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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 비(非)경제활동인구 중 학업, 취업 준비 등의 활동 없이 그냥 ‘쉬고 있다’는 청년은 약 39만 명이었다.
동아일보가 고용노동부와 이를 분석한 결과 이들 39만 명 중 직장 경험이 있는 청년이 29만2000명이었다.
기자가 만난 청년들은 구직, 취업, 퇴직 과정에 지쳐 한동안 재취업을 미루거나 포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번아웃(burnout·극도로 지침)’되어 일을 그만둔 뒤 다시 취업 전선에 나서지 않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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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쉬고 있는’ 청년 29만2000명의 절반(15만 명)은 졸업 후 3년 이상 지난 상황이었다. 한창 일을 하거나 안정적인 일자리에 진입할 시기에 뒤늦게 ‘쉼’을 선택한 청년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한 번 이상 구직, 취직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지친 청년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구직과 취직, 이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번아웃(burnout·극도로 지침)’이 왔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실한 진로 교육과 일자리 미스매치로 청년들이 취업시장에서 고전하는 것이 ‘번아웃’ 청년을 양산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실장은 “중고교와 대학 재학 동안 조기 직업교육을 통해 대부분 졸업 전 진로와 취업을 결정짓는 유럽, 일본 등과 달리 한국의 청년들은 진로, 직업에 대해 교육받을 기회도 없이 취업시장에 뛰어든다”며 “이러다 보니 취업 준비 기간도 길고 취업 후 일자리 미스매치로 퇴사하고 뒤늦게 다시 취업을 준비하는 비율도 높다”고 말했다. 중고교생 단계에서부터 진로를 고민할 기회를 주고 일 경험 기회도 확대해 미스매치를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길현종 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은 “일자리의 급여와 처우 차이가 극명하다 보니 모두가 좋은 직장을 향해 달리고, 거듭 실패한 청년들은 낙담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번아웃’ 청년이 느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짚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근로자 사이의 임금, 고용 여건 격차를 뜻한다.
길 본부장은 “이중구조 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데서 낙오하고 쉬는 청년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중소 규모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려 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이런 곳에 취업한 청년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그냥 쉰다는 2030 계층이 전부 마냥 집안 믿고 노는 것도 아니고
일하다 번아웃으로 쉬는 부류가 상당히 많은 현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