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마의 7년'은 넘었다.
2014년 8월 첫 번째 싱글 '행복(Happiness)'으로 데뷔한 레드벨벳은 올해 9주년을 맞이했다. 공정거래위원회 표준계약서에 따라 전속 계약 기간이 최대 7년으로 제한되면서 K팝 시장에서 7년은 '마의 기간'으로 불린다. 레드벨벳은 지금까지 재계약 소식을 한번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7년 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7년 징크스는 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데뷔 10년차에 접어들면서 재재계약 시즌이 다가오자 하나둘씩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의지를 지킬지,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지 고민하고 있다. 첫 시작은 슬기가 끊었다. 그는 지난달 SM과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레드벨벳 멤버들의 계약 기간은 SM 입사 연도, 합류 멤버 등의 이슈로 서로 다르다. 또한 계약 기간이 채 끝나기 전 아티스트와 합의 하에 연장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같은 그룹이라도 멤버별로 계약 기간은 상이하다.
원활하게 완전체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모든 멤버가 SM과 재계약을 해야한다. 물론 SM을 떠나도 그룹 활동 유지 조항을 넣으면 레드벨벳은 지킬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원소속사와 아름다운 이별 혹은 재계약을 하지 않아도 이어지는 끈끈한 의리가 필요하다.
레드벨벳의 경우는 애매하다. 리더 아이린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SM은 현재 레드벨벳의 앨범, 공연, 행사 등의 활동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레드벨벳은 지난해 3월 'Feel My Rhythm', 11월 'Birthday'를 발매한 후 앨범 공백기를 갖고 있다. 'Feel My Rhythm'을 시작으로 레드벨벳만의 음악 축제를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The ReVe Festival 2022'를 발표했지만, 발매한 앨범이라곤 고작 두 장뿐이다. '축제'라고 칭하기엔 보는 사람이 창피할 정도다. 시작하자마자 끝난 셈이다.
결국 레드벨벳 팬덤은 지난 7월 SM 사옥 앞에서 "데뷔 10년차에 아직도 정규 2집? 정규 3집 플랜대로 이행하라", "노래만 내면 뭐하나? 인지도에 기댄 SM의 홍보 태업. 다양한 프로모 진행하라"라고 적힌 트럭으로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달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올 하반기 정규 3집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는 했지만, 재계약 조율이 틀어질 경우 예정된 계획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수만 독점 프로듀싱 체제에서 탈피한 'SM 3.0' 시대가 공표된 이후 이수만이 퇴진하자 김민종, 슈퍼주니어 규현·은혁·동해, 소녀시대 써니, 신동엽, 이혜성 등 다수의 소속 아티스트들이 SM을 떠나고 있어 레드벨벳 역시 재계약 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뿐만 아니라 SM은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가 영향도 피할 수 없다.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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