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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난임덬이 쓰는 난임의 세계 (엄청난 장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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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4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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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덬은 요새 트렌드에 맞지 않긴 하지만 어릴때부터 임신과 출산을 꿈꿨던 덬으로..

임출육 경험이 없는 일반인 평균에 비해서는 임출육에 대한 관심, 이해, 배경지식이 높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임과 난임인 사람들이 겪는 상황에 대해서는 아는게 전무하다시피 했어

인터넷에도 일부 난임/육아 커뮤 제외하고는 거의 관련 경험담을 본적이 없는 것 같아 내가 한번 써봄

 

내 경험을 토대로 쓰는거라 상황마다 다를 수 있고

내 글을 절대적으로 보기보다는 흐름만 봐주면 좋겠음 ㅇㅇ

 

글고 내가 특정되어지길 원치않아서 

글에 나오는 내용은 각색이나 예시가 포함되어있음을 이해해주길 바람 

 

어떻게 글을 구성할까 하다가 임신시도의 단계대로 한번 써볼까함

 

 

 

 

1) 일반적 임신시도

생리주기를 토대로 가임기와 배란일을 예측해서 관계를 갖는 것..

보통 계획임신을 하는 경우 이렇게 시작함

계획한다기보다는 그냥 임신이 되면 좋고~ 하며 날짜계산 없이 피임안하다가 생기는 경우도 많은듯

나같은 경우 초기에는 나름대로 계획적으로 임신을 하고싶어 결혼 후에도 피임하다가 임신을 하고싶은 시점에 피임을 끊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피임 왜했나 싶음ㅋㅋㅋㅋㅋ 안해도 안생기는데 ㅋㅎㅎㅎㅎ

 

 

 

2) 배란테스트기

병원에 가기 전에 집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것중에 '배테기' 라고 하는게 있음

SLmqYvufFnTN

임테기와 비슷하게 생겼고

생리끝나고부터 매일 아침마다 소변을 컵에 담아 스트립을 적셔 테스트를 해야하고 앱으로 결과를 기록함

매일 하는 것도 귀찮고, 아침마다 해야하는 것도 귀찮고, 컵에 담야아 하는 것도 귀찮음 ㅠ

 

임테기는 1회성 테스트로 임신/비임신 여부를 확인하지만

배테기는 테스트로 배란/비배란을 확인하는게 아니라,

매일 측정하면서 테스트기에 보이는 테스트선이 얼마나 진해지는지, 연해지는지 봐야함

진짜 귀찮음..

 

비슷한 것으로 기초체온 측정이라는 것이 있는데

기초체온이 배란일에 조금 떨어졌다가 이후에 올라가는 것을 이용해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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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체온을 측정할 땐, 아침에 눈뜨자마자 움직이기 전에 측정해야 하고 (베개옆에 체온계 두고 자야함)

일반 체온계가 아니라 소수점 두자리까지 나오고 입에 물어서 측정하는 기초체온 전용 체온계를 사야함

 

나같은 경우 배테기와 기초체온 둘다 시도해봤는데

배테기 결과도 잘 안나오고 기초체온도 별로 효용이 없었음..

잘 맞고 이걸로 임신했다는 사람도 많으니까 가볍게(?) 임신시도 해보고싶으면 추천하긴 함


 

 

3) 산부인과 방문

 

2번까지의 방법으로 나의 배란일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나는 동네에 있는 산부인과를 검색해서 찾아감

 

참고로 나는 결혼전에도 산부인과 검진 꾸준히 했었고

(2년마다 하는 자궁경부암 검진하면서 자궁/난소 초음파 같이 봄)

전혀 문제소견이 없었고, 흔하다는 다낭성도 없고 생리도 잘 했기 때문에

내가 난임일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음

 

병원을 찾아간 이유는 내가 직장 내 이유로 임신을 빨리 하고싶었기 때문임

이 시점쯤에는 임신해야 아기낳고 육휴쓰고 복직을 적당한 시점에 할 수 있고

그래야 커리어가 안 꼬일 것 같았음

 

산부인과에서는 초음파로 난포가 자라는 것을 확인해주기 때문에 

배테기보다 훨씬 정확하게 내 배란 시점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함

 

이렇게 동네 산부인과에서 초음파 보며 정해주는 날짜에 관계를 시도했지만 

세네번쯤 실패하고 나니 난임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함

 

이때만 해도 내가 난임이라고 받아들이진 않았고..

