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추석 연휴가 9월 28일부터 개천절(10월 3일)까지 총 6일로 늘어난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여기에 창립기념일까지 포함해 ‘7일 연휴’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LH아파트의 부실 시공 파문이 터진 상황에서 휴일 반납은 커녕 창립기념일까지 챙기는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실과 LH에 따르면 LH는 창립기념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한 취업규칙에 따라 추석 연휴 전날인 9월 27일부터 10월 3일까지 추석 연휴를 쉰다고 밝혔다.
LH의 창립기념일은 10월 1일이다. 올해는 일요일(공휴일)과 겹쳐 9월 27일을 창립기념일 휴무로 정했다는 것이다.
LH는 취업규칙 유급휴일 조항에 ‘공사창립기념일(10월 1일)이 속하는 주의 금요일. 단,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비공휴일인 전일’이라고 규정했다.
LH의 취업규칙은 타 공공기관의 휴일조항과 비교해도 이례적이란 평가다. 통상 창립기념일이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기관장이 별도의 날을 정하도록 하는데, LH는 취업규칙에 비공휴일인 전일 등으로 구체적으로 정했다. 공휴일까지 더해 휴무가 늘어나는 셈이다.
창립기념일을 유급휴일로 쉬는 것도 정부 지침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7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발표하고 과도한 복리후생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내놨다. 그 중 하나가 일부 공공기관(공기업·준정부기관 등)이 관행적으로 유지해 온 창립기념일의 유급휴일 운영을 무급휴일로 전환하라는 주문이었다.
앞서 2018년 마련된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에서도 공공기관은 국가공무원 복무 규정에 따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별도의 유급 휴일을 지정하지 못하도록 했다. 하지만 LH를 비롯해 한국전력 등 상당수 공공기관은 노사 협의 사안이라며 이를 미루고 있다.
더욱이 LH는 최근 복리후생 외부 점검 결과, ‘기관이 창립기념일을 유급휴일로 규정한 부분, 근무시간 중 체육행사를 실시하는 부분은 정부지침에 따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지난달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계기로 LH가 지은 공공아파트 상당수에서 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밝혀져 전 국민적인 원성을 샀다. 이어 전수조사 대상 누락, 철근 누락 사실 은폐 등이 불거지며 이한준 LH 사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약속했다. 더군다나 추석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내년 초 LH 아파트 입주를 앞둔 한 입주민은 “부실 시공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를 수습하는 데 휴일을 반납해도 모자랄 판에 기가 찬다”고 말했다. LH는 앞서 혁신 하겠다면서 임기가 지난 임원들의 사표를 수리해 ‘꼼수 사퇴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10월 2일 임시공휴일까지 있어 7일 휴일이 다소 과도하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며 “창립기념일 휴무인 9월 27일에는 본사의 부장 이상 간부는 출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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