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21일(현지시간) 예일대 동아시아학회 초청으로 가진 맥밀런 국제학 연구소 특강에서 양성평등 상황을 묻는 한 아프가니스탄 학생 질문에 “아프가니스탄하고는 사정이 다르지만 한국은 자연스럽게 여권이 신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과거에는 여성을 다음 요직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했지만 지금은 팀장급은 여성이 절반 정도, 과장·국장급으로 갈수록 여성이 많아지고 있다”며 “현재는 시험을 봐서 뽑는 경우 여성이 진출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나 정치 영역에선 성 평등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조금 더 배려가 필요하고, 한국사회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학생이 페미니즘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한국의 페미니즘은 과격하다고 생각한다”며 “역사적으로 남성우위사회였기 때문에 반작용으로 훨씬 더 공격적인 페미니스트가 생겼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공공정책 석사과정을 다닌다는 학생은 “10년 전만 해도 선택적 복지 편에 섰는데 현재 추진하는 대중교통 정책(기후동행카드)은 보편 복지를 향한 방향으로 보인다”고 질문했다. 오 시장은 “대중교통 요금을 일정한 비율만 내면 무제한으로 쓸 수 있게 하면 가난한 사람일수록, 수입이 적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라며 “어차피 승용차 타는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제 철학이 바뀌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특강에서 약자 보호를 위한 정책으로 서울런과 안심소득 등을 내세웠다. 그는 “저소득층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서울런을 만들었고, 461명이 대학에 갔다. 77명은 명문대에 진학했다”고 소개했다. 안심소득에 대해선 “현재 복지체계는 저소득층이 더 노력하지 못하게 만든다”며 “새 복지시스템은 저소득층이 더 노력하는 시스템이다. 소득이 늘어도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질의응답을 진행한 에릭 함 인류학 교수가 부동산 가격 정책을 묻자 오 시장은 “지난 10년은 안티 재개발·재건축이었다. 이 탓에 주택가격이 매일 상승했다”며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산율 대책에 대해선 “한국인은 교육이 전부”라며 “서울시나 정부가 그들이 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매우 민감한 문제지만 이민이 다른 해법이 될 수 있다. 1~2년 후부터는 점점 이민 해법에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강에는 200명이 넘는 학생이 몰리면서 일부는 자리가 없어 돌아가기도 했다. 오 시장이 예일대를 찾은 건 1998년 예일대 법학대학원 객원교수 시절 이후 2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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