그냥 빨리 임신하려는 최적의 루트를 찾아 난임병원에 입성하게 됨

 

 

 

 

4) 장기 임신준비생의 어려움

 

난임병원 얘기에 앞서 장기 임신준비생의 어려움을 써보겠음..

 

계속되는 임신 실패로 이때쯤부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계획할 수 없다는 것임

 

내 계획으로는 지금쯤 임신을 해야했고, 아이를 빨리 낳아야했고,

그래야 나도 커리어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할 시점을 잡을 수가 있었음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는데 임신이 되지 않아 

나는 아무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고 정체되어야만 했음..

 

임신을 앞두고있는데 어떻게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시도하겠으며 

배우는데 몇개월~몇년이 걸리는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겠어?

 

이게 진짜 짜증나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임..

나는 구직/이직시장에서 내 경쟁력이 가장 높을 시점인 30대에

임신을 한 것도 아닌데!!! 애가 있는 것도 아닌데!!

언제 임신을 할지 모르는 몸이라 몇년째 묶여있어.. 

이러고 언젠가 임신하고 애낳고 돌아오면 난 그냥 4~5년을 버리는거임

 

커리어 외적으로도 미래가 너무나도 불투명해서 어려운게 한두가지가 아님

하다못해 수영강습을 들을때 3개월 묶어서 결제하면 할인해준다고 해도 

그 3개월 사이에 임신하면 강습기간 날아갈까봐 1개월씩 결제해야함 

 

한두달 뒤에 가고싶은 콘서트가 있다거나 건강검진이 있다거나

몇달 뒤 휴가시즌이라 해외여행을 미리 계획해야 한다거나 등등

임신여부에 따라 가능/불가능이 달라지는 상황에서도 결정이 어려움

 

 

또 배란(관계일)~생리 까지는 임신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슈뢰딩거의 임산부가 되는데 이때는 마치 임산부처럼

술도 못마시고 병원진료를 받기도 꺼려지고 약도 잘 못먹음

 

회사 회식에서 술을 주는데 임산부면 타당한 사유로 거절을 할 수가 있지만

'슈뢰딩거의 임산부'는 뭐라 거절하기가 어려움..

 

나같은 경우 회사 업무 중 가끔 독성 화학약품을 다루는 일이 있는데 

독성 물질인 것과 별개로 힘을 많이 써야하고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라 다들 기피하는 일이었음..

나는 슈뢰딩거의 임산부일때 혹시 있을지 없을지 모를 태아를 생각하면 이 일을 안하고싶었는데

임산부면 당연히 합당하게 빼달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임신 준비중'이라는 이유로 언제까지고 임신도 안했는데 이 일을 빼달라고 할 수 없어서 그냥 했음..

 

 

 

이런게 스트레스이기도 했고 대처하기가 어려웠음

 

 

 

5) 난임병원 입성 - 난임검사

 

난임병원에 가면 난임검사부터 시작함

병원마다 다르겠으나 여러 병원의 경우 다른데서 검사를 했어도 여기서 다시 하라고 함 ㅇㅇ

 

나같은 경우 계속된 임신실패와 내 개인적 사정으로 마음이 급했고 

한달 한달 지나가는 것이 엄청 아까운 상황이었음 

 

근데 난임검사는 아무때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생리 시작 1~2일 후였나..? 엄청 초반에만 검사할 수 있는게 있음..

이래서 타이밍 못맞춰서 병원가면 한달 날리고 다음 생리때 다시 와야함 

 

졸라 초조해짐 ㅠ

난 난임병원 가면 바로 난임시술 시작할 수 있는 줄 알았음 ㅜ 뭘 너무 몰랐음

 

남자는 정자검사를 하고 

여자는 피검사 (호르몬 등) 그리고 나팔관조영술을 하는데 

나팔관(난소와 자궁을 이어주는 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거임

다들 나팔관 조영술 엄청 아프다는데 난 할만했음..

 

결과적으로 나는 남편과 나 모두 마이너한 수준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임신이 안될 수준은 아니라고 했음..

그래서 바로 난임시술로 가지 않고 과배란 시도를 시작하게 됨

 

 

 

6) 과배란시도와 인공수정

 

둘이 비슷한거라 묶어서 쓰겠음..

