 놀랐다”며 “마치 캥거루가 감옥에서 막 출소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내 반려견을 되찾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반인이 캥거루와 마주쳤을 때 이렇게 맨몸으로 싸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전직 경찰이자 종합격투기 및 브라질 주짓수 강사인 몰로니조차 캥거루와 몸싸움을 벌인 뒤 갈비뼈를 심하게 다쳤다. 특히 몰로니가 맞섰던 동부회색캥거루 성체는 몸무게 55㎏, 키 2m를 넘을 정도로 크다. 호주 뉴잉글랜드대 생태학 부교수 칼 베네스는 “그들은 강력한 동물”이라며 “대부분 발로 차는 방식으로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에, 날카로운 발가락 발톱에 멍이 들거나 찔리는 상처가 발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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