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항 구룡포 실종 지적장애인 남성, 5일 만에 극적 생존·발견
국내 최초 사례로 알려져
경찰, 드론으로 팔 움직임 포착후 구조
건강상태 양호
경북 포항에서 실종된 5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실종된지 만 5일만에 알몸상태로 극적으로 생존·발견됐다.
실종자 수색작업에서 3일만에 생존한 사례는 국내에 수차례 소개됐지만 만 5일만에 생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 관계자 역시 '생존 비법'에 대해 상당히 의아해 하고 있다.
6일 포항남부경찰서와 포항남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1시10분쯤 80대 노모로부터 '경찰관이 너 잡으러 온다'라는 농담의 말을 듣고 잔뜩 겁을 먹은 A(46)씨는 가출을 했다.
평소 A씨는 노모와 둘이서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8월31일 노모는 한 여론조사기관으로 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통화를 하는 것을 지켜 본 아들 A씨는 "어디서 전화가 왔는가"라고 물어보니 노모는 평소 잘 씻지도 않은 아들을 훈계하는 차원에서 "니 잡아가려고 경찰이 전화왔다"라고 답했다. 이에 놀란 A씨는 진짜로 본인을 잡아가는 줄 알고 지레겁을 먹고 가출을 했다는 것.
경찰은 실종 신고가 접수되자 포항남부경찰서 소속 형사팀으로 구성된 실종전담팀을 꾸리고 A씨에 대한 본격 수색작업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1일 1시30분쯤 가출당시 사설경비 CCTV를 확인한 결과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리 외길을 통해 산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같은 산길을 내려오지 않은 것을 확인한 경찰은 최초발견지점 주변 및 주위 야산에 대한 정밀수색작업을 통해 A씨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최초 발견 장소와 A씨의 주거지가 약 1.2km 떨어져 있는데다 평소 A씨는 모친의 곁을 떠나 본적이 없었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겁을 먹은 A씨가 도망을 간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지리적 인지감각이 떨어지는 A씨가 길을 잃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관내에 실종경보를 발령하고 본격 수색작업에 돌입했다.
경찰은 A씨가 실종된 1일부터 6일 오전까지 포항남부경찰서 형사팀 요원과 소방대원, 경찰헬기, 드론, 경찰 수색견 5마리 등을 총동원해 수색작업에 매진했다.
A씨가 실종된지 6일차 만 5일만인 6일 오전 11시30분쯤 경찰이 드론을 띄워 수색작업에 나섰고, 드론촬용 카메라에 구룡포 야산 한 풀숲에서 미세한 팔의 움직임이 포착됐다.
경찰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알몸상태인 A씨를 구조한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A씨는 현재 건강검진 결과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진곤 포항남부경찰서장은 "A씨가 실종된지 오늘이 만 5일째인 만큼 혹시 실족사 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경찰력을 총동원해 수색작업에 전념했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구조할 수 있어 너무나 다행스럽고, 형사팀 요원들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색작업을 진두지휘한 변준범 포항남부경찰서 형사과장은 "A씨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아 노심초사하면서 실종 6일차인 오늘 오전부터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원점에서 재수색에 돌입했다"며 "A씨가 생존해 있는 모습을 보고 반가움과 함께 감사해서 눈물이 핑 돌았다. 6일동안 산에서 무엇을 먹고 생존했는지 정말 의아하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적장애 2급의 장애인으로 평소 5~6세에 달하는 지적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키 168cm, 체중 63kg의 왜소한 체형으로 가출 당시 회색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852753?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