 

과배란과 인공수정의 경우 난포를 키우는 약을 투여하는데 먹는 약이 있고 주사제가 있음

주사는 배에 놓는 자가주사임.. 병원에서 도시락통 같은 보온가방에 넣어서 주면 

집에 가져가서 매일 같은 시간에 놓는 거임 (저녁에 한번)

 

나는 난임에 대해 뭘 몰랐어도 배주사는 익히 들어봤고 약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배주사 놓는 것 자체는 아무것도 아님.. 걍 찌르면 됨ㅋㅋ 할만함

(주사마다 달라서 배에 멍들기도 함.. 나는 멍드는것도 별로 스트레스 아니었음)

 

다만 내가 그랬다는거지,

배주사에 엄청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많고,

직접 찌르는게 무서워서 남편에게 해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음

나는 전반적으로 깡따구가 센편임ㅋㅋㅋ

벌레도 그렇고 놀이기구도 그렇고 별로 무서워하는게 없음

 

 

그보다 매일 같은시간에 안까먹고 해야된다는 것 자체가 불편했음..

주사놓는 그시간에 집에 있어야 함 .. 야근/저녁약속 어려움..

냉장보관 해야해서 싸들고 나가서 놓기 좀 불편함 (그러는 분들도 있음)

 

그리고 호르몬 과다투여라 그냥 몸이 엄청 힘들더라 

나는 뭔 임산부마냥 메스껍고 계속 소변마려워서 화장실 계속가고 

배고픈데 입맛없고 잠은 계속 와서 점심시간에 밥안먹고 자고..

감정도 널뛰고 아랫배 아프고 별 고생을 다했거든..

이렇게 계속은 못산다싶고, 일상생활이 어려워 회사 휴직할 생각까지 했었음

 

근데 약이 안맞아서 그랬던지 다음 사이클에 약 바꾸고 많이 괜찮아졌음

그렇다고 완전히 정상적으로 돌아간건 아니고ㅜ

평소에 생리통으로 단련되어있어서 그냥 참으면서 살아가는거 ㅋㅋㅋㅋㅋ

 

 

또 혹시모를 장기적 부작용도 걱정이 되었는데 

(인터넷에 보면 나중에 다 암걸린다는둥의 무시무시한 말들이 있음) 

나는 임신 밀려서 내 커리어 꼬이는 부작용이 더 걱정되고

임신 못해서 내 어릴적부터의 꿈인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을 못 이루는 것이 더 걱정되었음

다 내 가치판단 하에 결정한거니까 안좋은 말은 하지 않길 부탁함!!

 

과배란은 이렇게 배주사 놓으면서 병원 계속 방문하면서 초음파로 난포 사이즈 측정하다가 의사가 관계일 정해주면 '숙제'하면 됨

 

인공수정은 마지막에 난포터트리는 주사 놓고 터지는 시간에 병원가서 남편 정자를 내 자궁에 주입해주는 거임

(정자에 후처리를 해서 운동성을 높여준다고 함)

사람마다 다른데 나는 오래걸려서 정자주입술이 3-4시간은 걸렸던 것 같음 (앞뒤 대기시간, 회복시간 포함)

 

인체를 보면 질과 자궁이 1자가 아니고 꺾여져있어서

정자를 주입해주는 관이 들어가기 어려운데 

그래서 최대한 물을 많이 마시고 방광을 채워서 방광으로 자궁을 눌러놔야 함 

근데 나는 방광이 안차서 결국 소변줄 걸어서 방광을 인위적으로 채웠음 ...

유쾌하진 않은 경험이었음ㅎ..

 

나는 내가 난임이라는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과배란 몇번 시도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인공수정 한번 해보고 실패한 후에

실패는 그만 겪고싶다는 마음으로 시험관으로 넘어감 

 

 

 

7) 시험관

 

시험관은 인공수정과 마찬가지로 과배란을 하게되는데 차이가 있음

 

인공수정은 자연임신과 마찬가지로 내 몸속에서 난자-정자 수정이 일어남

그래서 난포(난자가 자라는 주머니)를 너무 여러개 키우면 안됨

극단적으로 난포가 10개 자라서 10개 다 배란이 되면 10란성 쌍둥이가 나올 수도 있음 .. 

그래서 난포가 너무 많이 자라지 않도록 약의 투여양을 조절함

 

그러나 시험관은 난자를 몸밖으로 꺼내서 체외수정을 함

그래서 한번에 여러개의 난포를 키워서 여러개의 난자를 채취하려 함

때문에 더 많은 양의 과배란약을 투여하게 됨

 

여기서 문제가 생김..

원래 우리 난소는 난포를 그렇게 많이 키우는 애가 아닌데..

