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학교서 받은 태블릿, 중고거래어플에 올라와.... 책임은 나눠준 교사에게 갈 수도
경남교육감 역점 공약 ‘아이북’
경찰, 판매글 올라와 수사 착수
일각선 “예견된 일… 관리 부실”
교육청 예산으로 구입돼 학생들에게 학습용으로 지급된 스마트 단말기가 중고거래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교육청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며 교육행정을 질타했다.
4일 경찰 안팎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쯤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애플리케이션(앱)에 ‘아이북을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아이북’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의 최대 역점 공약인 ‘스마트 단말기 보급 사업’으로 추진된 스마트 단말기다.
예산 1580억원이 투입돼 도내 초·중·고등학생에게 학생용 스마트 단말기 29만여대가 지급됐다.
스마트 단말기는 태블릿PC, 노트북, 노트북+태블릿PC 결합형 등 3종류가 있다.
거액의 예산이 소요됐지만 스마트 단말기 성능과 무게 등의 문제로 일선 현장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애물단지 신세였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찰은 최초 거래가 스마트 단말기를 처음 지급받았던 학생이 돈을 받고 누군가에게 판 것인지, 학생이 분실한 스마트 단말기를 누군가 습득한 뒤 중고거래를 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이 누군가에게 판 것이라면 횡령 혐의가, 학생이 분실한 것을 누군가 습득해 판 것이라면 절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며 “노트북의 소유 관계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청의 관리·감독 부실이 학생들을 위험지대로 내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불똥은 결국 교사에게로 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스마트 단말기를 지급받은 학생들이 소유 관계나 임의 처분 시 문제 등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중고거래 했다가 혹여 전과자가 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 교육행정 개선이 시급하다”고 비판했다.
경남교총 관계자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학생뿐만 아니라 해당 교사에게 그 책임 소재를 따질 우려가 상당하다”며 “교육청이 재발 방지 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