인공적으로 약을 투여해서 난포를 여러개 키우다 보니 힘든 점이 많음

(사람마다 개수는 다름.. 많으면 20~40개까지 키웠다는 분도 봤는데 보통 10~15개 내외가 적정 수준인듯)

 

일단 호르몬 과다 투여로 몸이 그냥 너무 쳐지고 힘들고 

난포가 어느정도 사이즈가 커진 이후부터는 실제로 배가 부어버림..

맞던 바지가 안맞기도 함.. ㅈㄴ 당황했자너;;;

 

그리고 난소를 채취한 이후에는

난포를 평소보다 많이 키우느라 과하게 자라있던 미세혈관 때문에 복수가 차기도 함

(모두가 겪는건 아니고 난포 개수가 많을 수록 복수 위험이 커짐) 

 

시험관 시술은 난자 채취와 배아 이식이 있는데 

난자 채취가 훨씬 힘들고.. 1~2일의 휴식이 필요함

수면마취로 진행하고 당일에 회사가는건 어렵다고 보면 됨

 

인공수정이나 배아 이식 끝나고 출근하는 분들은 흔함

 

 

 

8) 신선 그리고 동결..

 

보통 일반적인 세계에서는 '시험관 n차만에 얻은 아기' 같은 표현을 쓰지만

난임의 세계에서는 '저 시험관 n번 했어요' 라고 안함

'신선2차 동결 3차까지 했어요' '이번이 동결 4차에요'이런 말을 함

 

신선은 신선한 배아(수정란)을 말하는거고 

동결은 얼렸다 녹인 배아를 말하는 거임

 

예를 들어 내가 과배란 채취 후에 최종적으로 배아 5개가 만들어졌다고 치면

한번에 5개를 다 이식하면 5쌍둥이의 위험이 있음..

그래서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1~2개를 이식함. 나머지는 얼려뒀다 꺼내 쓰는거임.

 

채취를 한 사이클에 이식을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음..

그건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짐 (호르몬 농도나 복수가 생기는지 등등을 봄)

 

그래서 '신선2차 동결3차' 라고 하면

채취는 2번 했고 동결배아로 3번 이식을 시도했구나 라고 해석할 수 있음

신선은 이식을 했든 안했든 채취 자체로 1카운트가 들어가는데 

그건 국가지원금을 받을 때 그런식으로 세기 때문임

 

흥미로운 점은 

잘모르는 사람은 신선과 동결 중 당연히 신선이 더 임신확률이 높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은 동결이 더 높음

 

이유는

1) 신선차수에는 호르몬 과다투여로 몸이 정상이 아님.. 자궁환경이 착상에 좋지 않음.

생리 한사이클 더 돌리고 깨끗한 자궁일 때 동결배아를 넣는게 착상에 더 좋음

2) 튼튼한 배아만이 동결과정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수 있음.

동결이식을 했다는 것 자체가 배아가 튼튼하다는 것임

 

참고로 채취한 난자가 다 배아가 되진 못함. 예를들면

난자 채취 15개 - 미성숙 난자 3개 = 12개

12개 수정 시도 - 2개 수정실패 = 10개

10개 배아 중 3/5일 후까지 살아남은 배아 4개 

이런식으로 쭉쭉 줄어들음...

 

배아는 보통 3일배아/5일배아를 쓰는데 5일배아만 동결이 가능함 (3일배아도 동결해주는 병원도 있긴 함)

5일배아가 착상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함

그러나 모든 3일배아가 5일까지 크지는 못함.. 차라리 3일때 그냥 이식을 하는게 나을 수도 있음

 

채취 후에 배아를 3일까지 키울지, 5일까지 키울지 이런게 정말 딜레마임

 

내가 겪어보지 못한 부분중에는

난저 (난소호르몬저하, AMH 호르몬이 아주 낮은 경우) 이신 분들이 

약을 써도 난포가 안커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고

 

배아는 잘 만들어진다는데 계속해서 착상을 실패한다거나,

자궁이 아닌 곳에 배아가 붙어버리는 자궁외임신,

착상은 되었다가 바로 떨어져나가는 경우 (화학적유산- 임테기 2줄을 봤는데 며칠만에 한줄이 되거나 함)

임신 극초기에 유산되는 계류유산, 

습관성 유산 등 정말 더 많은 난임의 세계가 있음 ㅠㅠ

 

 

 

8) 난임병원 진료와 회사 병행의 어려움

 

아까 4번에서 장기임신준비생의 어려움에 대해 썼는데 

난임병원을 다니면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됨

 

문제는, 병원을 자주 가야한다는 거고,

언제 가야하는지는 나도 모른다는 거임..

회사와 병행하기 무척이나 어려움

 

난임 진료의 시작은 생리시작과 함께 시작함

생리 시작 1~3일 이내에 병원을 방문해야 임신시도 사이클을 시작할 수 있음

문제는 내가 언제 생리를 시작할지 모른다는 거임

아무리 규칙적인 사람도 오차는 있을 수 있고, 호르몬 투여하다보면 더이상 내 주기에 맞게 생리를 안할 수도 있음

평일에도 갑자기 그냥 생리를 시작하면 병원에 전화해서 예약잡고 가야함

 

그렇게 사이클을 시작하면 한 사이클에 최소 3~4번은 더 병원을 가야하는데 

의사가 지정해주는 날에 가야함.. 내 난포가 크는 속도를 보고 날짜를 잡아주는거라 일정 조정이 어려움

회사에서의 일정과 병원 일정이 겹친다? 엄청 난감한거임..

 

초음파진료는 어떻게든 아침일찍 진료를 볼 수도 있음

유명한 병원은 대기시간 1~2시간씩 한다고도 하는데 

내가 다니는 곳은 그정도는 아니라서..

회사에 양해 구하고 1시간 반정도 자리 비우고 다녀옴 (이동시간+대기시간+진료시간)

 

그러나 시술 당일이 문제임. 이날은 최소 오전반차고, 채취같은 경우 당일연차+심하면 다음날 연차임

근데 언제 연차를 쓸 지 의사도 모르고 나도 모름 ㅋㅋㅋㅋ

 

어느정도 각이 나오면 의사가 '다음주 수~금요일에 채취할 것 같네요' 하고 알려줌

그리고 계속 내 난포 자라는걸 보다가 '5일 후에 채취입니다' 이렇게 알려줌

그럼 회사에다가 갑자기 '저 5일 후에 연차입니다' 이렇게 말해야됨

 

날짜조정이 불가능함..

그러다가 일찍 채취하면 미성숙 난자고, 늦으면 난포터져서 채취를 못하거나 난포가 너무 커져서 다른 위험이 생김

 

이거 이해해줄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있다면 다행인데 

불가능한 회사 다니는 사람들은 결국 난임휴직 하거나 

난임휴직 안되는 중소에서는 그냥 퇴사하는거임ㅠㅠ

난임 커뮤니티에서 퇴사했다는 분들 정말 흔하게 봤음

 

약 투여도 문제임.. 나는 그나마 나았던 게 저녁투여만 있었지만

아침저녁으로 먹는 약, 질정, 주사제 등 정확한 시간에 약을 투여해야 하는 경우 

회사 화장실에서 주사놓는 분들도 있음.. 

이러다 업무적 상황으로 시간 못맞추는 일들이 있어 결국 병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기도 함

 

나는 정말정말 다행히도 시간 조정이 가능한 일을 하고있고 

회사에 난임인걸 오픈했는데 이해해주시고 배려해주셔서 회사 다니면서 병행하고 있음

 

 

 

9) 병원만 가면 바로 임신하는줄 알았는데 ..

 

나는 무식하게도 그렇게 생각함 ㅠ

심지어 병원 다니면서 과배란/인공수정 중에도 시험관 시작하면 바로 채취하고 이식하고 임신되는 줄 알았음

병원 벽에 [지난달 신선 임신율 nn%, 동결 임신율 nn%] 이렇게 써져있어서 시작만 하면 nn% 확률로 바로 임신인줄 알았음.

근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음

 

병원에 처음 갔을 때도 검사를 위해 생리를 기다리며 1달을 날렸고 

과배란 하면 금방 임신할줄 알고 시도했다가 몇개월 날리고 

본격적 시술 시작인 인공수정을 하면 임신될 줄 알았으나 안되었고 또 1달을 날림

 

일단 인공수정 끝나고 시험관 시작하고싶다고 하니 의사가 1사이클 쉬고 시작해야 한다고 함

다음 다음 생리때 오라고 함.. (의사, 상황마다 판단 다를 수 있음)

그냥 시작하면 안되냐고 했는데 그렇게 한다고 임신이 잘되는게 아니라는 말만 들었음 ㅠ

그렇게 1달을 더 날림.. 아무것도 못하고 1달을 날리는게 너무 아까웠음

 

그리고 채취 후 (신선1차) 바로 이식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호르몬 농도가 안맞다며 이식을 못한다는걸 채취날 당일에 들었음.. (채취 3일전 피검사 결과보고 판단함)

이식시도조차 못하고 생리를 기다려야 하는게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음 ㅠ

 

근데 그 다음 생리가 너무 빨리 시작됨 ㅋㅋㅋㅋ

채취 직후에 생리가 너무 빨리 시작하면 이식을 못한다고 함..?

그래서 한달을 또 날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또요??

 

나는 안했지만 자궁경(자궁 내시경)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궁경 하는 사이클에도 임신시도 못함.. (자연임신도 시도하면 안된다고 함 자궁외 임신 가능성이 높아져서)

이런 식으로 임신 시도조차 못하고 날리는 사이클이 생각 외로 많았고 이런 것 때문에 더더욱 임신이 늦어진다고 느낌..

 

난임병원 다니는 사람 중 임신 급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나는 커리어적 문제로 임신을 빨리 해야하는 입장이어서.. 인생이 꼬이는 것 같고 불안한 마음이 있음 

커리어 문제가 아니었으면 임신이 안되었어도 좀더 느긋하게 인공수정 몇번 더 해보고.. 시험관은 더 나중에 시작했을 것 같은데 

지금 생각으로는 시험관을 더 빨리 시작할걸.. 하는 마음이 더 큼

 

 

10) 마치며 

 

글이 생각보다 길어졌는데..

처음에도 썼지만 난임의 세계에 대해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고 

내가 검색해봤을 때 잘 모르는 사람도 읽고 이해할 수 있을만한 정리된 글을 잘 못봐서 한번 쭉 정리해봄

 

누구나 자신이 겪지 못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울텐데 

이 글로 임신시도나 난임에 대해 읽은 분들의 이해도가 올라가길 바라며 

혹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람 ..!!

 

더쿠에서 종종 임신이나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보곤 하는데 

이 글의 댓글에서만큼은 그러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음!

 

임신 출산 등등.. 여자만 힘든거 맞는데,

내가 본 임산부와 출산한 엄마들은 다 본인이 선택해서 한거고

난임병원 다니는 수많은 분들 다 자기가 원해서 다니는거지 남편이 멱살잡고 끌고오는 사람 없음 ㅠ

 

 

아 그리고 개인적인거 궁금해할까 싶어 남기자면

나는 31살이고 임신시도는 29살부터 함!

생물학적으로는 늦었다고 생각하는데 난임업계(?)에서는 어려서 걱정없다는 소리 듣는 나이임ㅋㅋㅋ

내가 글은 이렇게 길게 썼는데 겨우 신선1차 끝낸.. 난임계의 새내기임ㅋㅋㅋㅋㅋㅋㅋ 아님말고..

 

나는 신선1차까지 했고 다음 생리에 동결1차 시작함..

동결은 가능성 높으니까 담달엔 임산부 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중 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기대하고 실망한게 몇번째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이번엔 좀 기대하고있음..

글이 길어져서 안썼는데 배아유전검사 (PGT) 라는게 있는데 이것도 통과한 배아임! (가능성 높다는 뜻)

PGT의 경우 워낙 비싸서.. 보통 여러번의 시험관 착상실패 후에 하는데,

나는 그냥 200만원 쓰고 빨리 임신하고싶어서 그냥 했음 .. 글 길어져서 돈 얘기도 안썼는데 난임시술은 진짜 비용도 많이들어감

 

 

회사는 다행히 잘다니고 있고 커리어는 조금 꼬였는데 그냥 살아야지 어떡하겠음ㅋㅋㅎ

다행히 임신준비 중간에 어차피 임신도 못하는데 ㅅㅂ 하고싶은대로 살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부서이동 신청해서 성공했고..

부서이동하고도 다행히(?) 한동안 임신 못하고있어서 큰 민폐는 아니라고 스스로는 생각중..

 

난임 시술중인건 부모님이랑 회사 부서분들이랑 친한친구 2명에게만 말했고 

가끔 임신은 계획없냐고 물어보는 분들 있는데 (결혼한지 좀 됐으니까 ㅇㅇ.. 개인적으로 기분나쁜 질문은 아님)

'생각은 있어요~^^' 하고 넘김.. 좀 친하면 농담조로 '생겨야 낳죠~^^' 이러기도 함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끝..

길게 쓴거에 비해 댓글은 많이 안달릴 것 같은데 궁금한거 있으면 대답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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